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세계자연기금(WWF)이 발표한 '플라스틱의 인체 섭취 분석 보고서(No Plastic in Nature: Diet Plastic)'에 나와 있는 연구에 따르면 현대인은 일주일 동안 신용카드 한 장 분량(약 5g)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기, 물, 그리고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속에 보이지 않는 플라스틱 가루들이 침투해 있는 것이죠.
미세플라스틱은 몸속에 들어오면 염증을 일으키고 면역 체계를 교란하며, 심한 경우 혈관을 타고 장기 구석구석에 박혀 배출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건강을 위해 혹은 편리함을 위해 생각 없이 먹었던 '의외의 미세플라스틱 주범' 4가지를 알려드립니다.

편리하게 즐기는 '티백(Tea Bag)'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려고 담가둔 티백, 혹시 종이인 줄 아셨나요? 시중에 유통되는 상당수의 고급 티백은 잘 찢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폴리프로필렌'이나 '나일론' 같은 플라스틱 성분으로 코팅되어 있습니다. 뜨거운 물에 티백 하나를 넣고 우릴 때, 무려 116억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31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배출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차를 마실 때는 티백 대신 찻잎을 직접 우려 마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건강 위해 챙겨 먹는 '천일염(소금)'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드는 천일염은 안타깝게도 미세플라스틱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전 세계 소금 브랜드의 90% 이상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 들어간 플라스틱 쓰레기가 잘게 부서져 소금과 섞이기 때문이죠. 소금을 구입할 때는 미세플라스틱 여과 공정을 거친 제품을 선택하거나, 가공 소금보다는 불순물을 제거한 소금을 사용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편리함의 역습 '종이컵과 생수병'
종이컵은 이름만 '종이'일 뿐, 액체가 새지 않도록 안쪽이 폴리에틸렌(PE)으로 코팅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뜨거운 커피나 차를 담으면 코팅막이 녹아 나오며 수많은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음료에 섞입니다. 생수병 역시 유통 과정에서 햇빛을 받거나 마찰이 생기면 병 자체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떨어져 나옵니다. 텀블러나 유리컵 사용을 생활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도마 위에서 썰린 '식재료'
음식 자체가 아니라 '조리 도구'가 원인인 경우도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플라스틱 도마 위에서 칼질할 때마다 도마의 미세한 입자가 식재료에 묻어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플라스틱 도마를 사용할 경우 일 년에 수천 밀리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나무 도마나 스테인리스, 유리 도마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을 100% 피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조금만 신경 쓰면 섭취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기에 우리 몸속에 차곡차곡 쌓여 먼 훗날 큰 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실천 방법은 '뜨거운 것과 플라스틱의 만남을 피하는 것'입니다. 종이컵 대신 머그컵, 티백 대신 찻잎,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 용기를 사용하는 작은 습관이 당신의 세포와 혈관을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지켜줄 것입니다. 오늘부터 내 주방의 플라스틱을 하나씩 줄여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