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PC·서버 제조업체 델, 생성형 AI 서버 주문 증가에 주가 폭등

미국 개인용 컴퓨터(PC) 및 서버 제조업체인 델 테크놀리지가 시장 인공지능(AI)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밝히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공개하자 주가가 약 32% 폭등해 최고가를 경했다. 이는 델이 지난 2018년 주식시장에 복귀한 후 최고의 상승률이다.

제프 클라크 델 COO. (사진=델)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델 주가는 31.62% 오른 124.59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8년 7월 델이 주식시장에 재상장한 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전날 델은 장 마감 후 실적 발표에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분기 델 매출은 22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월가 예상치인 221억6000만달러를 상회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2.20달러로 이 또한 애널리스트들 예상치인 1.73달러를 웃돌았다. 순이익은 11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9% 급증했다.

제프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COO)이자 부회장은 성명을 통해 “강력한 AI에 최적화된 서버에 대한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고 주문은 전 분기 대비 약 40% 증가하고 수주잔고가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델이 “이제 막 앞에 놓인 AI 기회를 접하기 시작했다”며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로 고객들이 성능, 비용 및 보안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생성형 AI 솔루션 구축을 지원할 수 있는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델은 AI 서버에 대한 수요가 강력하다며 배당금을 1.78달러로 20% 인상했다. 이본 맥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2025 회계연도에 대해 낙관적이며 연간 배당금을 20% 늘리는 것은 사업과 강력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신감의 증거”라고 밝혔다.

또 올해 1분기 매출이 210억~22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시낭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이다.

델은 200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PC 시장 포화로 하락세를 탔다. 이에 따라 델은 2013년 10월에 상장 폐지하고 비공개 기업으로 전환한 후 스토리지 기업인 EMC를 인수해 서버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그리고 2018년에 주식시장에 복귀했다. 재상장 당시 델 시가총액은 약 160억달러였는데 현재는 약 880억달러에 달한다.

앞서 델 주가는 지난해 9월 1일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한 후에도 21% 급등한 바 있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델을 탑픽(최선호주)으로 선정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100달러에서 128달러로 올렸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AI 서버에 대한 델의 논평이 모든 관심을 독차지했다”며 “AI 서버 주문, 수주잔고, 파이프라인과 CSP/엔터프라이즈 고객 기반 확대의 강점이 델의 AI 이야기가 초기 단계에 있고 모멘텀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는 델이 AI에서 갖는 우위와 배당금 확대를 이유로 목표주가를 140달러로 상향조정하고 ‘비중확대’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씨티는 목표주가를 125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을 ‘매수’에 유지했다.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