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포커스]두산, 주주환원으로 '밸류에이션' 방어

두산 분당사옥 전경 /사진 제공=㈜두산

두산이 2021년 이후 5년 만에 결산 배당 증액을 추진한다. 단순한 배당 확대에 그치지 않고 분기배당 도입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법개정 논의로 주주가치 제고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흐름에 발맞추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2025년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주당 4000원, 4050원 씩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총 배당금은 717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약 29%에 해당하는 규모다.

목표 배당성향을 제시하거나 잉여현금의 일정 수준을 지급하겠다고 사전에 명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두산의 경우 특정 배당지침을 두고 있지 않다.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주주환원 규모를 정하고 있다.

뚜렷한 배당 원칙이 없다보니 변동폭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두산은 2020년 결산 배당부터 2024년까지 보통주 기준 주당 2000원, 우선주는 주당 2050원 씩 지급해왔다. 이런 기조에는 배경이 있었다. 두산그룹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고 주력 자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강도 높은 자구책을 추진했다. 2022년 조기 경영 정상화에 성공했지만 배당 정책은 위기 이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배당 규모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은 재무구조와 자회사 수익성이다. 다만 이번 결정에는 재무적 요인 외의 변수도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사의 충실 의무가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된 만큼 주주환원 수준을 높여 이해상충 우려를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자사주 의무 소각을 핵심으로 한 이른바 '3차 상법 개정'이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자사주 처리 방침을 정한 것도 두산이 제도 변화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산은 전체 발행주식의 약 15.2%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임직원 보상 주식 소량만 남기고 연내 모두 소각할 예정이다.

두산은 현재 약 3조원 규모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 내부 유보 자금이 상당한 수준인 만큼 자본 활용 방안에 대한 주주들의 요구가 커질 수 있는 구조다. 따라서 이에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은 이 같은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두산은 분기배당도 고려하고 있다. 정관에는 이미 '사업연도 개시일부터 3월, 6월, 9월 주주에게 분기배당을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제 지급 사례는 없다.

회사 측은 여력이 된다면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번 주총에서 배당 프로세스를 투자자 친화적으로 정비하는 점도 이 같은 기조를 뒷받침한다. 두산은 결산배당과 마찬가지로 분기배당 역시 배당액을 확정한 뒤 기준일을 설정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실행 여부와는 별개로 주주환원 체계를 정비하는 움직임 자체가 정책 전환 신호로 읽힌다.

두산 관계자는 "분기배당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주주환원 정책 강화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며 "제도적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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