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물가 소폭 상승에 소비지출 주춤…스태그플레이션 우려 고조

조회 3272025. 3. 29.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소비자 지출은 시장 예상에 못 미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시하는 물가 지표는 전망치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미국의 소비심리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사진=미국 상무부

2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시장 전망치와 1월에 기록한 수치와 동일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8%를 기록했다. 1월 수치와 시장 전망치인 2.7%를 웃돌았다. 또 전월 대비로는 0.4% 올라서 지난해 1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월 PCE 가격지수에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던 만큼 향후 물가가 크게 반등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함께 공개된 2월 소비자지출은 0.4% 증가해 예상치인 0.5%에 못 미쳤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약 3분의2를 차지한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쳐서 시장에서 예상한 0.3%에 못 미쳤다.

이날 데이터 공개 이후 골드만삭스는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에서 0.6%로 하향조정했다. JP모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한 이후 올해 말 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2.8%에서 3.1%로 상향조정했다.

인플레이션인사이트의 오마이르 샤리프 회장은 “어떻게 해석하든 실제 소비 지출이 매우 약한 분기가 될 것이며 이는 팬데믹 기간 봉쇄로 인한 최악의 시기 이후 가장 약한 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경제 전략가는 “계속해서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해온 연준이 더 많이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공개된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특별히 뜨겁지 않았지만 관세 불확실성 때문에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가 빨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연말까지 금리를 총 1%p 인하한 이후 동결 상태로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슈나 구하 부회장은 “2월 PCE 보고서는 암울한 내용을 담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기업처럼 불확실성과 관세에 의한 가격 상승이 실직 소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근원 PCE가 관세로 인한 큰 영향이 반영되기 전에도 이미 전년 대비 2.8%를 기록했기 때문에 현재 금리인하에 대해 좋은 소식을 기대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의 대부분이 2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로 인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압박받을 것이며 이는 실질 소비 지출에 추가로 부담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소비심리는 예상보다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시간대학교는 3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58.0로 앞서 발표한 잠정치 대비 0.9포인트 추가 하향됐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10년 후의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4% 이상을 기록하며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크게 뛰어넘었다.

미시간대의 소비자심리지수를 총괄하는 조앤 후는 “장기 인플레 기대치는 3개월 연속 급격히 상승해서 팬데믹 이후 물가 폭등기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는 경제 정책의 빈번한 변화와 발전을 고려할 때 상당한 불확실성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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