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불펌 쇼츠 쏟아지는데 왜 단속 안 될까
부업으로 부상한 콘텐츠 저작권 침해 숏폼 콘텐츠… '음원수익' 노려 돈 벌기도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 등의 저작권을 침해한 숏폼 영상이 크게 늘고 있다. 콘텐츠 저작권 침해 숏폼 영상을 통해 수익을 내는 온라인 부업이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유튜브에선 드라마, 예능, 영화 등 콘텐츠를 숏폼 영상으로 올리는 채널이 급증했다. 한 채널은 '흑백요리사', '솔로지옥',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 콘텐츠를 올렸다. 다른 채널들에선 '도깨비', '파친코', '폭군', '스토브리그' '지금우리학교는', '재벌집 막내아들', '더 인플루언서', '서울의 봄', '범죄도시3' 등 콘텐츠가 올라왔다.
이들 채널은 공통적으로 드라마, 예능, 영화 등을 무단으로 올린 숏폼 영상 중심이다. 최근 온라인 부업으로 블로그, AI자동화 영상뿐 아니라 저작권 위반 숏폼 영상도 각광받고 있다. 한 부업소개 전문 유튜브 채널에선 저작권 위반 숏폼 영상을 통해 월 10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홍보한다. 영상 편집 기술이 없더라도 간단한 컷 편집만 하거나 AI를 통해 자동으로 제작할 수 있어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 채널은 기존 인기 콘텐츠 가운데 적지 않은 분량을 숏폼 영상으로 만들어 주요 내용까지 올리고 있다. 한 채널에선 '흑백요리사' 영상만 97건을 올렸다. 영상당 분량은 1분 가량으로 총 100분에 가까운 분량을 무단으로 배포한 셈이다. 이 외에도 '솔로지옥3' 75건,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29건을 만든 채널도 있다. 영화 '서울의봄'을 올린 채널은 영화 한 편에 총 14건의 숏폼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인기를 끄는 콘텐츠로 숏폼 영상을 만들어 올리다 보니 주목도가 높은 경우가 많았다. '흑백요리사' 숏폼의 경우 건당 200만~300만 조회수를 넘는 경우도 있다. 한 채널은 총 208개의 영상이 올라와 있었는데 누적조회수는 2500만 회에 달했다. 영상당 평균 1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한 것이다. 다른 채널은 439개의 콘텐츠를 올려 누적조회수 1억8000만 회를 기록했다. 평균 조회수는 40만 회가 넘는다.
이들 채널은 영상 조회수 외에도 여러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영상 조회수 수익 외에도 댓글이나 커뮤니티란에 광고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링크를 넣거나 음원을 통해 수익을 내는 등의 방식이 있다.
불법 숏폼 영상을 보면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배경음악이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음원 수익과 관련이 있다. 유튜브가 '챌린지 영상' 등 활성화를 위해 숏폼 콘텐츠의 음원 저작권료를 대신 지불하는 정책을 도입하면서 새롭게 만들어진 수익 유형이다.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음원유통을 담당하는 업체에 가입해 활동하며 영상에 해당 음원을 삽입해 조회수가 올라가는 만큼 수익을 배분 받는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 업체는 조회수당 0.2~0.4원 정도를 지불한다.
유튜브 등 플랫폼은 저작권 위반이 반복된 채널에 계정 삭제 등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채널이 삭제되면 다시 계정을 만들어 치고 빠지기 식으로 활동할 경우 근절이 어려운 상황이다.
저작권자 입장에서도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고민이 있다. 한 OTT업계 관계자는 “원본 영상을 그대로 올리는 것과는 차이가 있고, 숏폼을 통해 콘텐츠 홍보 수단이 되는 측면이 있어 누누TV(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처럼 강하게 대응하기는 조금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무분별하게 허용하다 보면 결국엔 콘텐츠 산업이 위축되는 문제는 분명히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에서 다른 콘텐츠를 무단 인용·편집한 콘텐츠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건수는 5년 간 52건에 그쳤다. 플랫폼별로 보면 유튜브 4건, 인스타그램 2건, 틱톡 46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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