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로 여행 보내는 이 나라...언론인도 예술가도 대체 무슨일이

홍콩에서도 추모자들 체포·연행
대만 “中, 이견 강제처리 포기해야”

유혈 시위 34주년 맞은 중국 베이징의 톈안먼 광장 [사진 = 연합뉴스]

톈안먼 사태 34주년인 4일을 앞두고 중국에서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고 대만 매체가 보도했다. 홍콩에서도 34주년 기념일을 기리려던 사람들이 잇달아 체포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원로 반체제 여성 언론인 가오위를 비롯한 반체제 인사들이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려는 보안 당국에 의해 ‘강제 여행’을 떠났다고 전했다.

가오위는 지난 1일 보안 요원들에 끌려 허난성 뤄양으로 떠났으며 그곳에서 머물다 일주일 후에 베이징의 집으로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트위터 계정은 지난달 31일 이후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1989년 당시 ‘경제학 주보’의 부편집인이던 가오위는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적극적으로 보도했다는 이유로 공안당국에 체포됐었다.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주도했던 대학생 조직 ‘가오쯔롄’의 구이저우대학 대표였던 반체제 예술가 리펑도 지난달 말 보안당국의 요구에 의해 거주지인 베이징을 떠나 고향인 구이저우 쭌이에서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4월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후야오방 전 총서기 15주기 추모행사에 참석, 헌화했다 경찰에 체포됐던 반체제 인사 후자도 최근 보안 요원들에 의해 허베이성 장자커우의 한 리조트로 끌려갔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중국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홍콩에서도 톈안먼 사태 34주년 기념일을 맞아 통제가 대폭 강화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3일 저녁 톈안먼 시위 희생자 유가족 모임인 ‘톈안먼 어머니회’의 회원인 라우 카이와 민주 활동가 콴춘풍이 홍콩 빅토리아 파크 주변에서 체포됐다.

빅토리아 파크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1년간 매년 6월 4일 저녁이면 톈안먼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리던 곳이다. 하지만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빅토리아 파크 촛불 집회는 열리지 못하고 있다.

또 매년 6월 4일에 톈안먼 시위를 기념하는 행위예술을 해온 예술가 산무 찬과 찬메이텅도 비슷한 시점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 중국 업무를 담당하는 대만 당국인 대륙위원회는 지난 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성명을 통해 6·4 톈안먼 사건에 대한 반성, 진상 공표, 정치개혁과 함께 국민의 언론·신앙·집회와 결사의 자유 등에 대한 보장을 중국 측에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베이징 당국은 (6·4 사건 당시) 무력을 동원해 감당할 수 없는 엄중한 후과를 초래한 것을 반성하고, 강제와 협박으로 양안의 이견을 처리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