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필요하지? 그럼 더 일해…“이게 최선?” 주 69시간 직격한 서울대생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3. 1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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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근로시간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을 추진하기로 한 6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근무시간 등 각 업체의 고용 조건이 적힌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피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주 69시간까지 노동을 허용한 근로시간 개편안 재검토를 지시한 가운데, ‘주69시간제’를 비판한 한 서울대생의 글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서울대 자유게시판에는 ‘주 69시간 옹호하는 기사들 역겹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무슨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주52시간제 때문에 일을 더 하고 싶어도 못 한다는 스토리를 쓴다”며 운을 뗐다.

A씨는 이어 “주 52시간(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꽉 채워 근무하고 야근도 이틀쯤 해야 나오는 근무 시간) 일했는데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내놓는 해결책이 ‘그럼 넌 더 일해’ 뿐인가?”라며 “사회의 분배 체계에 문제가 있는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은 취약 계층이 있는지, 회사가 월급을 제대로 계산해서 주는지, 물가가 지나치게 높은 게 아닌지 짚는 게 먼저 아닌가?”라고 작심한 듯 되물었다.

그러면서 “주 69시간 노동 개편안이 시행되면 젊은 부부들이 아이를 볼 시간은 날까? 저녁에 문화생활은 즐길 수 있을까? 국민이 안 그래도 안 읽는 책을 더 안 읽고, 안 그래도 안 낳는 아이를 더 안 낳게 될 거라는 생각은 아무도 안 한 건가?”라고 직격했다.

이를 본 서울대생들 대다수는 “상식적으로 주 52시간 일하는데 생활고에 시달린다면 사회 복지가 정상적으로 작동 안 하고 있다는 소리”라며 A씨의 글을 옹호하는 댓글을 남겼다.

[사진 = 에브리타임 서울대 자유게시판 갈무리]
A씨의 글이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되자. 누리꾼들도 공감하는 반응을 쏟아졌다. 이들은 “서울대는 다르다”, “역시 배우신 분”, “맞다. 물가 높아서 힘든데 그런 거나 신경 쓰지”, “이런 글엔 신기하게 69시간 옹호하는 댓글부대 안 오네. 못 배운 티 내기 싫어서?”, “서울대생이 쓰면 조용한 게 학벌문화에 대한 순응 같아서 싫은데 반박할 수가 없다”라며 지지를 표했다.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지난 6일 주69시간 근무제도를 두고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 개악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고용노동부의 노동시간 개악을 위한 말 감아 치기가 관건”이라며 “근로시간 제도 개편에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은 없고 오직 사업주의 이익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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