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의 열기는 사람뿐 아니라 두꺼운 털을 두른 강아지에게도 견디기 힘든 고통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주인들은 뜨거운 태양을 피해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저녁 시간에 산책을 나가곤 합니다.

그런데 여기, 세상에서 가장 고집 센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가 있습니다. 이 녀석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꼭 낮 열두 시에 산책을 나가야 한다며 간절한 눈빛으로 주인을 바라봅니다.

주인이 아무리 맛있는 간식으로 달래 보거나 부드럽게 타일러도, 강아지는 현관문 앞을 굳건히 지킵니다.

결국 주인은 강아지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열어주기로 합니다. ‘백 번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한 번 겪어보는 게 낫겠지’라는 생각에서였죠.

문이 열리는 순간, 강아지는 신난다는 듯 꼬리를 힘차게 흔들며 밖으로 뛰어나갑니다. 하지만 그 당당함도 잠시뿐이었습니다.

뜨겁게 달아오른 아스팔트에 네 발이 닿는 순간, 강아지는 마치 멈춤 버튼을 누른 것처럼 제자리에 얼어붙어버립니다. 세상의 쓴맛을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죠.

다음 장면에 주인은 웃음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아지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바닥에 떨어진 목줄을 입으로 덥석 물더니,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집 쪽으로 돌아서 뚜벅뚜벅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방금 전의 씩씩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인생의 허무함을 깨달은 듯한 뒷모습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온 강아지는 그날 이후 낮에 산책을 나가자고 고집 피우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