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출신이라 하이킥으로 학생들 훈육한다는 미녀 선생님

(Feel터뷰!) 영화 '용감한 시민'의 신혜선을 만나다

큰 키의 호리호리한 체형이 시원시원한 액션과 잘 어울리는 배우 신혜선을 10월 19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올해만 해도 <타겟>으로 스릴러에 도전하더니, 몇 개월 만에 <용감한 시민>으로 돌아와 관객과 만나게 되었다.

액션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도전하고 싶었다는 말로 포문을 열며, 특유의 발랄함과 명쾌한 딕션으로 반짝이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신혜선이 맡은 ‘소시민’은 이름과는 다르게 불의를 못 본 척 살아야 하는 기간제 교사다. 조금만 버티면 정교사가 될 수 있는 학교에서 암묵적으로 일어나던 폭력을 보고 내적 갈등에 힘겨워하는 인물이다. 만약 흥행한다면 <범죄도시>의 마형사처럼 시즌제로 만나고 싶은 히어로에 가깝다.


-무엇보다 첫 도전인지 놀라울 만큼 액션을 완벽하게 소화하셨어요. 가면 쓴 히어로의 활약이 멋졌습니다. 특히 마지막 링 위의 대결은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했고 발차기도 놀라웠습니다.

“사실 가면 벗는 게 하이라이트인데 (다음 일정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장면을 못 봤어요. (울상) 잘 봐주셨다니 너무 감사하네요. 그 장면은 안 보면 이 영화를 안 본 거나 마찬가지라고 해서 무대 인사 때 다시 보려고요. 잘 나왔다고 하니까 기분 좋네요. ‘발차기’는 레퍼런스 영상을 보여주셔서 부담되었어요. 다행히 예전에 발레리나 역할을 한 적 있어서 다리를 찢어놨었거든요. (웃음) 굳히기 아까워서 계속 운동으로 찢어 둔 상태여서 잘 올라가더라고요.

액션은 주로 복싱 연습을 많이 했죠. 제 팔 근육이 요 빨대만 했는데 근육이 붙고, 복근도 생기고, 심폐기능도 좋아져서 놀랐어요. 복싱이 여성에게 정말 좋은 운동이래요. 그때 근육이 좀 붙었는데 지금은 운동 안 해서 다 빠졌지 뭐예요. (웃음)”

-액션 분량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시나리오보다 액션 분량이 현장에서 더 늘어났을 것 같아 상당한 분량을 소화하신 느낌이에요.

“액션을 꼭 해보고 싶어서 선택했지만 시나리오 상에 분량이 생각보다 적어서 안도했죠 뭐. 가면 액션은 남성처럼 보여야 해서 큰 점퍼도 입고 장갑도 끼니가 얼굴 보이는 부분만 (제가) 하면 되겠지 싶었는데 오판한 거죠. (웃음) 가면 쓰고 하는 합들도 액션 스쿨에서 연습하고 배웠거든요. 쓰든 벗든 훈련은 기본이 중요했어요. 새로운 경험이라 너무 재미있었지만 제가 잘 못해서 걱정이 앞섰죠. 몸을 날리는 연기는 처음이라 재미있어서 만족도는 큰 편입니다”

-수강(이준영)처럼 절대 악마, 악인, 악질. 이런 나쁜 캐릭터를 시민이 만나게 됩니다. 극 중 캐릭터 때문에 붙지만 이준영 배우와의 액션 연기 호흡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솔직히 이런 악인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수강 같은 절대적인 악마라면 꼭 벌을 받아야만 하겠죠. 또 돌이켜 보면 나쁜 사람이 응징당하는 게 많은 수록 슬픈 세상이라는 증거 같아 씁쓸하긴 하죠. 악인에게 이렇다 저렇다 서사를 부여하지 않았던 것도 현실에는 없는 판타지적 인물이라 그러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준영 배우는 액션을 워낙 잘하는 친구고 성실한 배우예요. 오히려 제가 초보라서 맞춰 주느라 힘들었을 거예요. 잘 맞아줘야 잘 때리는 것 같이 보이거든요. 제가 힘 조절을 한다고 했는데.. 그날따라 아드레날린이 과다 분비돼서 그러지, 실터치 한 적도 있어요. (웃음) 본심은 착하디착한데 연기를 너무 잘해서 정말 때리고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아버지(박혁권)의 빚 때문에 권투 유망주에서 정교사를 꿈꾸는 기간제 교사로 현실을 살아가는 시민에 정말 소시민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어 짠하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했습니다. 시민이 고양이 가면을 쓰고 각성하는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박혁권 선배님은 실제 삼촌 정도인데 아빠로 나오셨죠. (웃음) 아유 호흡이야 말할 것도 없이 잘 맞았습니다. 차 안에서 부녀가 서로 눈물 흘리잖아요. 웃프면서도 슬펐어요.

