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Inside The Park] 컴투스 홍지웅 제작총괄

조회수 2024. 3. 1. 12: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왠지 허전한 저녁 6시 반. 평소 같았으면 TV를 켜거나 야구장에 앉아 야구를 보고 있을 시각이지만, 개막이 채 오지 않은 지금은 그 루틴이 깨진 지 오래다. 시즌이 시작되면 늘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을 걸 알면서도 막상 야구가 없으면 공허한 느낌이 든다는 게 아이러니한 일. 그렇기에 야구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야구를 대체할 것을 찾곤 한다. 그중에서도 많은 이가 선택하는 콘텐츠가 있으니, 그건 바로 야구 게임! 놀랍게도 이들은 현실이 아닌 게임에서조차도 야구에 진심이 되곤 한다는 것이다. 야구를 온전히 대체할 수 있는 건 야구밖에 없다곤 하지만,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대체 그깟 공놀이가 뭐길래, 야구는 게임 속에서까지 계속되는 걸까.

Photographer Inbi Na Editor Mingyu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독자분들에게 인사하면서 인터뷰 시작해볼까요? (1월 15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컴투스에서 22년째 재직 중인 홍지웅 제작총괄이라고 합니다. 2006년부터 컴투스 프로야구(이하 컴프야) 넘버링 시리즈(게임 이름 뒤에 출시 연도 혹은 버전 숫자를 붙이는 시리즈) 제작에 참여했는데, 이렇게 나오게 돼서 반갑습니다.

정확히 어떤 업무를 맡고 있는지 소개 부탁합니다.
게임 기획자로 시작해 PD를 거쳐, 본부장, 제작총괄까지 차근차근 올라왔습니다. ‘컴프야2012’까지는 메인기획에 참여했는데, 지금은 후방에서 각 스튜디오의 프로젝트 관리를 맡고 있어요. 또 신작에 대한 준비와 팀 셋업 등을 포함해서 컴투스가 가진 야구 게임의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확장할지 전략을 세우는 포지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저희가 ‘컴프야2024’를 비롯해 ‘컴프야V24’, ‘MLB 9이닝스 24(이하 9이닝스)’, ’MLB 라이벌‘까지 총 네 개의 게임을 Live 운영 중인데, 그 모두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시즌에 따라 일과가 달라질 것 같은데, 시즌과 비시즌을 비교하면 어떤가요?
야구 게임을 만드는 회사들이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저희도 프로야구가 개막하는 3월 말에서 4월 초가 가장 바쁘고, 11월에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조금 여유가 생겨요. 그렇다고 해서 비시즌에 한가롭지도 않아요. 곧바로 다음 시즌 전까지 새 콘텐츠를 준비해야 하니까요. 개막 전까지 게임 중에 재생되는 해설진들의 음성도 녹음해두고, 신인 선수들을 포함해 내년에 1군으로 올라올 것 같은 선수들도 게임상에 업데이트를 미리 해둬야 합니다.

#주머니 속 야구

현재 직업을 선택한 계기가 뭐였나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서 원래는 게임 웹진 기자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당시 컴투스가 서비스하던 ‘비디오게임정보’라는 웹진에서 아르바이트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죠. 처음엔 웹사이트 관리와 피처폰 게임 QA로 일을 시작했는데, 2006년부터 기획자로 직무를 옮기게 됐어요. 그때 처음 맡은 프로젝트가 컴프야 후속작 개발이었고, 그걸 계기로 자연스럽게 야구 게임 산업에 발을 들여놨습니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넘버링 시리즈가 시작됐죠. 당시 제작이 결정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컴프야의 실질적인 개발은 2005년부터였어요. 근데 담당 PD님이 갑자기 퇴사하면서 저랑 개발자, 디자이너까지 세 명이 프로젝트를 맡아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그래서 고생을 많이 했죠. 인원도 적고 개발 기간도 충분하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2008년 초에 게임을 출시했는데, 당시 반향이 그리 크지 않았어요. 한창 ‘게임빌 프로야구’가 워낙 대세였던 시기라… 회사에서도 게임빌 프로야구 같은 게임을 만들어야 하지 않냐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게임빌은 ‘나만의 리그’라는 시스템 속에서 선수 하나를 키우는 데 목적이 있다면, 저희는 팀 자체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그래서 고집을 부린 부분도 있었죠.

