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무명 시절이 꽤 길었어요.
연기를 하다가 바람이 불어서
조명대가 딱 쓰러진 적이 있었어요.
근데 그때 저 때문에 쓰러졌다고
쌍욕을 하시더라구요.
그때는 모든 NG의 근원 요소는 저였죠.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딱 세 가지였어요.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다시 하겠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때 제가 괜찮았던 건
제가 부족한 걸 알고 있었고,
열정이 넘치다 보니까
억울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무명 시절이 길었지만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건
재밌었기 때문이에요.

항상 엑스트라 촬영 마치고 돌아올 때
차편이 없어서 누구 차 얻어 타고
그러는 모습이
스스로 초라하게 느낄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오늘도 연기라는 걸
하고 간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어요.

제가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하게 된 건 2016년쯤이에요.
데뷔하고 15년 정도 지나서였는데,
그전까지는 단역 내내 욕받이였어요.
‘개’로 시작해서... 뭐 그랬죠.

하루하루 일이 없더라도
자신감은 떨어지지 않았던 것 같아요,
오늘 대한민국 연기 준비생 중에서는
내가 제일 열심히 산 것 같은
생각이 들면
기분이 참 좋아지더라고요.

<스토브 리그>, <연인> 등
지금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배우 남궁민.
그는 데뷔 후 무려 15년이나
무명 시절을 견뎠습니다.
촬영 현장에서는 NG만 나면
제일 먼저 욕을 듣는 사람이었고,
"저 사람은 욕 좀 먹어도 되는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했죠.

그는 무명 시절 동안 흔들려
괴로워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자신의 자리에서
다가올 기회를 준비하며
묵묵히 기다리고 나아가는 것을
선택하였습니다.
즉,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휘둘리기보다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 것이죠.
책 《일하는 사람을 위한 철학》에서는
조언합니다.
우리가 인생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단 두 가지입니다.

살다 보면 우리는 성공보다는
실패를 더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또 칭찬보다는 부정적인 피드백도
자주 받게 되죠.
그럴 때 누구나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 건
결국 승리하는 사람들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신경을 끄고
통제 가능한 부분에 집중합니다.

고대 로마 스토아 철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또한
바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결국 우리를 괴롭히는 것도,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도
우리 자신의 생각과 태도에서
비롯됩니다.
통제할 수 없는 에너지를 쏟기보다
나의 생각과 태도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사는데
꼭 필요한 자세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