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을 나누는 지혜, 자연과 보험이 말하는 생존 전략

매년 5월 20일은 ‘세계 벌의 날(world bee day)’이다. 생태계의 균형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17년 UN이 지정한 날이다.

꿀벌들의 세상

가끔 뉴스를 보면 꿀벌이 많이 사라졌는데 인류에게 심각한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나온다. 이유가 뭘까? 현재 전 세계 100대 농산물 중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해서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즉, 인류가 식량으로 사용하는 많은 농산물은 꿀벌이 없으면 생산할 수 없는 것이다. 오죽하면 꿀벌을 잘 지키자고 UN에서 기념일까지 지정했을까? 이 꿀벌이 하는 수분 작업을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면 약 380조 원에 달한다고 하니 실로 엄청난 양이다. 꿀벌들이 자신들의 먹이 채집 활동을 위해 꽃가루와 꿀을 얻으러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농산물과 식물들의 수분을 돕는 것이다. 꿀벌은 혼자가 아니라 많은 무리가 집단을 이루며 산다.

종족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여왕벌을 중심으로 각각의 역할을 맡은 꿀벌들이 쉴 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 것이다. 꿀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엄마 역할을 하는 여왕벌이 알을 낳으면 그때부터는 양육을 담당하는 꿀벌들이 정성껏 애벌레를 돌보며 키운다. 한편, 먹이를 구해주는 꿀벌과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아주는 꿀벌, 그리고 벌집을 관리하는 꿀벌까지 각자 맡은 역할을 하면서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상부상조의 DNA

생태계에서 상부상조는 꿀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면 많은 동식물들이 서로를 도와주며 집단생활을 한다. 어떤 생명체가 자연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와 같은 생활 방식을 갖고 있는 같은 종류의 생명체와 상부상조 하는 게 훨씬 유익하고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생존뿐만 아니라 각종 위험을 줄이거나 피하려면 혼자의 힘보다는 집단 또는 무리의 힘을 빌리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DNA에 남겨놨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다. 인류가 처음 출현했을 때는 지금처럼 강한 존재가 아니었다. 그저 연약한 생명체에 지나지 않았다. 점점 시간이 흘러 인류가 집단생활을 하면서부터 혼자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이 생존율과 함께 삶의 수준도 훨씬 높일 수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배웠을 것이다. 한마디로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생태계와 생명보험의 공통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생태계와 생명보험은 상부상조한다는 측면에서 많이 비슷하다. 세상에 나와서 생명이 다할 때까지 혼자가 아닌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이 닮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생존을 위해 함께 공존하려고 하는 DNA는 생태계 전체가 공유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요소인지도 모른다.

인류는 다른 어떤 생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발달한 형태의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 ‘국가’ 또는 ‘사회’라고 부르는 거대한 공동체 속에서 공통된 규율과 제도를 정해 놓고 삶을 영위하는 것이다. 그 공동체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아무도 원치 않지만, 누군가에게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이란 요인이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인류는 그동안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 위험을 합리적으로 줄일 방법을 고안해 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인류가 고안해 낸 가장 발전한 방법이 바로 생명보험이다. 그리고 생명보험이 탄생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바로 ‘상부상조’이다.

혼자의 힘으로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을 여러 명의 힘을 빌리면 훨씬 쉽게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자기 가족을 사랑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과 다른 가족을 위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더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전인혁 교보생명
발행 에프앤 주식회사 MONEY PLUS
※2025년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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