이미 대세인 게임이 있었던 터라 차별화된 전략을 밀고 가기 쉽지 않았을 텐데요.
모든 게임이 비슷하게 따라갈 순 없다고 판단했어요. 추구하는 바도 달랐고요. 컴프야는 팀을 키우는 걸 목표로 하는 게임이라, 게임빌이 추구한 방식과는 반대로 가보자는 선택을 내렸어요. 이를테면 감독을 수집한다든지, 게임 내에 도전 과제가 있어서 안타나 홈런을 칠 때마다 보상을 얻는 방식이었죠.

어려움을 극복하고 점차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죠. 반전을 만들 수 있었던 계기는 뭐였다고 보나요?
피처폰 시기엔 게임을 출시하면 초반 한두 달로 결판이 났어요. 유저들이 네이트 버튼을 누르면, 접속하는 순간부터 요금이 발생하는 구조였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사이트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확 띄어야만 했어요. 순위가 아래쪽에 있으면 노출될 가능성도 확 내려갔고요. 그래서 2008년 시리즈를 출시하자마자 곧바로 2009년 버전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신작을 만들어서 그다음 3월에 맞춰 출시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거든요. 그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으로 경기를 자동진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도입하고, 피처폰 최초로 선수 로스터를 서버에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어요. 거기다 시리즈 처음으로 ‘선수카드’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수집형 RPG적인 요소가 도입되다 보니 인기가 늘지 않았나 싶어요.

모든 모바일 게임이 그랬듯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컴프야도 변화를 겪었죠. 게임 화면이 세로에서 가로로 바뀌기도 했는데, 개발팀에선 어떤 부분에 집중했나요?
시간이 지날수록 피처폰에서도 가로본능, Gpang, GXG 등 가로 화면을 지원하는 기기가 나왔어요. 당시 120x160픽셀부터 240x320픽셀까지 절대좌표값을 갖는 화면비에 대응하던 시절이었는데, 그걸 가로로 돌리려니까 쉽지 않더라고요. 기존에 안 보이는 영역까지 구현해야 하니까요. 다행히 그때 가로 화면과 세로 화면을 동시에 지원하는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한 터라, 그걸 이용해서 안드로이드용 버전의 게임을 피처폰으로 포팅(컴퓨터 과학에서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을 초기 설계가 다른 컴퓨팅 환경에서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하는 방식으로 대처했어요. 거기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됐을 때만 해도 3.5인치에 320x480픽셀밖에 안 됐을 때라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었어요. 지금이니까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지, 그땐 진짜 힘들었습니다. (웃음)

2008년 이후 매년 출시를 거듭하다가 2014년에 공백기가 있었어요.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2015년 시리즈를 출시했는데, 그 공백기를 어떻게 보냈나요?
그때가 팀원이 15명 정도였어요. 말씀드린 것처럼 안드로이드 폰이 조금씩 떠오르던 시기라, 회사에서도 결정이 필요했어요. 남아있는 피처폰 유저를 포기하고 스마트폰에 전념할지, 아니면 피처폰과 안드로이드를 함께 대응할 건지 선택의 기로에 선 거죠. 저희는 후자를 선택했고, ‘컴프야 2012’를 피처폰과 안드로이드 버전을 모두 출시했어요. 근데 출시하고 보니까 피처폰 버전은 거의 매출이 안 나온 거예요. 피처폰 시장이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거죠. 그때 저희도 완전히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3D 게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있었고 상용 게임엔진을 다루는 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죠. 당장 타구 하나를 구현할 때도 3D에선 3차원 좌표계로 변환도 해야 하고, 움직임에 물리를 넣어야 하니까요. 완전히 새로운 걸 하다 보니 다들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3년 동안 개발해서 출시한 게 ‘컴프야 2015’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모바일 야구 게임이 있었지만, 여전히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금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컴프야의 매력이 뭐라고 보나요?
꾸준히 야구팬들과 동행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기술적인 요소도 중요하지만, 스포츠 게임은 일단 즐길 콘텐츠가 많아야 하고, 끊기지 않고 매년 이어져야 해요. 저희가 후속작을 내면서 매년 라이브 업데이트를 계속하는 것도 그 이유고요. 유저분들이 자신의 팀과 함께 성장하면서 저희 게임을 사랑해주신 덕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작년부터 ‘컴프야 V 시리즈’도 나오고 있죠. 기존 ‘컴프야’ 시리즈를 유지하면서 별도의 버전을 고안한 계기는 뭐였나요?
기존 시리즈에서 구조상의 아쉬움이 있었어요. 노하우가 쌓이면서 고도화된 기술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늘었는데, 기존의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이를테면 예전엔 선수들의 그림자를 표현할 때 그냥 발밑에 동그랗게 까만색으로만 그리곤 했거든요. 개발팀 내에서도 신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요. 그래서 2019년부터 2년 정도 별도의 스튜디오를 꾸려서 엔진의 고도화를 위한 기술을 마련하기 시작했어요. 그 과정에서 물리학에 관련된 논문도 다수 참고하며, 공의 회전이나 공이 맞는 순간의 임팩트에 따른 타구의 물리 요소도 완벽하게 구현하고 타구의 반발계수와 리플레이 연출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재작년 ‘컴프야V’ 시리즈 출시 당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가 있었죠. 바로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사라진 ‘세로 버전 컴프야’가 돌아왔다는 거였어요.
2018년에 워싱턴으로 MLB 올스타전을 보러 갔는데, 그때 미국 법인장님이 전철을 한번 타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워싱턴도 가보고 뉴욕 지하철을 타봤는데, 북미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전철에서 핸드폰을 잘 안 볼 뿐 아니라, 보더라도 절대 가로로 보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생각해보니 저만해도 어느 순간부터 핸드폰을 세로로 잡는 게 편하다고 느끼고 있었고요. 게다가 세로 화면을 쓴다면 그려지는 시야는 좁아지긴 해도 선수들을 더 클로즈업할 수 있잖아요. 저희가KBO리그 선수들의 3D 헤드 스캔을 400여 명 완료한 상황이라 이 방법이 컴프야의 강점을 더 살릴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기술적인 고도화를 바탕으로 세로와 가로를 동시에 지원하는 게 가능하기도 했고요.

