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넥슨의 IP 개방 프로젝트 '리플레이'...게임 생태계에 작은 변화 일기를"

최종봉 2026. 7. 1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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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게임 회사에서는 이례적인 IP 개방 프로젝트 '리플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넥슨이 과거 서비스했거나 현재 서비스 중인 일부 게임의 IP를 창작자에게 개방해 유저가 개발자가 돼 게임을 개발하거나 나아가 상품을 판매하는 등 다각도로 IP를 활용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리플레이'의 시작을 알릴 IP로는 '일시아' '아스가르드' '어둠의 전설' '택티컬 커맨더스' '에버플래닛' 5개가 선정된 파트너 창작자를 통해 개발 중이며 향후 넥슨이 보유한 IP 타이틀을 늘려갈 계획이다.


▲왼쪽부터 김세림 오픈라이선스 사업팀 사원, 오세형 오픈라이선스 사업 팀장

넥슨 라이브본부의 오픈라이선스 사업팀은 '리플레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현재 오세형 팀장과 김세림 사원 두 명으로 구성됐으며 유관 부서와 함께 창작자 접수부터 IP 선정까지 많을 일을 해오고 있다.

오세형 팀장은 "과거 담당했던 게임이 아쉽게 서비스 종료를 맞았는데 게임을 제작하며 만들었던 고품질의 리소스가 아쉬웠고 언젠가 다시 활용하고 싶었던 마음이 들었다"며 "후일 프로젝트 리플레이를 준비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현재는 AI와 함께 '로블록스'와 같은 UGC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적절한 시기를 맞았으며 과거 게임을 경험했던 유저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다고 믿어 적극적으로 '리플레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난관은 예상보다 많았다. 오 팀장은 "리소스를 제공하기 위해 파일을 찾던 중 이미지 파일이 가득 든 폴더를 열어봤지만 정작 개발용 이미지가 아닌 워크샵 사진이나 이력서, 사원증과 같은 자료가 들어있어 허탈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런 불필요한 리소스를 덜어내고 외부에 노출돼서는 안 되는 자료를 폐기하며 리소스를 정제하는 '클렌징'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에는 정제된 리소스를, 계약을 마친 파트너사에게 각 게임의 안정성이 가장 높은 최종 버전으로 전달하며 IP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맡았다.

오픈라이선스 사업팀의 노력에 화답하듯 넥슨이 지닌 고전 IP를 다시 만나보고 싶은 팬들의 요청은 꾸준히 이어졌고 열정적인 파트너사도 모였다. 실제 '리플레이' 프로젝트에 응모한 파트너사만 해도 4자리 숫자에 달하며 외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오세형 팀장은 현재 IP를 선택한 이유를 '팬덤'으로 꼽았다.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 게시글이나 댓글 등을 통해 꾸준히 유저들의 니즈를 파악해왔다. 그 결과 가장 많은 팬덤의 지지를 얻었던 '일시아'가 리마스터 형태인 '프로젝트 ER(일랜시아 리마스터)'와 '일랜시아 모바일 RPG'로 개발 중이다.

김세림 사원은 "일랜시아가 생활 콘텐츠도 많고 도트 그래픽도 좋아서 지원자가 가장 많았다"고 귀띔했다.

이 중 '프로젝트 ER'은 1인 개발자가 진행하지만, 과거 개발자 본인이 랭커였던 경험을 살려 과거 서비스의 문제점과 업데이트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한편 신규 아바타나 의상을 제작하며 본격적인 라이브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과거 게임을 다시 한 번 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 여러 제안도 제공하고 있다. 오세형 팀장은 "택티컬 커맨더스 같은 경우는 현대화된 부분이 필요했다"며 "모바일 버전을 PC버전과 같이 제공해 관전하거나 현대화된 시즌제 등 다각도로 파트너사에게 제안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를 돕기 위한 조언과 제안은 진행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개발에 대한 자율권은 파트너사에게 있다.

김세림 사원은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아니고 개발은 전적으로 창작자에게 맡긴다"며 "넥슨 IP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리소스 제공 범위나 로열티 조건이 프로젝트와 IP마다 개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김세림 사원은 "제공하는 리소스도 다르고 개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프로젝트마다, IP마다, 로열티마다 조건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파트너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계약을 간소화하거나 정산을 간편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홈페이지를 개편하고 취지와 방향성을 알리는 채널을 넓히는 등 점차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플랫폼이라는 고착화된 이미지를 벗어나 IP 컨트롤 타워로서 창작과 인프라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것이 목표다.

넥슨이 이런 로드맵을 그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넥슨과 함께 20~30년을 함께한 팬덤과 히스토리를 믿었기 때문이다.

오 팀장은 지난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26' 기조연설에서 강대현 넥슨 대표가 언급한 '맥락 자본' 개념을 인용하며 "20~30년 게임을 서비스하며 쌓인 맥락과 히스토리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최근 게임산업을 보면 마케팅 경쟁이라고 생각이 든다"며 "마케팅 경쟁이 나쁜 건 아니지만 게이머의 시야를 가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리플레이와 같이 IP를 기반한 사업이 나오면 온전히 게임에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마켓 순위와 마케팅이 아닌 순수한 유저들의 팬덤과 이를 IP 홀더 못지않게 이해하고 있는 개발자가 만든 게임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다면 분명 현재 경직된 게임 업계에 작은 진보의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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