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글로벌 사업 수행과 제조 경쟁력을 강화할 인재를 신규 임원으로 발탁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화 역량을, 한화오션은 북미 제조체계 안정화를 이번 인사의 목표로 제시했다.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이끄는 방산·조선·에너지 사업의 투자와 해외 확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업의 실행력에 힘을 싣는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이달 1일 2027년도 정기 신규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16명, 한화오션에서 15명, 한화시스템에서 5명이 신규 임원으로 승진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첨단소재는 총 10명을 발탁했고 ㈜한화도 10명을 신규 임원으로 선임했다.
조선과 방산 계열사의 인사 메시지는 글로벌 사업의 현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글로벌 사업과 현지화 확대 전략을 수행할 사업 전문성·기술 역량을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제조·인공지능 전환(AX) 혁신과 북미 사업 확대를, 한화시스템은 글로벌 시장 공략과 AX 사업 확장을 내세웠다. 공통적으로 사업 확대를 뒷받침할 전문성과 실행 역량을 선발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 7월 말 주요 경영진 승진과 대표이사 내정 인사에 이은 조직 정비다. 당시 김동관 부회장은 수석부회장으로,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부회장으로, 김동선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별 경영 구도를 정비한 데 이어 각 계열사의 성장 과제를 수행할 임원층을 보강한 셈이다.
북미 제조 안정화 강조 한화오션…사업관리·지원 60%
인사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한화오션이다. 신규 임원 15명 가운데 연구·설계·생산 분야는 6명, 사업관리·지원 분야는 9명이다. 사업관리·지원이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기술과 생산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확대된 사업을 관리하고 뒷받침할 기능을 중용한 구성이다.
한화오션이 제시한 목표도 북미 진출을 넘어 현지 제조체계 운영에 맞춰져 있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북미 제조 체계의 안정화와 지원 기능 강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사업이 커질수록 생산 현장뿐 아니라 사업관리와 지원 조직의 역량도 중요해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중심으로 북미 시장의 사업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새롭게 선임된 임원들은 국내 생산 경험을 현지 사업장에 적용하면서 운영·재무·시설 투자까지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또 제조·AX 혁신을 이끌 연구·설계·생산·지원 등 전 분야의 미래 기술 역량을 고도화해 글로벌 경쟁력 중심의 경영체계를 공고히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도 글로벌 사업과 현지화를 위한 사업 전문성과 기술 역량을 갖춘 인력을 중용했다. 방산·조선의 해외 확장은 수주 확보 이후에도 과제가 이어진다. 현지 생산거점과 공급망을 구축하고 납기·품질·원가를 관리해야 사업 성과로 연결할 수 있다. 이번 인사에서 사업 전문성과 제조·지원 역량을 함께 강조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사업별로 다른 성장 단계…인재 배치도 달라진다
이번 인사는 사업별 경영 구도가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김 수석부회장은 방산·조선·에너지 등 그룹 핵심 사업을 이끌고 있다. 김동원 부회장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금융 사업을 맡고, 김동선 사장은 ㈜한화에서 인적분할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의 미래전략총괄을 맡았다. 사업별 역할 분담이 뚜렷해질수록 각 사업의 성과를 만들어낼 전문경영인과 차세대 임원층의 중요성도 커진다.
인사에도 사업별 경영 과제가 반영됐다. 방산·조선에서는 현지 생산과 사업관리 능력이, 태양광에서는 생산설비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판매·수익으로 연결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석유화학에서는 생산 효율과 원가를 개선하고 구조개편 과정의 비용·자금 부담을 관리할 능력이 필요하다.
차세대 경영진 육성도 이번 인사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첨단소재는 신규 임원 10명 중 6명을 1980년대생으로 발탁했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어려워진 석유·화학 업황에 대응하기 위해 연령과 연차를 불문하고 사업 성과와 전문성, 미래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인재를 발탁한다는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인사를 단행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현장에서 전문성을 축적하고 성과를 입증한 인재를 중용하는 한편 젊은 리더를 과감하게 발탁해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을 확대했다”며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조직으로 더욱 빠르게 전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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