V 시리즈의 첫 광고는 고(故) 최동원의 투구 장면을 재현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출시하면서 “세상에 없던 새로운 야구”라는 키워드를 잡았는데, 당시 최동원 전 감독님의 유가족을 후원하면서 최동원 기념사업회와 얘기가 오고 갔어요. 생각해보면 한국 야구에 레전드가 많지만, 최동원이라는 인물은 그중에서도 특별한 아이콘이잖아요. 그래서 “세상에 없던 야구”라는 키워드에 맞게 한번 메타휴먼 기술로 최동원 선수의 목소리와 얼굴, 투구폼을 재현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컴프야만큼이나 ‘MLB 9이닝스’도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근데 과거 개발 일지를 보니까 컴프야가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기획된 거였더라고요.
보통 게임을 만들 때, 후속작을 위해서 개발 시스템을 뒤쪽에 집중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야구는 국가마다 규칙이 살짝 다르긴 해도 한, 미, 일, 대만 모두 대동소이하게 운영되잖아요. 경기장 규격도 정해져 있고요. 그래서 KBO 버전을 바탕으로 MLB 버전으로 작업에 들어간 거예요. 그렇게 2009년부터 KBO리그 버전을 만들고 곧바로 ‘9이닝스’를 제작하는 시스템이 구축된 겁니다.

KBO리그도 비슷하긴 하지만, MLB는 라이선스 문제가 민감한 리그 중 하나죠. 그 라이선스를 따낼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사실 라이선스를 따내는 것보다도 유지하는 데 상당한 품이 들어가요. 국내도 마찬가지지만, MLB는 라이선스 사용에 굉장히 민감하거든요. 게임 내에 들어갈 스폰서 로고나 유니폼 디자인까지 기획 단계에서 확인받는 과정도 길고요. 그리고 시즌 중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빌드 업데이트, 2주에 한 번씩 로스터 업데이트를 하는 시스템 특성상 MLB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고요. 이런 과정을 통해 진짜 MLB 야구를 즐기는 것 같은 재미를 제공하고 있죠.

MLB는 규모도 크지만, 워낙 개성이 강한 스타일의 선수가 많잖아요. 이런 선수들의 동작을 구현하는 과정은 어떤가요?
같이 일하는 PD님들을 비롯한 많은 팀원이 10년 가까이 함께한 사람들이라 손발이 잘 맞아요. 그 덕에 ‘컴프야V24’와 ‘9이닝스 라이벌’은 기존 시리즈보다 선수들의 동작을 훨씬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고요. 특히 뉴욕 양키스 투수 중에 네스토르 코르테스 주니어라고 있는데, 그 선수는 워낙 투구 동작을 종잡을 수 없는데, 저희 게임에선 그 동작들을 모두 구현할 정도로 시스템을 잘 구축한 상태입니다. 특히 모션 캡처 액팅을 담당하는 분 중에 프로 야구선수 출신이 있어요. 그분과도 어느새 3년째 함께 하면서 사실적인 동작을 구현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다른 게임에선 잘 신경 쓰지 않는 1, 3루 주루코치에 대한 부분도 그려내고 있고요.

