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업무개시 명령에도 효과 미비’…‘강대강 대치’ 장기화 우려(종합)
노조원 막무가내식 불법행위에 경찰 강력 대응
(전국=뉴스1) 이윤희 기자 =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총파업) 7일째를 맞은 30일 정부와 화물연대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시멘트업종을 대상으로 사상 첫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지만 이마저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멘트 운송 차질이 계속되면서 시멘트업계 누적 피해액만 8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멘트 전체 출하량은 2만1000톤으로 성수기 하루 20만톤의 10.5% 수준에 그쳐 피해액을 179억원으로 추산했다. 파업 첫날인 지난 24일부터 6일째(29일)까지 누적 피해액은 821억원이다.
파업 참여 노조원들이 정상 운행하던 화물차에 쇠구슬과 계란을 던지며 시위 양상도 과격해지고 있다.
경찰은 수사·형사 경찰력 1559명과 전국 41개 경찰서 경비 경찰력 63중대를 동원해 노조원들의 불법행위 대응에 나섰고, 전날까지 노조원 불법행위 9건을 적발해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부산에선 화물연대 노조원 3명이 운행 중인 화물차량 전면유리에 라이터를 던져 운송업무를 방해하고 체포에 나선 경찰관에게 물병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에게는 운송방해와 공무집행 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상황이 이렇자, 경찰은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응해 야간시간대 비조합원 차량의 원활한 물류 수송을 위해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암행·교통순찰차를 동원해 정상 운행하는 화물차량을 앞뒤에서 보호하며 목적지까지 안내하고 있다. 전날에는 창원 진해구 등지에서 호위를 요청한 화물차량 7대가 5.5~8.2㎞ 구간을 안전하게 이동하도록 도왔다.
경찰은 불법행위에 엄정 대응하는 한편 물류수송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경찰력을 집중해 총력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업무복귀자와 비조합원을 상대로 보복성 행위에 대해 엄정대응하는 등 불법행위에 선제대응하겠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도 화물연대 총파업 조기수습을 위한 2차 노정대화를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다. 국토부 국장급인 구헌상 물류정책관, 김태영 화물연대 수석부위원장과 양측 실무진이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1차 대화 이후 이틀 만으로, 전날 정부가 시멘트분야 운송사업자·종사자에 대한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화물자동차법)상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초강수를 두며 노정 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후속 대화가 이뤄지는 만큼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국토부는 이 자리에서 안전운임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화물연대 조합원들에게 업무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앞서 기존 안전운임제 3년 연장 및 적용품목 확대 불가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영구화) 및 전 품목 적용 확대를 요구해 왔다.
양측이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날 대화도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 온 정부는 2차 대화를 하루 앞둔 전날 국무회의에 시멘트분야 운송사업자·종사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상정하고 이를 의결했다. 국토부는 당일 오후 전국 201개 운송사업자(업체)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으며, 종사자에 대한 송달절차에 돌입했다.
운송사업자·종사자가 명령서를 송달받은 순간부터 명령이 발동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미이행 시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 사업 허가 정지 및 취소도 가능하다.
강경한 발언도 이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 임기 중에 노사 법치주의를 확고하게 세울 것이며 불법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매번 어정쩡하게 타협하고, 초법적 행태를 그때그때 무마하기 위해 임했기 때문에 이 지경까지 왔다"며 "반드시 현장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는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으로 퇴로가 막힌 화물연대가 더욱 강경한 투쟁노선을 선택할 경우 총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산업별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이날 서울지하철 노조에 이어 12월2일 철도노조가 총파업에 연달아 돌입하면서 노정 대화를 통해 사태 악화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과거 극심한 갈등 속에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넘은) 총집결을 해 고속도로나 톨게이트가 마비된 상황이 있었다"며 "수십톤에 달하는 화물차를 경찰력으로 막는 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업무개시명령은 화물연대와 후속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파업들에 대해 강경대응을 하겠다는 정부 기조의 상징으로, 실효성을 놓고는 여러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노동자들과 산업 모두 상당한 피해를 입기 전에 최대한 빨리 타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토부가 노정대화에서 처벌수위를 놓고 조속한 업무복귀를 촉구할 가능성도 있다. 원 장관은 앞서 기자들과 만나 "(업무개시명령의 취지는) 복귀가 목적"이라며 "정상적으로 내일 바로 복귀하는 분들과 집단에 할 수 없이 휩쓸리는 분들, (총파업을) 주도하는 분들과 다 나눠서 다룰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ly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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