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목구조, 이제 경량목구조 가격으로 짓는다?!

“중목구조는 비쌀 이유가 없는 목조주택입니다”
합리적인 중목구조를 위한 두 사람의 의기투합


목조주택 전문 시공사와 프리컷 전문 기업이 만났다. 더 합리적인 가격과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목조주택을 위해. 이 두 회사는 그런 주택을 어떻게 만들고 지을까? 프리컷 공장에서 이뤄진 두 대표의 대화에서 이유 있는 힌트를 찾아보자.


㈜세담주택건설 한효민 대표(왼쪽)와 ㈜파워프레임 감영국 대표(오른쪽)가 프리컷 작업이 막 끝난 구조재를 살펴보고 있다.

Q 이곳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면.
한효민 : 여기는 파워프레임이 설립한 중목구조 프리컷 가공 공장이다. 우리나라 전체에 중 목구조 프리컷 기업은 세 군데 정도 있는데, 여기는 일본에서 중목구조 프리컷 가공 설비를 들여와 국내에서 자체 생산을 하고 있다. 우리 세담주택건설과는 10여 년간 기술 제휴를 해오고 있고, 우리가 진행하는 중목구조 프로젝트의 구조재는 전량 이곳에서 공급받고 있다.

감영국 : 이곳 공장에서는 유럽산 글루램(집성목)을 기본 베이스로 중목구조에 쓰이는 구조재를 프리컷해서 출하하고 있다. 이곳 설비는 일본에서 들여온 것으로, 그동안 일본 현지로부터 수입해오던 프리컷 구조재와 품질과 정밀도면에서 같다고 할 수 있다. 프리컷 구조재의 정밀도는 주택의 구조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이 설비 전체를 전문가 두 명이 맡아 운용이 가능할 정도로 자동화가 되어있고, 하루 50평 정도 분량의 프리컷 구조재를 생산하고 있다.

Q 근래 세담에서는 중목구조를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
한효민 : 중목구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구조적인 면에서도 그렇고, 설계의 일관성에서도 그렇다. 경량목구조는 목수의 역량에 따라 현장에서 바뀌는 디테일들이 많은 편이다. 이게 좋은 방향으로 이뤄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을 높인다. 중 목구조는 구조재를 모두 미리 공장에서 가공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생기는 변동이 거의 없다. 설계자의 설계가 정확하게 구현된다.

감영국 : 건축주가 원하는 구조에 폭넓게 대응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기둥-보 방식이기에 내부 구조 변화가 비교적 용이하고, 적은 기둥 숫자로 긴 장선을 만들 수도 있다. 최근 작업한 사찰 법당의 경우 장선을 9m까지 만들기도 했다.

한효민 :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비교하면 보다 명확해진다. 우선 두께에서 유리하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집을 지었을 때 단열과 외장재까지 더하면 400㎜에 달한다. 중목구조는 기둥에 105㎜, 단열과 외장재를 더하면 150~180㎜ 선에서 마무리할 수 있다. 땅 한 뼘이 아쉬운 도시 주택이라면 꽤 유용한 부분이다.

국내에 한 대 도입되었다는 프리컷 설비 ‘MPS-54’와 주변 시스템들. 하루 50평 규모의 구조재를 생산할 수 있다. / 정밀 로봇을 통해 곡선이나 대각선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한다. 하나의 구조재를 6분 만에 만들어낸다.
생산된 구조재는 설계자와 조립 위치가 표기되어 출하된다. / 작업 인력 2명으로 시스템 가동이 가능해 구조재 비용을 낮출 수 있었다.

Q 도시 필지에서의 건축에 중목구조가 유리하다는데.
한효민 : 중목구조는 대부분의 구조재를 공장에서 가공해 현장에서는 조립만 한다. 이는 현장에서 작업이 용이하고 폐기물 및 자재 적재 공간을 덜 차지한다는 의미다. 부지가 넓고 주변 주택이 적은 곳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겠지만, 다른 주택이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는 환경이라면 소음 및 공간 부족이 크게 다가올 수 있다. 자리가 부족하면 대형 크레인이나 공터를 임대하는 데 비용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응하는 게 곧 비용이고, 이를 줄일 수 있는 게 중목구조다.


세담에서 진행 중인 세종주택의 구조 설계 모델. 국내에서 구조 설계와 디자인, 생산까지 일괄적으로 이뤄져 부대 비용과 진행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Q ‘중목구조는 비싸다’는 인식이 건축주 사이에 많다.
한효민 : 그런 인식이 건축주 사이에 있지만, 면밀히 따지면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중목구조는 비쌀 이유가 없고, 파워프레임과 의 협력으로 많은 부분에서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감영국 : 우리나라 환경에서 건축 비용 중 큰 비중을 인건비가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단순히 비용 문제를 넘어서 근래에는 필요한 인력을 제때 공급받는 게 쉽지 않은 시대다. 기존 목조주택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량목구조는 숙련된 목수가 필요하다. 하지만, 숙련된 목 수는 한정된 인력이고, 또 인건비도 높다. 중 목구조는 상대적으로 목수 역량에 대한 요구도가 낮고 소요 인력이 적은 편이다. 허투루 짓는다는 게 아니라 공장에서 대부분의 가공이 이뤄지고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장에서의 인력 운용에 탄력성을 기대할 수 있다.