과거 야구 게임을 열심히 하는 선수들도 있곤 했는데, 최근에도 재밌게 하고 있다고 한 선수는 없었나요?
예전에 박병호 선수가 굉장히 열심히 하시곤 했죠. 그리고 저희가 구단 홍보팀이나 마케팅팀을 통해 구단 유튜브와 제휴한 영상을 올려요. 그 영상을 보면 선수들이 앉아서 실시간 대전이나 홈런더비를 하기도 하고요. 그밖에도 선수들이 개인적으로도 자주 플레이하시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올해 이정후, 고우석이 MLB로 진출하면서 또 다른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탄생했죠. 과거 해외파 선수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는데,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감회가 새롭겠어요.
마냥 좋죠. 전 어릴 때 박찬호 선수를 보고 자란 세대여서 MLB가 한창 ITV로 중계될 때 챙겨봤거든요. 박찬호나 김병현 같은 과거 선수들부터 최근엔 이정후나 고우석 선수까지, 이런 선수들을 게임 내에 소개할 수 있다는 게 즐거워요. 특히 이정후, 고우석 선수는 이미 국내에서 헤드 스캔을 진행한 선수들이라 그 데이터를 그대로 MLB 버전에 쓰면 되잖아요. 그래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높은 구현도를 보여드릴 수 있겠죠. 그리고 무엇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늘어나면 한국 매출에 도움이 되겠죠? (웃음)

서비스하는 국가에 따라 모델을 다 다르게 정한다고 들었어요.
그럼요. 각 국가를 대표하는 메이저리거를 쓰는 것이 효과가 있거든요. 이를테면 ‘MLB 9이닝스 20’ 일본 버전에서는 모델이 오타니 쇼헤이였어요. 만약 그때 1년만 더 계약했더라면 대박이 났을 텐데… (아쉽) 작년엔 ‘MLB 라이벌’에 센가 코다이를 썼고요. 작년에 센가가 뉴욕 메츠에서 1선발급으로 활약한 터라 일본 유저가 많이 유입됐어요. 또 대만 지역에서는 천웨이인이나 왕웨이중 같은 선수를 쓰기도 했고요. 이 밖에도 글로벌 버전에서는 2017년부터 마이크 트라웃을 모델로 쓰고 있고, 최근엔 켄 그리피 주니어, 프레디 프리먼(LA 다저스),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의 선수와 모델 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게임 속 선수들의 능력치를 정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인데, 어떤 걸 기준으로 하나요?
선수가 워낙 많다 보니 기준을 정하는 게 중요했어요. 타자라면 파워, 정확성 같은 능력치를 어떻게 산정할 것이냐의 문제인데, 초기엔 현실에서 기록한 타율, 볼넷, 장타율 등의 수치를 기준으로 해서 규정 이닝 충족 여부에 따라 그 데이터를100% 반영할지 말지를 결정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훨씬 다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능력치를 정합니다. 실제 기록을 바탕으로 능력치가 산출되는 구조 자체도 굉장히 고도화됐고요. (가끔은 아끼는 선수의 능력치를 후하게 주고 싶은 유혹도 생길 것 같은데요?) 유저들이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다 눈치채요. 설령 그런 유혹이 생기더라도, 몰래라도 절대 할 수가 없는 영역이죠.

아무리 공정하게 만들어도 모두를 만족시키긴 힘들기 마련이겠어요.
MLB가 단축 시즌으로 진행된 2020년이 기억나요. 그땐 워낙 시즌이 짧아서, 모든 선수가 평소의 규정 타석에 미달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어느 정도는 능력치에 차등을 줄 수밖에 없잖아요. 선수마다 컨디션이 올라오는 시기가 다 다른데, 겨우 60경기를 기준으로 다른 시즌과 동등하게 능력치를 책정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이때 선수들의 스탯은 지금까지도 논란의 영역이에요. 이밖에도 야구를 보는 관점이 전부 다르니까, 늘 여러 의견이 나오곤 하죠. 다행히 그걸 헤아려주는 분들도 있지만, 능력치에 관한 건 언제나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더라고요. 대부분 “우리 팀 선수는 왜 이래?” 이런 느낌이긴 하지만요. (웃음)

#다시, 야구의 시간입니다!

