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재명 '기본사회' 연설에 "세상에 공짜 없어..정치 기본인 협치도 없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데 너무 이상적인 것을 많이 말씀하셨다. 그렇게만 되면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이 대표의 연설이 끝난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실적인 재원 대책 없이 너무 국가주의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있다”며 “(이 대표가) 제안한 특별위원회 중에 기후변화 및 탄소중립 특위, 저출생 인구 대책 특위는 논의해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제안한 4년 중임제 개헌과 관련해서는 “국회의장 산하 개헌자문특위를 구성한다고 하니 거기서 논의를 거치고, 그 다음에 내부적으로 개헌에 대한 의견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4년 중임제도 여러 가지 여건이 전제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이 되면 개헌에 관한 입장을 정리할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을 “외교 참사”라고 한 데 대해 “외교 참사라고 규정한 것부터가 잘못됐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외교 활동을 하는 외교부 장관에게 불신임 낙인을 찍는 것이 대한민국 국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말씀으로는 정부 혹은 여당 정책에 협조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은 외교부 장관 불신임 건의안이야말로 대한민국 국익을 해치는 자해 행위라는 점을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는 연설에서 ‘기본사회’를 외쳤지만, 국민을 설득하려는 정치의 ‘기본’인 협치도 없었다”며 “이재명식 포퓰리즘 ‘기본소득’이 대선, 지방선거를 돌고 돌아 또 다시 등장했다. 기본소득은 거대야당이 말만 외친다고 실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정부 주도 성장으로 지금 나라 곳간은 비어있고, 막대한 국가부채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과 같은 위험”이라며 “이 대표 말처럼 대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라면 사회적 합의가 전제돼야 하고 현실적인 재원 대책이 마련돼 있어야만 한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사회적 합의에는 관심이 없고 국민 갈등만 조장하고 있다”며 “민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을 초부자 감세로 호도하며 국민 갈라치기를 하고 있으며 있지도 않은 민영화 괴담은 때마다 언급하며 사회적 불안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번 대통령 순방에서 민주당은 대한민국의 국가대표인 대통령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사실을 왜곡해서 정치 공세로 일관했고 그 결과 한·미동맹 등 외교의 근간이 흔들리고 국익은 훼손됐다”며 “이렇게 민주당은 정쟁에 날을 세는데, 민생의 블랙홀이 될 이재명식 개헌에 대해 어떤 국민들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여야는 개헌을 논하기 전 노동·연금·교육 개혁이라는 직면한 과제부터 머리를 맞대야 한다”며 “민주당과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기본이 없는 정치 구호가 아니라 정치의 기본인 민생 살리기에 먼저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여당 중진의원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판 행렬에 가세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 대표 연설과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허상과 선동, 자기부정의 화법이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겠다는 선언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물론 이 대표 연설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도 있었다. 국회의 면책특권을 내려놓고 거짓선동을 할 수 없도록 하자는 외침”이라며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대표 역시 방탄을 위한 민주당 인질극을 그만두고 성실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비꼬았다. 조해진 의원은 “기본이 안 된 사람이 기본을 말하는 형용모순의 현장이었다”며 “이 대표 말에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민주당에 정략적 정치 공세와 대통령에 대한 비이성적 공격을 멈추게 하고 자신은 당당히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의원은 “현실은 눈 감은 채 이상만 말하는 것은 스스로 포퓰리스트라고 고백하는 것”이라며 “기본사회는커녕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도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이 대표의 연설 도중 국민의힘 다수 의원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연설 도중 “공산당을 만들려고 하느냐” “거기(민주당)나 잘 하세요”라고 외쳤다. 이 대표가 “(국회의원이)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거짓을 선동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연설한 대목에서는 여당 의석에서 조롱조의 박수가 쏟아졌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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