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비용 절감에 실적 호조…배당금 50% 늘린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하고 배당금도 대폭 늘린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2년 회사에 복귀한 밥 아이거 최고경영자(CEO)가 단행한 비용 절감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호실적은 디즈니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와 더운 주목된다. 디즈니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6% 넘게 오르고 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 (사진=디즈니)

7일(현지시간) 디즈니는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와 비슷한 235억5000만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236억4000만달러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순이익은 1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22달러로 예상치인 0.99달러를 웃돌았다.

사업 별로 엔터테인먼트 부문 매출은 전통 케이블 TV와 콘텐츠 판매 및 라이선스 비용의 지속적인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9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디즈니+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포함된 소비자 직접판매(DTC) 사업 매출은 15% 증가한 55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디즈니의 대표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의 가입자는 130만명 줄었으나 회사는 요금제와 광고료 인상으로 이용자당 평균 매출이 증가했으며 자체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디즈니+, 훌루, ESPN+ 등 디즈니의 스트리밍 사업 손실은 2억16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0억5000만달러에서 크게 줄었다.

스포츠 부문인 ESPN 사업은 프로그래밍 및 제작 비용이 감소하고 ESPN+ 구독 수익과 구독자 수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4% 증가한 48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디즈니의 테마파크, 크루즈 등이 포함된 체험 사업 부문 매출은 7% 증가한 9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내 테마파크 방문자 수가 감소했지만 일부 테마파크에 고객들이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보였다. 또 디즈니의 크루즈 사업은 가격이 오르고 여행 일정이 길어지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디즈니는 2024회계연도 말까지 최소 75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거나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디즈니는 2024회계연도 EPS 전망치를 4.60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대비 최소 20%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디즈니는 6월에 지급되는 배당금을 주당 30센트에서 45센트로 50% 늘리고 9월 말 이전에 최대 3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즈니는 1억명 이상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한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인 에픽게임즈 지분 15억달러를 인수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해당 계약으로 디즈니는 포트나이트 내 마블, 스타워즈, 픽사, 아바타 등 디즈니 프랜차이즈 캐릭터와 스토리라인 라이선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디즈니는 이날 “영화 스튜디오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전하며 애니메이션 모아나의 후속편이 오는 11월에 개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2016년에 개봉한 모아나는 전 세계 극장에서 6억9700만달러의 매출을 거뒀다.

전날 디즈니는 ESPN이 경쟁사인 폭스사와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협력해 올해 말 새로운 스포츠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세 회사는 공동 법인을 설립해 지분은 3분의 1씩 나눠갖는다. 새로운 서비스는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풋볼리그(NFL) 등 미국 주요 프로 스포츠 경기와 FIFA 월드컵 경기 등을 중계한다. 또 각 사의 기존 채널과 스트리밍 서비스와도 연동된다. 구독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45~50달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디즈니가 특히 스트리밍과 스포츠 분야에서 강력한 모멘텀을 보여주는 분기별 실적 보고서로 여러 행동주의 투자자들을 포함한 비판가들에게 대응했다”고 분석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이끄는 트라이언 펀드는 디즈니 이사회 자리와 추가 비용 절감을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인 블랙웰스 캐피털도 디즈니의 이사회 자리를 노리고 있다.

아이거 CEO는 이날 <씨엔비씨(CNBC)>와의 인터뷰에서 “펠츠와 한동안 대화하지 않았다”며 “그와 대화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정규장에서 디즈니 주가는 0.15% 하락한 99.14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발표 후 장외거래에서 6% 넘게 급등하고 있다.

최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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