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양오염' 인천 용현동 드림업밸리 부지, 장기간 비워둘 판

주민반대 청년공간 조성 무산 후
불소·아연 등 기준치 초과 발견
인천시 "원소유주에 정화 책임"

인천시가 청년공간으로 조성하려다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된 미추홀구 용현동 드림업밸리 부지가 장기간 빈 땅으로 방치될 전망이다.

해당 부지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오염물질이 확인됐는데, 땅의 원소유자인 SK에코플랜트(옛 SK건설)와 현소유자인 인천시가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드림업밸리 부지(용현동 664-3) 일대 7천617㎡ 토양정밀조사 용역 결과, 불소와 아연 등 기준치 초과 오염물질이 확인됐다. 인천시는 해당 부지의 오염토 정화에만 100억원 이상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인천시는 2016년 해당 부지를 소유한 이후 실제 사업이 이뤄진 적이 없는 만큼 그 전부터 땅이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원소유자에게 정화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지난 15일 행정부시장 주재로 '드림업밸리 현안회의'를 열고 부서별로 자료를 준비해 대응하기로 했다.

드림업밸리 부지는 2016년 용현·학익 2-1블록 도시개발사업(현 인천SK스카이뷰 아파트 일대)에 따라 사업시행자인 조합이 인천시에 무상으로 기부채납한 땅이다. 당시 공공시설 용지 1만8천832㎡(용현동 664-18·3·19)와 문화시설 용지 5천724㎡(용현동 667), 옥외주차장 용지 2천540㎡(용현동 665-20) 등 351억원 가치의 땅이 인천시 소유가 됐다.

현재 아파트가 있는 땅은 미군정 시절 기름탱크가 있던 곳으로, 여기서 저유소를 운영했던 유공을 SK가 인수하면서 SK물류센터가 자리를 잡았다. 이후 SK건설이 주요 주주로 참여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가 SK로부터 땅을 인수해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SK건설은 약 300억원을 들여 기름에 오염된 땅 18만여㎡의 정화작업을 2008년 마쳤다. 이후 인천SK스카이뷰 아파트 단지가 2016년 준공됐다.

인천시가 기부채납 받은 용현동 664의 18 부지에는 2020년 말 인천시 수산기술지원센터가 들어섰고, 그 옆 땅(용현동 664-3)에서는 청년 임대주택인 드림업밸리 사업이 추진됐지만 주민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토양오염 정화는 도시개발사업 전에 이뤄졌고, 공사를 하면서 오염물질이 유입됐을 수 있다"며 "인천시는 땅을 기부채납 받은 이후 그 부지에서 아무런 행위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환경부에 소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2008년 토양오염 정화작업을 마치고 남구(현 미추홀구)에서 시료 채취 후 최종 확인이 끝났다. 당시 절차에 맞춰 정화작업을 문제없이 진행한 것"이라며 "인과관계를 따지기 위해 인천시에서 협조 요청이 온다면 적극 응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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