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함에 따라 9일간의 애도 기간 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바티칸 교황청에서는 새 교황을 뽑는 가톨릭 방식의 선거를 진행한다. 라틴어로 콘 클라비스(con clavis). ‘열쇠를 지니다’라는 뜻을 지닌 '콘클라베'는 바티칸 교황 관저의 시스티나 경당에서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투표이기에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교황 선출이 완료될 때까지 선출에 참여하는 추기경을 제외하고는 선거 과정을 일절 알 수 없다.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통제되는 특별한 방식으로, 오로지 교황청 건물 굴뚝에 피어나는 연기의 색으로 선거의 결과를 알 수 있다. 하얀색 연기가 피어 나오면 선출 성공, 검은 연기가 피어 나오면 선출 실패이다.
교황 선종에 따라 후임을 결정하기 위해 모이는 118명의 추기경들은 모두 차기 교황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가지나, 삼분의 이의 지지를 얻은 오직 한 사람만이 그 자리에 오를 수 있다.

바티칸 교황의 선거 과정을 담은 소설 『콘클라베』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부터 60여 년이 지난 2022년 10월 19일, 가톨릭교회의 최고 지도자 교황이 선종하며 시작한다. 전 세계 곳곳에 있던 118명의 추기경들이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콘클라베)에 들어간다.

선거 관리 임무를 맡은 단장 '로멜리'의 시점에서 주요 후보를 두고 이야기는 전개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권력의 미세한 이동 경로가 섬세한 필체로 그려진다. 물론 선거는 단번에 승부가 나지 않는다.
처음 투표할 때만 해도 혼란스러워하던 유력 후보들은 첨예한 표 차이 속에 조금씩 속내를 드러내며 세력을 모은다. 가장 숭고한 자리에 오르기 위한 이들의 야심을 예상이라도 한 듯, 선종 직전 교황은 생각보다 많은 일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교황을 만났던 사람, 가장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추문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마침내 교황이 생전 써왔던 방의 봉인마저 풀린다. 여기에 교황이 은밀하게 임명한 의중 추기경이 선거(콘클라베) 직전 등장하며, 이야기는 점점 더 미궁에 빠진다.
교황 선출에 성공하고 당선인이 즉위를 수락하면 "하베무스 파팜(Habemus Papam·새 교황을 얻었다)" 이라는 공식 선언과 함께 선거가 종료된다. 과연 소설 속 콘클라베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나는 굴뚝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보름 뒤면 진행될 예정인 실제 '콘클라베'는 어떨까? 지난 100년간 진행된 총 7번의 콘클라베에서 모두 4일을 넘기지 않은 것으로 보아 이번 차기 교황 또한 비슷한 시기에 교황이 선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기 교황 후보로는 교황청 서열 2위인 피에트로 파롤린(70) 교황청 국무원장, 유럽의 난민 수용에 반대하고 이혼 및 동성혼에 반대하는 입장을 펼쳐 온 헝가리 출신 페터 에르되(73) 추기경, 독일 출신 게르하르트 뮐러(78) 추기경 등이 거론된다.
현재 지역별 추기경 숫자는 유럽(54명), 아시아(21명), 아프리카(17명), 북아메리카(16명), 남아메리카(15명) 등 순서로 많다. 각 지역별 추기경단의 ‘표심’이 차기 교황 결정에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