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많은 분들이 ‘김 여사 기소하는 게 너한텐 좋다’고 했다”

이창준 기자 2024. 10. 1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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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18일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이 주변에서 ‘김 여사를 기소하는 것이 정무적으로 유리하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18일 밝혔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보은성 불기소’라는 지적에 “대통령에게 받은 은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것(김 여사 불기소) 때문에 검찰이 문을 닫는다면 이 지검장이 끼친 공적이 매우 크다’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그런 우려에서 저에게 많은 분들이 ‘이 사건을 기소하는 게 너한테 훨씬 좋다’는 말씀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후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이 같이 조언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자 이 지검장은 “저를 아끼시는 분들”이라며 “검사들도 있고 전직 검사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 지검장은 이어 “정무적인 판단을 얘기하는 것인데 그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지검장은 박 의원이 자신을 ‘정치검사’라고 지적하자 “정치적인 요구를 받는다고 해서 기소하거나 처리를 미루는 것이 더 정치검사라고 생각했다”고 반박했다.

이 지검장은 ‘대통령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검찰 조직과 여러 후배를 잡은 것’이라는 박 의원의 지적에는 “대통령한테 받은 은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원이 “중앙지검장을 가 놓고도 은혜를 안 받았다고 하느냐”고 묻자 “중앙지검장을 하고 싶다고 한 것도 아니다. 그건 저한테는 상당히 모욕적인 질문”이라고 반발했다.

한편 이 지검장은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는 자신이 설득해 밀어붙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지검장은 “(중앙지검장에) 부임하고 난 뒤 빨리 처리해야된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수사팀에 얘기했더니 피의자 대면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해서 제가 설득해서 대면조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법사위 국감에는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김 여사를 최종 불기소 처분한 검찰을 향한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로펌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4시간의 검찰 브리핑은 변호사가 최후 변론 요지서를 낭독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수사를 가장 잘한다는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에 대해서 사무실, 휴대폰, 주거지, 컴퓨터 압수수색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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