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투데이 이상원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내 금융기관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을 써라. 그래야 국민 경제의 파이가 커지고 금융기관도 건전하게 성장 발전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라고 지적한 뒤 금융권 분위기가 싹 달라졌다.
상반기에만 이자 장사로 챙긴 수익이 21조 원에 달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이자수익을 대폭 줄여야만 '면피'를 할 수 있다. 때문에 금융지주사들은 하반기에 수수료 이익을 중심으로 한 비이자 수익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자 수익 대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은 펀드와 방카슈랑스, 신탁 같은 수수료 이익이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금융사들이 올 상반기 펀드 등에서 거둬들인 수수료 이익은 8,966억 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5%가 증가했다. 막대한 이자 수익에 대한 좋지 못한 여론을 의식, 수수료 수익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다.
은행들의 수수료 수익 중 방카슈랑스 판매 수수료 이익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43%나 늘었다. 특히,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방카슈랑스 판매 이익은 1,050억 원으로 전체 은행 중 1위를 기록했다. NH농협은행도 방카슈랑스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하반기 183억 원에서 올 상반기에는 400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 펀드 수수료 이익도 지난해 하반기 대비 5% 가량이 늘었다. 신한은행은 국내 주식형 펀드 '다시한번 코리아'를 통해 한 달 만에 판매 5,000억 원을 돌파했다. 신한은행은 하반기에 펀드 판매 확대를 통해 수수료의 대폭 증익을 꾀하고 있다.
KB금융그룹도 지난 2분기에 역대 최초로 분기 수수료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섰다. 이 기간 순 수수료이익은 1조320억 원으로,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 판매) 수수료와 증권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증가가 기여했다.
신한은행도 상반기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6,732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7%가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동양.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이들 두 회사의 보험상품에 대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시니어 전문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와 12억 원 이상 고가 주택 보유자도 가입할 수 있는 주택연금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 금융권 최초로 금 실물을 신탁하는 '하나골드신탁'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하반기에 법인 비대면채널 가입 상품 확대와 NH농협생명보험 및 NH농협손해보험과 연계해 보장성 상품 라인업을 늘릴 예정이다.
반면, 은행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상품에 수수료를 부과하다 보니 서민들의 은행, 보험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대출 이자 부담이 수수료로 옮아간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