각성은 초반에 진형(박정우)이가 찾아와 도와 달라 호소해도, 수강이 돌린 떡을 먹으면서 혼자 고민할 때 답답함이 있었죠. 이후 편의점에서 수강 패거리들과 갈등하다가 링에서 대결할지 기로에 서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진형이 할머니(손숙)가 ‘드릴 건 없고 이것밖에 드릴 게 없다’시면서 김밥을 주시는데 저도 너무 슬퍼서 결심하는 장면이에요. 시민이 ‘잘 먹겠습니다. 감사해요’라고 대사를 내뱉는데 제 대사지만 울컥했고,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어서 명대사로 꼽고 싶어요”

-주인공 소시민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를 주문처럼 외우는 인물입니다. 평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에 가까운지, 아니라면 시민의 행동이 부러웠을 때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살면서 불의를 목격한 적이 없었어요. (웃음) 무슨 일이 좀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평소에는 아무것도 안 하고 싶고 그래요. 그래서인지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로망이 있거든요. 기본적인 제 성향이 바쁘고 열정적인 사람에 가깝지 않아서 (반대로) 일할 때는 바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그렇다면 불의를 목격한 적은 없지만 괴롭힘이나 안 좋은 일을 겪었을 때는 어떻게 행동하시나요.

“사실 너무 열 받지만 인내심이 좀 있는 편이라 꾹 참아요. 하지만.. 다 기억하고 있답니다!! (웃음) 용감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어요. 시민 캐릭터에 저의 판타지도 포함된 거죠. 어렸을 때는 (내가) 싸움 잘하는 사람이라면 인생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영화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중심이잖아요. 어릴 적 이야기가 잠깐 나왔으니 문득 학창 시절은 어땠는지 궁금해지네요.

“저는 좀 혼자 질풍노도의 시기를 격하게 겪었던 아이였어요. 사춘기라는 게 매일 성격이 달라지지 않나요? (웃음) 아빠랑 1년 정도 말을 안 했던 적도 있어요. 그때 혼자 내적으로 무언가를 겪었던 것 같네요. 음.. 초등학생 때는 자신감이 넘치기도 했고 소극적인 아이기도 했어요. 학창 시절은 대체로 무난하게 살았지만 매번 달라졌던 것 같습니다”

-주제 면에서 들여다보면 학폭, 학부모 갑질, 교권 하락 등 현재를 반영한 것 같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죠. 일부러 개봉 시기를 맞춘 건 아니고요. 특히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말하기 쉽지 않고 늘 조심스러워요. 무거운 소재들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의 하나로 보시면 돼요”

-‘판타지’라고 들어서인지 결말이 스포츠 경기의 한 장면처럼 생각되기도 한데요. 마지막으로 <용감한 시민>을 함께 할 관객분들에게 전할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 판 뜨자는 게 좋았어요. 제자와 선생이란 설정된 위치가 찝찝했던 건 사실인데요. 수강은 2년 학교를 더 다녔기 때문에 성인이거든요.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라 링 위에서 동등하게 결투하는 거죠. 전 열심히 싸워야겠다고만 생각했어요. 최소한, 잘못한 인간이 무릎이라도 꿇는 걸 보고 싶었던 것 같은 일종의 ‘훈육’이지 완전한 권선징악의 처단이 목표도 아니에요. 나의 작은 용기가 다른 사람에게도 용기를 전파 시키는 고무적인 입장인 거요. 용기를 숨기며 살던 소시민의 작은 용기를 이야기하고자 했고, 마지막 고양이 가면을 서로 쓰며 응원하는 것도 그 일환이에요.

저희 영화가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내 안에 용기를 꺼내는 것’이거든요.

거창한 메시지를 주려 했던 건 아니에요. 제가 느낀 감정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아무쪼록 저희 영화를 보면서 주변에 짜증 나게 하는 사람들을 처단하는 통쾌한 대리만족, 판타지를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10월 25일 개봉을 앞둔 영화 <용감한 시민>은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이 선을 넘어버린 안하무인 절대 권력 ‘한수강(이준영)’의 악행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 네이버웹툰 평점 9.8점의 인기 웹툰 원작으로 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글: 장혜령 사진: 아이오케이컴퍼니

용감한 시민
감독
박진표
출연
신혜선, 이준영, 박정우, 박혁권, 차청화, 이찬형
평점
7.5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 더 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