“무슨 아이템 뽑는 것도 아니고”…미끼성 고금리상품의 유혹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높은 금리를 적용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상품을 홍보할 땐 최고금리를 내걸지만, 보통은 기본금리가 낮고 우대금리 비중이 큰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최고금리가 높은 상품 중에는 ‘카드제휴형’이 많다. 최근 신협중앙회가 최고 연 10% 금리를 내걸고 출시한 ‘플러스정기적금’ 특판 상품이 대표적이다. 기본금리는 연 4.5%이고, 최고금리를 적용 받으려면 제휴된 신한카드를 발급해야하고 실적도 채우는 등 총 4가지 우대금리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우리은행이 판매 중인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도 최고금리는 연 8%지만, 새로 가입한 롯데카드 월평균 카드 실적을 50만원 이상 채워야만 최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30대 직장인 문모 씨는 “연 10% 적금 특판이 시작됐다는 신협 광고 문자를 받고 가입하려고 앱에 접속해보니 우대금리 조건이 복잡해서 가입이 망설여졌다”며 “카드 연회비를 내야 해서 실질 이자 이득이 줄어드는 점도 아쉽다”고 말했다.
걸음수 연계 상품들은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지만 목표 걸음수 달성이 쉽지는 않다. 고객들은 걸음수를 달성하기 위해 자동으로 핸드폰을 흔들어주는 기계까지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은행권 금융사에서도 소비자 유인책을 내건 상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종합계좌 예탁금에 연 5%를 제공하지만 최대 30만원까지만 해당 이자를 책정한다. 네이버페이는 전용 입출금 계좌에 연 4% 금리를 제공하지만, 최대 100만원에 대해 가입 직후 1년 동안만 적용한다.
차경욱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금융상품은 정보 비대칭성이 가장 큰 상품군이라서 소비자들이 쉽게 상품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설명의무를 다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기 쉽게 상품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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