㈜세담주택건설 한효민 대표

한효민 : 경영적인 측면에서는 파워프레임이 비용 대비 효과적인 설비투자를 해왔다. 이는 투자비 회수에 있어서 유리하다는 점이고, 건축주 친화적인 가격 책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우리는 콘크리트 구조와 경량목구조, 중목구조 모두 하는데,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 사이의 가격 차이를 구조에서 20% 이내로 줄였다. 주택 전체 공정으로 확대하면 그 격차도 더욱 작아진다. 그리고 앞으로 이 차이마저 줄이는 게 목표다. 또한, 일본에서 중목구조를 배워 온 구조 디자이너가 있어 일본과 한국을 오가야 하는 많은 단계를 줄여주고, 현장과 직접 소통해 빠른 수정이 가능하다. 이는 설계 과정에서 시간을 줄이고, 또 이것이 비용의 절감으로 이어진다.

㈜파워프레임 감영국 대표

감영국 : 그간의 중목구조는 일본에서 온 시스템과 설비에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구조 설계 도면을 그리는 데 있어 일본의 의존도가 높았다. 일본 의존도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도면이 오고가는 데에 시간을 많이 소요했다는 얘기다. 게다가 일본에서 오는 구조 설계 도면은 일본의 기준에 맞춰지게 되는데,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스펙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도면 작성과 검토에 드는 시간으로 인한 비용, 맞지 않는 스펙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이 건축주에게 전가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세담과 함께 우리나라 현실에 맞춘 중목구조를 보급하고 있고,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건축주에게 제공하고 있다.

세담에서 진행 중인 중목구조 현장 모습. 깔끔한 현장에 더해, 좁은 도시 택지에서도 무리가 없는 현장 운용이 가능하다. ©세담주택건설

Q 두 기업 사이에서 중목구조는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나.
감영국 : 세담에 건축주의 의뢰가 들어오고 상담을 진행한다. 그렇게 해서 기본적으로 고객의 니즈에 맞춘 설계가 1차로 나온다. 그게 파워프레임으로 평면도, 단면도, 입면도 세 개가 넘어오면 구조를 짜기 시작한다. 구조를 짜서 프로그램을 돌리면 구조체마다 NG와 OK가 나오는데, 이를 수정해 세담으로 피드백한다. 그 후 세담에서 건축주와의 조율 끝에 컨펌되면 노출할 구조를 포함해 디자인 작업을 제안한다. 여기서도 문제가 없으면 세담에서 가공 승인서를 보내주고 프리컷 가공이 시작된다. 이후는 세담에서 통상적인 과정을 거쳐 주택이 지어진다.

가공 전 집성목을 살펴보는 한효민 대표. 집성목은 대부분 독일과 오스트리아, 북유럽에서 생산된 것을 들여오고 있다.

Q 농촌체류형쉼터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한효민 : 새로운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할 수 있는 농촌체류형쉼터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중목구조다. 조금 더 힌트를 주자면 불필요한 옵션을 빼고 그만큼 건축주가 직접 원하는 만큼 채워 가격 거품을 뺀 농촌체류형쉼터다.

감영국 : 한 대표와 함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택’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촌체류형쉼터가 주목을 받으면서 근래 건축주들 사이에서는 너무 상업적으로만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회의감이 일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 대중성 있는, 그러면서도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만족할 수 있는 체류형 쉼터를 준비하고 있다.

한효민 : 시점을 못박기는 조심스럽지만, 7월 정도에는 디자인과 대략적인 스펙 사항을 공개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빨리 공개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보다 완성도를 높이고자 한다.

Q 중목구조도 목구조다 보니 화재 위험성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
한효민 : 생각보다 위험하지 않고, 철근콘크리트 구조와 비교해서도 크게 차이가 없다. 자재 측면에서는 외부 마감재 대부분이 불연소재여서 바깥에서 옮겨오는 불에 그렇게 약하지 않다. 그리고 중목구조의 구조재가 탈 때 한꺼번에 타는 게 아니라 바깥 부분이 먼저 탄화되는데, 이 탄화층이 구조재의 완전 연소를 오히려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만약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탈출 등에 있어서 불리하지 않다.

감영국 : ‘화재가 발생하면 철근콘크리트는 구조가 남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주택이 전소될 정도라면 철근콘크리트 구조도 문제가 생겨 철거할 수밖에 없다. 주변 사람들이 ‘왜 중목구조로 지어야 하나’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나는 딱 한 문장으로 답한다. ‘내 집인데 구조가 약하면 되겠습니까’라고. 우리는 모든 구조도면을 자신 있게 공개하고 있다. 그만큼 자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무게를 버티느냐를 넘어서 미적인 부분에까지도 자신이 있다.

Q 마지막으로, 세담은 왜 파워프레임과 함께 하는가.
한효민 : 세담과 파워프레임은 이 중목구조 설비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10년 이상 오랜 준비와 교류를 해왔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이는 파워프레임이 적재적소에 합리적인 투자를 통해 생산비용을 낮췄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바탕에서 건축주에게 더욱 합리적이고 안전한,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중목구조를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 세담주택건설의 목표이기에 파워프레임은 물론 다양한 주체들과 협업하고 있다.

감영국 : 우리 자랑 같아 부끄럽지만, 우선은 저희가 가진 노하우가 아닐까. 10년 넘게 세담과 함께 중목구조 프리컷을 해왔고, 다른 다양한 건축가와 중목구조 작업을 해왔다. 그만큼 중목구조에 대한 이해와 그로 인한 높은 품질을 자부한다. 우리는 다른 기업들과 달리 다른 사업에 겸해서 프리컷을 하는 게 아니라, 프리컷이 전문인 기업이다. 그만큼 총력을 기울여 만들고, 또 연구해가고 있다. 과거에는 중목구조가 비싼 집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세담주택건설과 파워프레임이 제안하는 합리적인 중목구조로 예비건축주들의 내 집 꿈을 이루도록 돕고 싶다.


취재협조_ ㈜세담주택건설 031-679-0660 www.sedam.co.kr

㈜파워프레임 1666-6542 www.pfpc.co.kr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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