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 확장의 비용]③ 자본 4조 뒤 신종자본·RCPS '청구서'

서울 을지로 대신증권 본점 사옥 /사진=대신증권

대신증권이 4조원대 자본을 확보했지만 확장의 청구서도 함께 받아들었다. 별도 자본총계는 올해 6월 말 4조5000억원대로 늘었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 기반도 갖췄다. 다만 신종자본증권과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 비용이 따르는 자본성 조달이 함께 늘면서 자본의 질과 유지 비용이 새 과제로 떠올랐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올해 6월 말 별도 자본총계는 4조5937억원이다. 지난해 말 4조1316억원보다 4621억원 늘었다. 종투사 지정 이후 기업금융과 위험인수 업무를 키울 수 있는 외형상 자본 기반은 한층 넓어진 셈이다.

자본 확대의 한 축은 신종자본증권이었다. 대신증권의 별도 기준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 말 1638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338억원으로 늘었다. 증가폭은 700억원이다. 보통주 중심의 순수 자기자본만으로 자본을 키운 구조는 아니었다.

반기 이후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대신증권은 7월3일 700억원 규모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 만기는 2056년7월3일이다. 이자율은 5.20%로 정해졌다.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조달 수단이다. 자본총계를 키우고 재무지표를 보강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발행 이후 이자 부담이 뒤따른다. 자본으로 잡히더라도 현금 비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RCPS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RCPS는 상환권과 전환권이 붙은 우선주다. 자본성 조달로 활용될 수 있지만 배당 부담과 상환 구조를 함께 안고 간다. 확장 국면에서는 자본을 빠르게 보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비용 관리 대상이다.

현금흐름표에도 이 부담이 드러난다. 대신증권의 올해 상반기 별도 재무활동현금흐름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700억원가량이 유입됐다. 반면 RCPS 상환·소각에는 1176억원이 쓰였다. 자본성 조달이 재무지표와 현금흐름을 동시에 움직인 셈이다.

대신증권의 자본 확충은 여러 경로가 겹친 결과다. 사옥 매각·자회사 배당·RCPS·신종자본증권 등이 자본 보강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 방식은 단기간에 자본 문턱을 넘는 데 유효하지만 반복될수록 비용과 재조달 부담을 남긴다.

문제는 자본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위험인수 장부도 커졌다는 점이다. 올해 6월 말 대신증권의 위험익스포저는 9조3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203.0%다. 자본이 늘어도 위험인수 규모가 함께 커지면 지표 개선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채무보증과 기업대출도 자본 사용처를 보여 준다. 올해 6월 말 채무보증 약정액은 5조3000억원 수준이다. 기업대출은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대비로는 각각 115%·25%다. 종투사 이후 자본이 위험인수 업무를 떠받치는 구조가 뚜렷하다.

이 때문에 자본 4조원 달성 자체만으로 확장 여력을 판단하기 어렵다. 자본총계가 커졌다는 사실은 중요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쌓은 자본인지도 함께 봐야 한다. 조달비용이 붙는 자본성 증권이 늘어나면 이익창출력이 비용을 흡수해야 한다.

자본성 조달은 위기 신호가 아니다. 증권사가 성장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통상적인 재무 수단이다. 다만 종투사 이후 위험인수와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국면에서는 자본의 양보다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성과 회수 구조가 더 중요해진다.

결국 대신증권의 과제는 자본 4조원 이후의 유지 비용이다. 신종자본증권과 RCPS는 자본 확충 효과를 주지만 이자와 배당·재조달 부담을 함께 남긴다. 늘어난 자본이 위험인수 확대를 뒷받침하려면 조달비용을 웃도는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야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종자본증권과 RCPS는 자본 적정성을 보강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비용이 없는 자본은 아니다"며 "종투사 이후에는 자본 규모보다 자본성 조달의 비용을 흡수할 수 있는 이익창출력과 위험인수 관리 능력이 먼저 검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