올해 개막에 맞춰서 특별한 캠페인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들었어요.
작년엔 개막일이 4월 1일이라 만우절이라는 콘셉트로 장난을 좀 쳤어요. 게임상에서 선수들이 걸그룹 ‘첫사랑(CSR)’의 안무를 추는 거였거든요. 올해도 개막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넣으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평소보다 일주일 정도 빨리 시작하기 때문에 조금 이른 시기부터 준비에 들어갔어요. 작년처럼 야구팬들과 함께 하는 영상광고를 포함해 다양한 이벤트가 있을 예정이에요. 여러모로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새 시즌을 맞아 컴프야와 컴프야 V 모두 모델이 교체됐는데, 모델 선정 과정은 어땠나요?
컴프야가 더 오래되긴 했지만, 신규 유입 팬이 더 많다는 점을 고려해서 젊은 선수를 모델로 쓰고 싶었어요. 그런 맥락에서 문동주 선수가 모델이 된 거고요. 반대로 V 시리즈는 비교적 유저들의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고, 소위 ‘찐팬’들이 즐기시는 경향이 있어서 베테랑 선수를 선정했고요. 특히 V 시리즈는 유저 간의 실시간 대전을 주요 콘텐츠로 하다 보니, 모델을 정할 때도 경쟁이라는 구도를 살리고 싶었어요. 작년 ‘MLB 라이벌’에서 프레디 프리먼과 잰더 보가츠가 대결하는 구도로 그려진 것도 그 이유고요. 올해는 V 시리즈에서 김광현, 구자욱 선수가 경쟁하는 구도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개발자의 시선에서 2024시즌을 전망해본다면요?
우선 우승팀에게 자리 하나는 줘야겠죠? LG가 작년에 워낙 잘해서 올해도 그 기세를 이어가지 않을까 싶어요. KT나SSG도 충분히 5강권에 들어갈 전력이고요. 또 개인적으로 한화가 한번 돌풍을 일으켰으면 하는 기대도 있어요. 아, 이건 올해 저희 모델이 문동주 선수여서 살짝 사심이 들어간 겁니다. (웃음)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인생의 절반 정도를 게임을 만드는 데 썼어요. 또 제가 1982년생이라 나름 KBO리그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일단 유저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게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저희 게임이 새 야구팬 유치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사실 피처폰 시기엔 20~30대 남성을 타깃으로 삼았는데, 지금은 그 연령대가 자연스레 10년씩 이동한 상황이에요. 최근 젊은 야구팬이 줄어든다고 하잖아요. 실제로 팬데믹 시기에 10~20대 팬의 유입이 정체되기도 했는데, 최근에 저희 게임으로 야구에 입문하기도 한다는 걸 듣곤 해요. 앞으로도 이런 사례를 더 늘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본인과 가장 어울리는 야구 포지션을 하나 골라본다면요?
세 명이 게임을 만들던 시절엔 제가 항상 팀원들보다 한 발 정도 앞서 나가야 했어요. 그래서 그땐 리드오프 같은 느낌이었고, 요즘은 프런트 같다고 해야 할까요? 이젠 조직 내에 180명 가까이 있고, 워낙 많은 사람을 아우르는 위치에 있으니까요.

본인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요?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인생이라는 느낌이 들어요. 지금껏 게임을 만들면서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거든요. 시리즈들이 시장에 무사히 안착하면서 기회도 많이 왔고요. 보통 게임 개발자들은 같은 장르의 게임을 여러 번 하지 않으려 하거든요. 근데 저희는 다르지 않았나 싶어요. 오랫동안 야구 게임을 운영하면서 노하우도 쌓였고, 덕분에 팬분들이 보기에도 완성도 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었고요. 앞으로도 좋은 게임으로 팬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어느새 프로야구가 개막할 3월입니다. 구독자들과 컴프야 유저들에게 인사 부탁해요.
구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저희 게임을 해보셨거나 들어보신 분이 많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혹시 해보지 않으셨다면 꼭 즐겨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컴프야를 사랑해주시는 유저분들에게 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더그아웃 매거진> 인터뷰도 많이 읽어주시고,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베이스볼 라이프 되세요!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3년 155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www.dugoutmz.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DUGOUTMAGAZINE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dugout_mz
유튜브 www.youtube.com/@DUGOUTMZ
네이버TV tv.naver.com/dugoutmz


<더그아웃 매거진>은 대단한미디어가 제작, 제공하는 콘텐츠입니다.
포스트 내 모든 콘텐츠의 저작권은 대단한미디어와 표기된 각 출처에 있습니다.
잡지 기사 전문을 무단 전재, 복사, 배포하는 행위를 금하며,
적발 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