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영탁이 힘들 수 있으니까 잘 위로해주세요” 역시 세심한 꽃범호, 코치에게 부탁을 스카우트팀에 감사를[MD고척]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성)영탁이 힘들 수 있으니까 잘 위로해주세요.”
KIA 타이거즈 우완 성영탁(21)은 처음엔 멋 모르고 1군에 적응해 나가다가, 어느 순간 ‘1군 데뷔 무실점 기록’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결국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임지열에게 결정적인 좌중월 스리런포를 맞고 17⅓이닝으로 막을 내렸다.

그래도 성영탁은 10라운드의 기적이다. 올해 정식선수가 됐고, 5월 말에 1군에 올라와서 14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0.50이다. 18이닝 동안 10안타 6볼넷에 10탈삼진, 1실점이다. 피안타율 0.161에 WHIP 0.89. 초특급 셋업맨이다.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서는 9회말 끝내기 패배 위기서 볼카운트 도중에 마운드에 올랐다. 심지어 전임투수가 마무리 정해영이었다. 아직 필승조가 아닌데 공교롭게도 최근 2경기 연속 중요한 시점에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기록은 깨졌지만, KIA는 더 밝은 미래를 봤다. 그리고 이범호 감독은 확신했다. 가까운 미래에 성영탁에게 필승계투조 한 자리를 맡겨도 괜찮겠다는 것을. 심지어 25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투수코치에게 성영탁을 위로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세심하다.
이범호 감독은 “(전)상현이가 쉬는 날이라서 웬만하면 영탁이를 6회까지 안 올리려고 했는데 상황이 어렵다 보니까. 지금 영탁이가 구위도 좋아서 올렸는데”라면서 “본인에겐 솔로홈런이 되겠죠. 홈런 맞은 것은 전혀 문제가 안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아쉬운 건 그런 상황에 올리다 보니 기록이 무산이 됐다. 투수코치님들에게 ‘선수가 힘들 수 있으니 좀 잘 위로해주세요’라고 말씀 드렸다”라고 했다. 그래도 성영탁은 김인범(키움 히어로즈, 19⅔이닝), 조용준(은퇴, 18이닝)에 이어 3위로 이름을 남겼다.
이범호 감독은 “그래도 이런 것 때문에 성장하지 않겠어요. 앞으로 세울 기록도 많고, 영탁이가 잘 배우면서 우리 팀의 주축으로 성장하길 바란다. 야구라는 게 참 그렇다. 영탁이가 잘 던졌는데 임지열이 요즘 컨디션이 좋더라”고 했다.
성영탁의 필승조 배치가 빨라질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테스트는 다 됐고, 이제 평가를 해야 한다. 중요한 상황에 내보내는 선수로 빨리 성장하면 제일 좋으니까. 또 중요한 상황이 되면 영탁이를 과감하게 올리겠다”라고 했다.

이쯤 되면 왜 2024 드래프트 10라운드 선발인지 의심이 될 정도다. 구속이 140km대 초~중반이어서 그랬을까. 투심, 커터, 슬라이더, 커브까지. 커맨드가 상당히 우수하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어느 팀이든 10라운드에서 성장한 선수도 많다. 퓨처스에선 또 성적이 좀 안 좋았다. 이닝을 길게 끌어줄 선수가 필요해서 1군에 올렸는데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준다. 드래프트(성공)는 이제 순번 순이 아니다. 우리 스카우트 팀이 10번째로 이렇게 좋은 선수를 뽑아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