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 복귀' 최민호, 정원박람회·빛축제 입장 확고…"시민·민간 중심 개최"

곽우석 기자 2024. 10. 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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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시장 "각계각층 다양한 의견 수렴·정원도시 실현 방안 모색할 것"
"법·원칙 기반 성숙한 지방정치문화 조성"…시정 기조 전환 예고도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삭감에 반발하며 단식농성을 했던 최민호 세종시장이 17일 업무에 복귀해 자신의 공약추진 의지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세종시 제공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 삭감에 반발하며 6일간 단식 농성을 했던 최민호 시장이 자신의 공약사업을 다른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다양한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해 '시민 중심의 행사'를 여는 등 대안을 갖고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예산 삭감을 주도한 민주당과는 '성숙한 지방정치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정 부분 시정의 변화 기조도 감지된다.

최민호 시장은 17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해 너무 안타깝다"며 "박람회는 현실적으로 2026년 4월 개최가 어려워졌고,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빛축제도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람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닌 '정원도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기획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그간 투입된 행·재정적 노력과 경제적 기대효과를 고려하면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이미 투입된 시비 10억원은 물론 '국제행사 승인', 정부안에 반영된 '국비 77억원' 등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게 안타깝다는 설명이다.

최 시장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예산삭감에 항의하는 단식농성을 벌이다 11일 오후부터 병원에서 치료받고 자택에서 안정을 취한 후 이날 업무에 복귀했다. 건강 상태는 아직까지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감도. 산림청 제공

최 시장은 시정 복귀 첫날인 이날 정원도시 비전 실현을 위한 자신의 공약을 무산시키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많은 시민들께서 자발적인 펀드를 통해 박람회를 개최하거나, 지방선거 이후로 시기를 조정하는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을 주셨다"면서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들어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빛축제에 대해서도 "'시민 중심의 빛축제'를 추진할 것"이라며 전국적인 축제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일부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빛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성금을 내서 빛 축제를 해보겠다고 하신다"며 "이런 시민들과 함께 모금을 통해 겨울철 침체될 수밖에 없는 지역상권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할 축제를 추진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 삭감을 주도한 민주당측 시의원들을 향해선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상가공실 문제를 지적하면서 빛 축제를 반대해 좌절시키고, 문제만 지적할 뿐 대안이 없는 행태는 시민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열린 세종 빛축제 모습. 세종시 제공

이번 예산 삭감 사태를 돌아보며 '성숙한 지방정치문화' 조성 노력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시의회 다수를 점한 민주당에 맞서 굽히지만은 않겠다고도 했다. 일정부분 시정의 강경한 태세 전환을 예고한 셈이다.

최 시장은 "박람회 예산 삭감과 관련해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는 과정에 일부 격한 표현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이는 품격 있는 정치를 하겠다는 제 정치철학이나 '정직, 정의, 정확'이라는 저의 공직관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불쾌함을 느끼신 시민들이 계신다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그간의 관례에 매몰되지 않고 상호 존중하지 않는 문화에 대해선 엄중히 개선을 요청하고, 법과 원칙에 근거한 품격 있는 지방정치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협치가 부족했다면 집행부와 시의회 모두 반성하고, 함께 개선하고자 저부터 마음을 열고 노력해 가겠다"고 했다.

민선 제4기 시정은 '단식 전후'로 나눠질 것이란 입장도 밝혔다. 그는 "시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내기 위해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 숙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기반한 합리적 의회관계를 정립해 정의가 살아있는 시정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승원 경제부시장을 비롯해 유진수 정책수석, 한승희 정책보좌관 3명은 이번 예산삭감 사태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시장은 기자회견 도중 사직서를 보여주며 "인사권자로서 심사숙고해 보겠다"고 했다. 사표 수리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유 수석과 한 보좌관 등에 대해선 수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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