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앞 일제의 흔적‥월대 뭉개고 철로 깔아
[뉴스투데이]
◀ 앵커 ▶
서울 광화문 앞과 세종대로는 조선시대 왕이 행차하는 길이자, 각종 관청이 밀집한 거리였습니다.
일제는 이 거리를 훼손하고 전차가 다니도록 철로를 설치했는데 그간 땅속에 묻혀있던 철로와 조선의 궁궐 시설 일부가 광화문 복원사업으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문화재 발굴 조사 때문에 가벽으로 막혀 있는 서울 광화문 앞.
위에서 내려다보니 'Y자' 모양의 노선이 선명합니다.
백년 전 일제가 만들었던 전차 철로입니다.
[신희권/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조선총독부가 만들어지면서 광화문도 원래 위치에서 경복궁 동쪽으로 옮기게 되고, 그 자리에는 통의동으로 가는 전철과 안국동으로 가는 그런 전철들이 (생겼습니다)."
철로 아래로 70cm쯤 더 팠더니 조선 후기 궁궐 시설과 군사 시설의 흔적도 보였습니다.
조선 후기만 해도 광화문 앞에는 돌로 만든 평평한 기단 위에 난간이 양쪽에 놓인 '월대'가 있었습니다.
1,400제곱미터 면적의 이 공간에서 왕은 과거시험 같은 행사를 주관했고, 유생들은 상소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일제가 전차 철로를 깔면서 이 공간은 훼손됐습니다.
일제는 1917년, 조선총독부를 짓는 데 쓸 자재를 옮겨야 한다며 철로를 설치한 뒤, 이듬해부터 전차 선로로 사용했습니다.
당시 동아일보는 "전차가 궁궐 앞마당을 헐었고 광화문 앞 '돌난간'도 헐리게 될 모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조선의 가장 심장부인 광화문통을 관통하면서 군사적으로나 행정적으로 중요한 시설들을 없애고 그 위에 철로나 도로 같은 것들을 부설했는데‥"
일제가 만든 철로는 광복 후인 1966년, 세종로지하도 건립 공사로 땅속에 묻혔다가 광화문 복원 사업으로 57년 만에 공개됐습니다.
서울시는 광화문 월대를 복원하고 철로는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입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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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기자(g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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