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흔들리고 해외는 베팅"···쿠팡의 위험한 승부수 통할까

류빈 기자 2026. 5. 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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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5억원 적자에도 대만·일본 확장
1조원 투자에 과징금 부담도 겹쳐
네이버·컬리 연합 공세도 입지 위협
쿠팡이 국내 성장 둔화 속에서도 대만·일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네이버·컬리 연합까지 가세하면서 국내외 동시 경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 내용을 기반으로 챗GPT가 구성한 그래픽 이미지

쿠팡이 국내에선 성장 둔화와 이용자 이탈이라는 악재가 겹쳤지만 해외에선 오히려 속도를 높이고 있다. 쿠팡이 지금 선택한 길은 '수익 방어'보다 '시장 선점'에 가깝다. 문제는 이 전략이 과거 아마존식 장기 투자 모델처럼 통할지, 아니면 국내 시장 흔들림 속에서 재무 부담만 키우는 승부가 될지에 업계 시선이 엇갈린다는 점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국내 성장 둔화 속에서도 대만·일본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적자 전환했지만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기조는 유지했다. 네이버·컬리 연합까지 가세하면서 국내외 동시 경쟁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쿠팡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는 올해 1분기 85억400만 달러(약 12조4597억원)의 매출과 2억4200만 달러(약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21년 이후 최대 적자를 냈다. 한동안 이어졌던 흑자 흐름도 6개 분기 만에 끊겼다. 외형 성장세 역시 둔화됐다. 지난해까지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왔던 매출은 올해 1분기 들어 7.5% 증가에 그쳤다.

표면적인 원인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다.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정보 유출 여파로 활성 사용자 수가 감소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70만명 줄었다. 보상 쿠폰 지급 비용까지 겹치며 수익성은 급격히 흔들렸다. 단순 가입자 감소를 넘어 물류 운영 효율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점이 더 뼈아픈 대목이다. 쿠팡의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은 물류량 예측 정확도가 중요한데 이용자 이탈이 발생하면 고정비 구조가 급격히 비효율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보상 프로그램의 일회성 비용이 2분기 초반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성장세를 온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탈퇴한 와우 멤버십 유료 회원의 80%가 재가입해 대다수 기존 고객이 유지됐으며 사업성은 건재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흔들려도 해외 투자 확대

하지만 시장이 더 주목하는 건 적자 자체보다 '적자 이후 쿠팡의 방향'이다. 쿠팡은 실적 악화에도 해외 투자 확대 기조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 '계획된 적자' 전략을 기반으로 막대한 투자를 지속해 결국 이커머스 시장을 점령한 쿠팡은 해외에서도 이 전략을 고수한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쿠팡은 올해만 대만과 일본 등 해외 사업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최근 대만에서는 네 번째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하며 물류 거점을 확대했다. 대만 매출도 500억 대만달러(약 2조3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돼 대만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 모모(약 1086억 대만달러)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월 음식 배달 서비스 '로켓나우'를 출범하고 전국 단위로 확장했다. 쿠팡은 이미 2021년 일본 법인인 쿠팡재팬을 설립해 도쿄 일부 지역에서 식품·생필품을 최단 10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사업에 나섰다가 2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로켓나우 확장을 사실상 일본 시장 재도전으로 보고 있다.

절치부심한 쿠팡은 일본에서 단기간 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서비스를 전면 무료화했다. 대규모 마케팅과 물류 투자를 동시에 집행하는 전략이다. 서비스 사용료를 받는 현지 경쟁사와 차별화 전략을 펼치면서 이용자 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 3월 일본 수도권 배달앱 시장에서는 우버이츠가 월간활성사용자(MAU) 395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로켓나우(378만명)와 데마에칸(313만명)이 뒤를 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한계를 쿠팡도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시장은 이미 쿠팡·네이버·신세계·알리익스프레스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포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물류 투자만으로 폭발적인 신규 수요를 만들기 어려운 상황에서 쿠팡이 결국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곡선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만은 쿠팡이 가장 공격적으로 공략하는 지역으로 꼽힌다. 한국과 유사한 인구 밀도와 도시 구조를 갖춘 만큼 로켓배송 모델 이식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역시 기존 이커머스보다 음식 배달 시장을 우선 공략하며 '생활밀착형 플랫폼' 전략을 실험하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쿠팡의 해외 전략은 초기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구조다. 실제 회사 측도 올해 해외 사업 확대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기준 최대 10억 달러 적자를 예고했다. 여기에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가능성까지 더해지면 부담은 훨씬 커질 수 있다. 현행법상 과징금 규모는 전체 매출의 최대 3%까지 가능해 시장에선 최대 1조원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네이버·컬리 추격도 변수

국내 경쟁 구도 역시 쿠팡에 우호적이지 않다. 쿠팡이 흔들리는 사이 네이버와 컬리는 동맹 강화에 나섰다. 네이버는 최근 컬리에 추가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협력 관계를 확대했다. 6일 네이버는 컬리에 330억원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투자한다고 발표하면서 네이버가 보유한 컬리 지분율은 기존 5.1%에서 6.2%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를 사실상 '반(反) 쿠팡 연합' 강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네이버는 검색·멤버십·콘텐츠 생태계를 기반으로 커머스 경쟁력을 키우고 있고 컬리는 프리미엄 식품과 새벽배송 영역에서 충성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와 컬리 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이커머스 시장 판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이커머스 거래액 기준 점유율에서 쿠팡은 네이버와 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쿠팡의 매출 둔화는 곧 네이버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쿠팡은 지금 두 개의 전선을 동시에 치르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흔들리는 고객 신뢰를 회복해야 하고 해외에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다만 쿠팡 내부 분위기는 여전히 공격적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와우 멤버십 탈퇴자의 80%가 재가입했다"고 강조한 것도 단순 해명이 아니라 '고객 락인 효과는 여전히 강하다'는 자신감에 가깝다. 실제로 쿠팡은 국내에서 이미 물류·배송·멤버십을 결합한 생활형 플랫폼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건은 이 공식을 해외에서도 재현할 수 있느냐다. 쿠팡이 지금 감수하는 적자는 단순 비용이 아니라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한 '미래 투자'에 가깝다. 하지만 시장은 더 이상 성장 스토리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국내 성장 둔화와 이용자 신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해외 투자만 확대될 경우 공격적 확장이 오히려 재무 리스크로 돌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BITDA=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 등을 더해 계산하며 기업의 실제 수익성과 투자 여력을 판단할 때 활용된다.

여성경제신문 류빈 기자
rba@seoulmedia.co.kr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