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철버거, 고대 앞 가게는 사라졌지만 맛은 우리집에 남았다

이영철 씨는 지난해부터 폐암으로 투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이름은 곧 영철버거였고, 영철버거는 수많은 학생이 공유한 학창 시절의 한 장면이었다. 2000년, 가정 형편 탓에 초등학교도 마치지 못한 이 씨는 신용불량자 신분으로 수중에 2만2000원만 남은 상황에서 고려대 앞 리어카 노점을 열었다. 핫도그 빵 사이에 볶은 돼지고기와 양배추, 소스를 넣은 스트리트 버거는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가격은 1000원. 정식 이름은 ‘스트리트 버거’였다.
재룟값이 오르며 버거 하나를 팔 때마다 200원 적자가 나던 시기에도 이 씨는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학생들과 한 약속이었다. 2002년 정식 점포를 연 뒤 영철버거는 한때 가맹점 수가 마흔 곳을 넘기며 성공 사례로 언급됐다. 이 씨는 2004년부터 매년 2000만원씩 고려대에 기부해 ‘영철 장학금’을 만들었고, 학교 축제 때는 햄버거를 무료로 나눠주었다.
2015년 7월, 경영난으로 문을 닫자 이번엔 학생들이 움직였다. 재학생과 졸업생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해 6800여만 원이 모였고, 이를 종잣돈 삼아 2016년 영철버거는 다시 문을 열었다. 서로가 서로를 지켜낸 시간이었다.

고려대도 애도의 뜻을 밝혔다. 김동원 고려대 총장은 빈소를 찾아 조문하며 ‘이영철 장학금’ 조성 계획을 밝혔다. 고려대는 유족을 위해 장례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안암캠퍼스에 고인을 기리는 기념 표식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제 가게 앞에서 줄을 설 수는 없지만, 영철버거의 맛은 여전히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에는 영철버거를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많은 레시피들이 공유되고 있다. 고려대 학생들이 기억하는 영철버거의 핵심은 패티가 아니라 볶음이었다. 길쭉한 미국식 핫도그 빵에 넉넉한 속을 채우고, 센불에서 빠르게 볶아낸 고기와 채소가 중심이다.

팬을 충분히 달군 뒤 식용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먼저 볶아 향을 낸다. 이어 다진 돼지고기를 넣고 센불에서 빠르게 볶는다. 고기가 뭉치지 않게 풀어주며 소금과 후추로 밑간한다. 고기가 하얗게 익으면 양배추와 양파, 청양고추를 한꺼번에 넣는다.
채소에서 수분이 나오기 때문에 불을 줄이지 않고 계속 볶는 게 중요하다. 팬 바닥에 물기가 남지 않을 때까지 볶아야 빵에 넣었을 때 질척해지지 않는다. 이때 굴 소스 한 큰술을 넣어 감칠맛을 더한다. 간은 케첩과 머스터드를 올릴 것을 고려해 과하지 않게 맞춘다.
속 재료가 완성되면 빵은 안쪽 면만 살짝 데운다. 바삭함보다는 따뜻함을 살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빵 사이에 볶아둔 고기와 채소를 흘러내릴 정도로 채우고, 케첩과 머스터드를 지그재그로 듬뿍 뿌린다. 콜라 한 잔을 곁들이면 기억 속 한 끼가 자연스럽게 완성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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