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진료 안 봐요"…추석 연휴에도 응급실 전전하는 환자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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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원은 소아진료가 불가능했고, 또 다른 병원은 당일 현장접수를 받지 않았다.
김씨의 아들 A씨는 "응급실에서 중증환자만 받는다고, 어머니는 경증환자라서 일반 개인병원, 전문병원이 더 잘 봐줄 수 있다고 안내받아서 그 병원으로 가는 것"이라며 "우리는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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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진료 안 보고…대기시간은 길어"
"화상 입은 경증환자라 다른 병원으로"
"뺑뺑이 우려…구급차 대신 자차 이용"
[서울=뉴시스]우지은 오정우 기자 = #. 윤모(43)씨는 병원 3곳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한 병원은 소아진료가 불가능했고, 또 다른 병원은 당일 현장접수를 받지 않았다. 나머지 한 곳은 환자가 많아 엑스레이(X-ray) 검사를 계속 대기해야 했다. 아이를 차에 태우고 병원들을 전전하는 동안 윤씨는 화가 났다. 그는 "누구든 아프면 안 되는 상황이 온 게 짜증 난다"고 말했다.
추석을 하루 앞둔 16일 뉴시스 취재진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서울 성북구 고려대안암병원,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응급실을 차례로 살폈다.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 돌아다니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겪은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목이 아픈 세 살 아이의 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윤씨도 세 번의 헛걸음을 한 상태였다. 동네 병원은 예약 환자만 받았고, 일반 정형외과 응급실은 환자가 많았다. 고려대안암병원을 찾았지만, 소아진료를 보지 않는다며 서울대병원을 소개했다고 윤씨는 전했다.
화상을 입어 병원을 찾았지만 경증환자라는 이유로 발걸음을 돌리는 환자도 있었다.
아들과 함께 고려대안암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찾은 김모(97)씨는 "냄비에 물을 끓이다가 손에 쏟아 화상을 입었다"며 "바로 약을 바르고 응급실에 왔는데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씨의 아들 A씨는 "응급실에서 중증환자만 받는다고, 어머니는 경증환자라서 일반 개인병원, 전문병원이 더 잘 봐줄 수 있다고 안내받아서 그 병원으로 가는 것"이라며 "우리는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 없다"고 말했다.
이날 병원을 찾은 이들 중 일부는 구급차를 이용하지 않고, 직접 운전하거나 택시를 타고 응급실을 찾았다. 병원이 거절할 경우 응급실에 닿지 못하고 구급차를 타고 뺑뺑이를 도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경기 양평에 거주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김광호(48)씨는 "119를 부르면 양평 관할 밖으로 안 나가고 가까운 병원에 갔다가 응급실 뺑뺑이를 겪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평소 심장질환을 앓던 아버지가 입원하고 외래진료를 받던 서울대병원으로 직접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환자 보호자 B(70대)씨도 직접 차를 몰고 왔다. 그는 "추석 연휴라 차가 막히고 응급실 뺑뺑이도 있을 거 같아서 자차를 타고 왔다. 천호동에서 30분 걸렸다"고 했다.
아버지가 순천향대병원 신경외과에서 신장 투석을 받는다는 한 보호자 C씨는 "아버지가 지난 7월13일에 신장이 아파서 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서울 5곳 대형병원을 돌아다녔는데 다 거절당했다"며 "결국 요양병원에 갔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응급 의료 대란은 당해본 사람만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공의(일반의) 공백에 이어 전문의(교수)마저 감소해 응급실의 환자 수용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지난 9~10일 전공의가 근무했던 수련병원(대학병원) 53곳을 대상으로 응급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급실 근무 의사 수는 922명에서 534명으로 388명(42.1%) 감소했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1인 근무, 배후 진료 약화 등을 감안하면 실제 응급실의 진료 역량은 지난해보다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문의마저 감소한 병원은 29곳(54.7%)에 달했다. 전공의는 384명에서 33명으로 91.4% 급감했다. 특히 병원 21곳(39.6%)은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수가 지난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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