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동물 병원에서 근무하던 수의사 보조 선생님은 정말 고단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커다란 골든 리트리버를 잠깐 격리장에 넣으려고 했지만, 이 녀석이 웬만한 돌덩이처럼 버티며 끝내 협조를 거부했죠.

선생님이 허벅지에 힘을 주고 앉아서 두 팔로 낑낑거리며 강아지를 밀어 넣으려 하자, 골든 리트리버는 뒷다리로 힘껏 차더니, 순식간에 주인의 다리 사이로 빠져나가 도망쳐 버렸어요. 마치 땅굴을 파고 탈출하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막 잡힐 듯 말 듯 간격이 좁혀질 때마다 강아지가 재빠르게 다리 사이를 슬라이딩하듯 통과하며 또다시 도망치는 모습이었어요. 마치 병원이 온통 장애물 경기장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결국 선생님은 양손을 들고 포기 선언을 했습니다. “좋아요! 오늘은 네가 이겼다!” 골든 리트리버의 강한 의지와 놀라운 순발력에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는, 유쾌하고 웃음이 나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