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클락 영화 입문 안내서

도발하기를 즐기는 ‘키즈’ 감독의 영화들.

2023년, 수십 년 동안 사회 변두리에 있는 이들을 작품에 담아온 래리 클락(Larry Clark)이 80세가 됐다. 사진작가이자 영화감독인 그는 1971년 출간한 사진집 ‘Tulsa’과 1983년의 ‘Teenage Lust’에서 보여줬듯 마약과 섹스, 유스컬처를 훌륭하게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단, 실제 겪은 일에 폭력적인 허구와 모호한 비전을 담아 완성했다.

1995년, 52세의 나이로 장편 데뷔한 이래로 그는 거의 30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어디에도 있던 그는 이제 거의 침묵하고 있다. 2023년은 그의 마지막 영화(팬들에게서 크게 사랑받는 ‘마파 걸(Marfa Girl)’의 속편)가 공개된 지 5년째 되는 해다. 그동안 그의 이름과 작품은 들어봤지만 뭐부터 봐야할지 몰라 막막했다면 여기, 래리 클락 영화 입문 안내서를 읽어 보자.

입문은 ‘불리’(2001)로

래리 클락 영화가 보는 이를 문으로 달려가고 싶게 하거나 혼란스러워서 머리를 긁게 만드는 건 익숙한 일이다. 역시 이러한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불리(Bully)’는 래리 클락 입문자에게 완벽한 영화다. 바비 켄트(Bobby Kent)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플로리다 남부의 십 대들이 합심해 친구를 죽이며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게 된 이야기다. 주제는 어둡다. 래리 클락 영화니 놀라울 것도 없다. ‘불리’는 감독의 인장이 가장 짙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필람작은 ‘켄 파크’(2003)

이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켄 파크(Ken Park)’는 스케이트보더인 주인공이 카메라 앞에서 머리에 총을 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리고는 그를 알았던 캐릭터들의 삶을 통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학대받고, 성적으로 문란하며, 취약한 십 대였다. 감독이 직접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모니 코린(Harmony Korine)의 각본으로 재탄생시킨 ‘켄 파크’는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유로 아직까지도 많은 나라에서 정식 개봉하지 못했다.

모두가 이미 봤을 ‘키즈’(1995)

그동안 참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스케이트 영화가 만들어졌고 그 시작은 1995년 개봉한 래리 클락 클래식 ‘키즈(Kids)’였다. 클로에 세비니(Chloë Sevigny)와 로사리오 도슨(Rosario Dawson)의 이름을 알리고, 당시 열정적인 젊은 각본가 하모니 코린을 스타로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1990년대 뉴욕의 십 대의 비행을 따라간다. 17세 소년 텔리는 도시의 소녀들과 부주의한 섹스를 하며 에이즈를 퍼뜨린다. 클로에 세비니가 연기한 주인공 제니는 그렇게 에이즈에 걸린 소녀 중 한 명이다. 제니는 뉴욕을 밤낮으로 누비며 텔리를 찾아 헤맨다.

에디터 Douglas Greenwood
번역 Jiyeo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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