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은행 파산 공포에 금융시장 '휘청'…다음주 연준 주목도↑

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2023. 3. 18.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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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이어 CS 붕괴위기까지 겹쳤던 한 주
당국 '위기 진화' 뒤따르며 시장 심리 요동
급한 불은 일단 껐지만…
"문제 완전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다음 주 연준 금리 인상 여부 주목
시장 흐름 좌우할 단기 변수로 꼽혀
연합뉴스


지난 한 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은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를 둘러싼 공포 심리에 크게 휘둘렸다. 다른 은행의 추가 붕괴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오는 23일엔 글로벌 영향력이 상당한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도 있어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클 것으로 예상된다.

SVB 붕괴 후 CS까지 '줄파산 우려' 부각…각국 위기 진화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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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지난 주말(11일) 불거진 미국의 SVB 초고속 파산 사태는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에 따른 글로벌 은행 연쇄 파산 위기로 이어졌다. 미국의 가상화폐 친화 은행인 시그니처 은행은 이번 고비를 넘기지 못한 채 폐쇄됐다.

특히 세계 9대 투자은행으로 손꼽히는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CS)까지 재무 건전성에 물음표가 붙고 최대주주마저 자금 수혈에 공개적으로 선을 그으면서 지난 16일 붕괴 위기가 부각됐다. 불과 한 주 사이에 글로벌 금융위기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거론된 배경이다.

미국과 스위스 당국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미국 정부는 13일 SVB와 시그니처 은행의 고객 예금을 전액 보증하겠다고 발표했다. 제도로 보호되는 한도를 넘어선 예금도 전액 찾아갈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스위스국립은행(중앙은행)도 16일 크레디트스위스에 최대 70조 원을 대출해주기로 했다. 자금 지원으로 급한 불은 끈 것이다. 17일엔 미국의 대형은행 11곳이 붕괴 위기에 놓인 중소은행 퍼스트리퍼블릭에 약 39조 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사태 확산 차단에 힘을 보탰다.

변동성 컸던 금융시장…은행 주가 '오르락, 내리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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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위기와 봉합'의 연속이었던 한 주 동안 투자자들도 공포에 질렸다가 안도하기를 반복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컸던 이유다. 특히 붕괴 가능성이 제기된 은행들의 주가는 날마다 수십 퍼센트씩 오르내렸다. 예컨대 뉴욕 거래소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주가는 1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61.83%나 폭락했다가 이튿날 26.98% 상승했다. 15일엔 다시 21.37% 하락했고, 16일엔 9.98% 회복해 마감했다. 스위스 취리히 증시에서 14일(현지시간) 2.24스위스프랑이었던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이튿날 1.70스위스프랑에 마감하며 24% 이상 하락했다가 16일엔 19% 가량 회복해 2.02 스위스프랑을 나타냈다.

국내 주가 역시 크게 출렁였는데, 13일 소폭 상승해 2410.60에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후 매일 하락‧상승을 반복하다가 17일엔 전장보다 0.75% 오른 2395.69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14일엔 SVB 파산 후폭풍으로 지수가 2.56%나 하락하면서 반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역시 1310원선 안팎에서 매일 상승‧하락을 반복하다가 17일 1302.2원에 마감했다.

요동치는 시장 심리와 관련해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3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은 (SVB) 사태를 '파열음'의 전조로 인식하고 있다"며 "유사한 문제에 봉착한 은행들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으며, 일단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상황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의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이 SVB 사태를 전혀 예견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기존의 판단 방식을 신뢰할 수 없다는 점도 금융시장 반응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긴장 기류 속 변수 여전…연준 금리 결정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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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파산 사태에 이은 크레디트스위스 붕괴 위기 국면은 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한 고비를 넘긴 듯 보이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단시간에 금융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시장 심리를 자극할 만한 변수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당장 다음 주인 23일(한국시간)엔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 발표된다. 해당 금리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 데이터를 보면 연준이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이날 기준 80.5%에 달했다. 나머지 19.5%는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은행 파산 사태 등으로 금융 안정성이 흔들리는 상황인 만큼, 동결 전망은 45.38%에 달했는데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런 변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제 금융시장 불안 속에서도 16일(현지시간) 고물가를 이유로 들어 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ECB의 매파적(긴축 선호) 스탠스는 현 상황을 은행 시스템 위기로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준도 3월 FOMC에서 미국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와 유사시 신속 대응 방침을 강조하는 한편, 0.25%포인트 금리 인상과 함께 추가 인상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특히 이번 FOMC 회의에선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도 공개되는데, 직전 12월 점도표에서 다수의 위원들은 최종금리를 연 5.00~5.25% 수준으로 제시했다. 이 수준이 상향 조정 될 경우 은행 불안을 연결고리 삼아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던 시장엔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분석이다.

아직 은행 파산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금융시장의 장‧단기 중요 변수로 거론된다. 한화투자증권 임혜윤 연구원은 "일단 이번 사태의 급한 불을 껐고, 은행들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해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긴 어렵다. 아직 두 가지 잠재적인 리스크가 남았다"며 "첫째는 은행 부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이고, 둘째는 부동산과 같은 대출자산 부실이 불거질 가능성이다. 이들 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실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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