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30% 녹았다"…급등한 중국 ETF, 돈 몰리자 나온 '경고'
중국 증시가 단 기간내 30% 넘게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수 십억 달러를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에 쏟아붓는 가운데,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증시는 급반락에 취약할 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시기를 잘못 선택한 투자자들이 많은 손실을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상장지수펀드(ETF)는 가끔씩 급등하며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창출하지만 장기적인 성과를 보면 미국 ETF 중 가장 큰 손실을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중국 ETF는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플래그십 펀드인 'ARK 이노베이션 ETF'(ARKK)에 이어 미국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가장 많이 날려먹은 펀드다.
스트라테가스의 ETF 전략가 토드 손은 "중국 ETF는 투자 수단이 아니라 거래 수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투자하면서 (상승) 흐름을 쫓고 싶다면 역사적으로 중국은 가장 변동성이 큰 주식 시장 중 하나이며 많은 이익을 다시 뱉어낸 역사가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WEB은 미국의 415개 대형 ETF 중 ARKK에 이어 손실규모 2위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500 ETF 트러스트'(SPY)는 1590억달러가 순유입됐으며 보유자산 가치가 5930억달러로 3배 이상으로 커졌다.
KWEB뿐 아니라 중국 증시에 투자하는 4대 ETF 중 3개의 보유자산 가치가 순유입금액에 못 미쳤다. '아이셰어즈 MSCI 차이나'(MCHI)도 83억달러가 순유입됐으나 보유자산 가치는 66억달러로 17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ETF 중 최대 규모인 '아이셰어즈 차이나 대형주 ETF'(FXI)는 지난 20년 동안 107억달러가 순유입됐으나 현재 자산 가치는 109억달러로 가까스로 손실을 면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ETF의 누적 순유입금액과 자산 간 격차는 대부분 투자시기, 즉 타이밍 영향이라고 전했다. 중국 펀드가 급등락을 보였으며 잘못된 타이밍, 즉 급등시에 투자자들이 투자하도록 유혹해서 손실이 발생한 경우가 많았다는 내용이다.
KWEB 유입 자금의 대부분은 중국 경제가 2020년 발생한 코로나 팬데믹에서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으로 중국 증시가 급등했던 2021년 초에 유입됐다. 그 후 부동산 침체와 시진핑 주석의 인터넷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로 중국 증시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투자자들은 'Buy The dip'(저가매수)에 나서며 무려 74억달러를 쏟아부었으나 KWEB은 그해 52% 급락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ETF에 투자한 대중이 코로나19 봉쇄기간 테슬라 같은 인기 종목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명성을 얻은 '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ETF에 투자한 투자자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캐시 우드의 주력 펀드인 ARKK는 2021년 46억달러가 유입됐으나 이후 최고점 대비 약 70% 폭락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직면한 역풍을 헤쳐 나가야 하는 중대한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중국 증시 랠리는 이미 상승동력이 약화되는 분위기다. 랠리 지속 여부는 중국 정부가 더 많은 재정 부양 패키지를 내놓을 의지가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해, 리먼 브라더스와 씨티그룹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월스트리트의 트레이더 도넬리는 "중국 정부가 경제를 살리고 증시 랠리를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지는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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