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불려 나온 빌 게이츠 “엡스타인에게 불륜 협박 받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가 10일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사망한 미성년자 성 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밝혔다. 자신의 불륜 사실을 안 엡스타인이 이를 이용해 교류를 이어가려 했으며 자신은 그와 깊은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정보기술 혁명을 이끈 기업가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자선사업을 벌인 억만장자가 성 착취범과의 잘못된 만남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게이츠는 이날 하원 감독위원회 비공개 청문회에 출석해 모두 발언에서 “엡스타인은 내가 결혼 생활 중 충실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포함해 나의 개인적인 삶에 대한 민감한 정보를 알게 됐고 자신에게 다시 연락하도록 압박하는 데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엡스타인과 인연을 이어갈 의도가 없었지만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게이츠는 “엡스타인의 범죄를 본 적도 없고 그의 섬이나 플로리다 자택에 간 적도 없다”면서 “그와의 만남을 더 신중하게 생각했어야 했다”고 했다.
게이츠는 미 법무부가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면서 과거 행적이 드러났다. ‘엡스타인 파일 투명성 법’에 따라 공개한 350만쪽 분량 문건에 ‘게이츠가 러시아 여성들과 성관계한 뒤 성병에 걸린 사실을 당시 배우자 멀린다에게 숨기려 했다’는 엡스타인의 이메일 내용도 포함되기도 했다. 게이츠는 “터무니없고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이후 복수의 러시아 여성과 불륜을 맺었다고 고백했다.
게이츠에 따르면 그는 2011년 처음 엡스타인을 소개받았다. 보건 사업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모금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회는 엡스타인 파일 공개 이후 그와 친분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난 유명 인사들을 불러 비공개로 조사하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와 속옷 회사 빅토리아시크릿의 전 최고경영자 레슬리 웩스너 등은 이미 의회를 거쳤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전 최고경영자 레온 블랙 등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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