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의 기준을 바꾼 여자, 김성희

1977년,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미스코리아 진에 오른 김성희.

평균 여성 키가 159cm였던 시대, 그녀는 167cm의 늘씬한 키와 서구적인 이목구비로 "미스코리아의 기준은 김성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까지 나오며 미의 새로운 판도를 열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둥근얼굴과 큰 눈의 동양적인 얼굴이 선호됐는데, 길쭉한 v라인 얼굴에 볼륨감 있는 서구적인 체형의 김성희가 등장하자 폭발적인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한동안 김성희의 신체표가 미스코리아의 기준이되었으며 김성희와 신체 스펙이 얼마나 비슷한지 여부에 따라 점수가 갈렸다.

국내를 넘어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대한민국 대표로 출전한 그녀는 비록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전통 의상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김성희는 가수, 배우, MC 등 연예계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사랑받았다.
혼인신고 당한 ‘국민 여신’… 연예계 은퇴를 결심하다
하지만 전 국민이 사랑한 그녀에게,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한 극성 팬이 김성희의 동의 없이 혼인신고를 해버린 것. 당시 단독으로 혼인신고가 가능했던 제도를 악용한 사건이었다.

심지어 그 남성은 김성희의 자택에 혼인신고서와 구애 편지를 들고 찾아오기까지 했다.
결국 경찰에 체포됐고, 법원은 허위 혼인신고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마지막까지 “김성희는 내 아내”라며 상상 속 연애를 주장했다고 전해진다.

사건 자체보다 더 그녀를 괴롭힌 건 언론의 추측성 기사와 대중의 오해였다.
이 일로 김성희는 마음에 큰 상처를 입고, 연예계 활동을 전면 중단하게 된다.
또다른 루머, 결국 모든 걸 내려놓다
그 후, 청담동에 의상실을 오픈하며 조용히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 했지만 이번엔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과의 허위 스캔들에 휘말린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사실 확인조차 없이 쏟아진 보도들.

김성희는 해당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재판에서 사과문 게재와 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그녀는 이 일로 완전히 지쳐버렸다.
“이제 정말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요.”
모든 활동을 정리하고 미국행을 택한다.
지금은 평범한 엄마, 평범한 주부

미국에서 김성희는 사업가 이승원 씨와 결혼, 아들 셋을 낳고 지금은 가정에 전념하는 평범한 주부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남편 뒷바라지하고...그냥 다른 주부들과 똑같이 살고 있어요.”

지금도 방송 섭외 요청이 종종 들어오지만 그녀는 모든 제안을 정중히 거절한다. 더 이상 스포트라이트가 아닌, 가정이라는 조용한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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