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극장가 텐트폴 공세에도 관객수↓, 폭락 AMC가 시사하는 것 [엔터-biz]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코로나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극장가 회복은 요원하기만 하다. 올해 거리두기 해제로 전년도보다 극장 매출과 관객수는 증가했지만, 코로나 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4529억 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43.1%(2666억 원)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수는 4494만 명으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역대 최저 상반기 전체 관객수를 기록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124.4%(2492만 명) 증가한 수치다.
지난 4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같은 달 25일 팝콘 등 극장 내 음식 취식이 허용된 것이 올해 상반기 관객수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5, 6월에 영화 '범죄도시2'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마녀 Part2. The Other One'과 '탑건: 매버릭' 등이 잇따라 개봉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특히 '범죄도시2'가 팬데믹 이후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극장가 회복세를 이끌었다. '범죄도시2'는 지난 5월 18일 개봉해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 1262억 원, 관객수 1222만 명을 기록했다. 상반기 매출 2위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로 매출액 626억 원(588만 명)을 달성했으며,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291억 원) '마녀 Part2. The Other One'(250억 원) '탑건: 매버릭'(232억 원)이 뒤를 이었다.
이에 힘입어 5월 전체 매출액은 1507억 원으로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회복했으며, 이 중 한국영화는 총 793억 원을 벌어들이며 역대 5월 매출액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6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5월보다 더 늘어난 952억 원으로, 이 역시 2004년 이후 6월 한국영화 매출액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범죄도시2'의 흥행으로 극장가를 감돌았던 희망적인 분위기는 7월까지 계속됐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7월 전체 매출액은 1704억 원으로 3개월 연속 전체 월별 매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연중 최대 성수기 여름 시즌의 시작인 7월을 맞아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연기됐던 한국 대작 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면서 매출액과 관객이 증가한 것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개봉을 미뤄왔던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7월 개봉을 택하면서 7월 한국영화 매출액과 관객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7월 20일 '외계+인' 1부와 7월 27일 '한산: 용의 출현'이 일주일 간격을 두고 개봉했고, 6월 29일 개봉한 '헤어질 결심'까지 7월에 상영된 한국영화 기대작의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시기와 비교해도 많은 편이었다. 7월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9.4%(1021억 원) 증가했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7월 대비로는 7.4%(137억 원) 감소했다. 7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3.4%(931만 명) 증가했고, 2019년 7월 대비로는 25.7%(563만 명) 감소했다.
8월 전체 매출액은 1523억 원으로 2019년의 72.9% 수준을 회복했다. 8월 전체 관객 수는 1495만 명으로 2019년의 60.3% 수준이었다. 연중 최대 성수기 여름 시즌을 맞아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연기되었던 한국 대작 영화가 7월 하순부터 8월 초순까지 일주일 간격으로 연달아 개봉하면서 매출액과 관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했다. 8월 전체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99.4%(759억 원) 증가했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8월 대비로는 27.1%(567억 원) 감소했다.
그러나 올여름 극장가 성수기 최대 기대작이었던 '외계+인' 1부와 '비상선언'의 예상 밖의 부진으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8월 전체 매출액과 관객 수는 오히려 전월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물론 8월 전체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89.0%(704만 명) 증가하긴 했지만, 팬데믹 전인 2019년 8월 대비로는 39.7%(984만 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7월부터 대작 영화 개봉이 집중되며, 8월 매출액과 관객 수는 전년 동월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전월 대비로는 오히려 감소했다. 8월 전체 매출액과 관객수 모두 7월 대비 감소한 것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을 시작한 2004년 이래로 처음이다.
8월 전체 매출액은 전월 대비 10.7%(182억 원), 전체 관객 수는 전월 대비 8.2%(134만 명) 감소했다. 2012~2019년 7~8월 개봉작 중에는 '천만' 영화와 함께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소위 '중박' 영화가 있었지만, 올해 7~8월 개봉작 중 ‘천만’ 영화는 없었고, 5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한국과 외국을 통틀어 '한산: 용의 출현' 뿐이었다.
올여름 한국 영화 BIG4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은 추석 대목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년과 달리 추석 대목을 노리고 개봉한 한국 영화는 '공조2: 인터내셔날'이 유일했다. 평균 2~3편의 영화들이 추석 특수를 기대하고 추석 연휴 전 개봉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진 것이다. 이에 '공조2: 인터내셔날'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9일부터 12일에만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83만2062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추석 이후 개봉된 '정직한 후보2' '인생은 아름다워' 등의 부진으로 '공조2: 인터내셔날'은 장기 흥행에 성공하며 10월 11일 기준 누적관객수 660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마땅한 경쟁작이 없었다는 점과 '범죄도시2'가 개봉 25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던 것까지 고려한다면 아쉬운 성적이다.
극장가는 엔데믹 시대에 접어들면서 매출과 관객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여전히 집 나간 관객들의 발걸음이 되돌아오까지 더디기만 한 상황이다. 팬데믹 시대에 OTT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인해 관람 형태가 변화하면서 극장가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증가한 티켓값으로 인해 전체 매출액은 2019년과 비교해 70%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관객수 회복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극장 체인인 AMC 엔터테인먼트(이하 AMC)는 팬데믹 기간 중 극장을 폐쇄하면서 재무상황이 악화돼 현재 주가가 하락 중이다. AMC는 코로나19 대유행 초창기인 2020년만 해도 2달러 안팎에서 거래된 소형주였다. 지난해 1월로 넘어오면서 돌연 20달러대로 급등하더니 같은 해 5월부터 강한 매수세를 타고 7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따른 영화관 매출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AMC가 '포스트 코로나'의 수혜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70달러까지 상승했던 주가가 10달러까지 폭락하면서 업계에 충격을 자아내기도 했다.
AMC 경쟁사이자 미국 내에서 500여 개의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씨네월드 그룹의 상황도 AMC와 별반 다르지 않다. 씨네월드 그룹은 지난 8월 파산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특히 AMC는 씨네월드 그룹의 파산 검토 소식에 전장보다 주가가 39.01% 하락하기도 했다. 결국 씨네월드 그룹은 지난달 회사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미국 텍사스 남부 파산 법원에 챕터11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씨네월드 그룹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엔 27억 달러, 지난해엔 5억6600만 달러의 손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전반에 극장가 위기는 좀처럼 해결되고 있지 않다. 팬데믹 기간 동안 OTT 플랫폼에 관객을 뺏기고, 자구책으로 내놓은 티켓비 상승이 관객들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면서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앞서 멀티플렉스의 경우 팬데믹이라는 글로벌발 위기에 티켓값을 2D 영화 기준 관람권 가격이 평일 기준 1만4000원, 주말 기준 1만5000원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티켓비 상승은 현재 더 큰 악재가 돼 돌아오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높은 티켓값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입소문이 관람에 큰 영향을 끼치는 관람형태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존 스타 감독과 배우 등의 흥행 공식이 완전히 깨졌다. 일례로 '외계+인' 1부와 '비상선언'의 경우 스타 캐스팅과 흥행 감독이라는 필승 조합으로 기대작으로 꼽혔으나 개봉 후 실관람객들의 불호 리뷰가 잇따라 기재되면서 관객 동원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에 두 작품 모두 200만 고지를 넘지 못하고 막심한 손실을 껴안아야 했다.
이처럼 엔데믹과 함께 회복에 나선 극장가지만, 엔데믹 효과는 없었으며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제는 극장 산업 자체가 사양길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괜한 기우로 치부할 수 만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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