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에서 마실물 뽑는 기적의 기술

공기 중에서 수분을 고속으로 뽑아내는 초음파 장치가 탄생했다. 공기의 물을 회수하는 기술은 이전에 개발됐지만, 이번 장치는 속도가 45배나 빨라 많은 관심이 모였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연구팀은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실험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막과 같은 건조지대에서 활용 가능한 실용적인 식수원 개발을 이어왔다.

연구팀은 지구상 어느 곳의 대기라도 최소한의 수분이 포함된 데 착안, 수분 회수 장치를 고안했다. 기존 기술은 밤새 습기를 머금은 소재를 한낮 태양열로 데우고 증발하는 물을 모으는 식인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이 단점이었다.

연구팀이 떠올린 것은 초음파다. 기존 기술이 열에 의한 증발에 착안했다면, 연구팀은 초음파를 이용해 공기가 머금은 물을 떨구는 데 집중했다.

공기 중의 수분을 기존 기술보다 45배 빨리 회수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MIT 카를로스 디아즈 연구원은 “이전 방식은 소재가 물을 많이 흡착해도 분리에 많은 열에너지와 시간이 걸려 실용적이지 않았다”며 “의료용 초음파 기기에서 착안한 우리 기술은 소재에서 물을 훨씬 빨리 분리한다”고 설명했다.

초음파는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높은 음파다. 1초에 2만 회(20kHz) 이상 진동하는 고주파로, 압력의 파동처럼 공기에 전파된다. 연구팀은 이 고주파 진동이 소재 속 물 분자를 미세하게 흔들어 밖으로 밀어낸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완성한 징치는 오디오 앰프의 진공관을 닮았다. 물을 충분히 머금은 소재를 소형 초음파 발생기 위에 놓고 스위치를 켜면 진동이 소재 내부까지 전달된다. 물 분자와 소재를 연결하던 약한 힘이 끊어지고, 기세를 얻은 물 분자가 소리의 파도에 맞춰 튕기듯 튀어나간다.

MIT가 만든 초음파 물 회수 장치. 가운데 초음파 발생기가 자리하고 위아래 물이 차는 공간을 만들었다. <사진=MIT 공식 홈페이지>

카를로스 연구원은 “장치의 중심에는 전압을 걸면 미세하게 진동하는 평평한 세라믹 고리가 자리한다”며 “이 고리가 초음파를 발생시켜 소재가 머금은 물을 고속으로 털어낸다”고 말했다.

이어 “소재 주위에는 작은 구멍이 뚫린 외측 링이 설치됐다”며 “초음파 작동으로 소재에서 떨어진 물방울은 이를 통해 위아래에 설치된 용기로 흘러 들어감 모인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개발된 수분 흡착 소재를 사용해 테스트했다. 동전만 한 크기의 수분 흡착 소재를 초음파 장치 위에 놓고 스위치를 올리자 장치의 진동에 의해 수분이 일제히 떨어지며 불과 몇 분 만에 소재가 완전히 말랐다.

카를로스 연구원은 “태양열로는 같은 양의 물을 빼내는 데 몇 시간에서 며칠이 걸린다”며 “초음파 장치는 기존 장비의 약 45배 속도로 물을 효율적으로 회수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기존 장치는 소재가 빨아올린 물을 어떻게 빨리 빼내느냐였다. 초음파는 그 문제를 시간과 에너지 양면에서 모두 해결했다”며 “공기 중의 수분은 원래 불순물이 적고 장치 내부가 청결하다면 음용 가능한 높은 순도의 물을 얻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학계는 이번 장치가 실용화되면 사막처럼 건조한 지역이나 바닷물조차 구하기 어려운 내륙 지역의 물부족 현상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팀은 창문 정도의 수분 흡착 소재와 이에 맞는 초음파 장치를 만들어 추가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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