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먹 대신 보이스피싱-스캠, ‘디지털 조폭’ 4년새 15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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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등으로 검거된 조직폭력배(조폭)의 수가 지난해 처음으로 불법 사금융이나 주민 상대 협박 등으로 검거된 조폭 수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조폭들이 협박이나 갈취 등 전통적인 수익 모델에서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 등 사이버 공간을 무대로 활동하는 이른바 '디지털 조폭'으로 변화하는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습 협박, 갈취·폭행 등으로 검거된 조폭(645명·27.3%)과 불법 사금융, 대부업 등으로 붙잡힌 조폭(388명·16.4%)을 합한 수치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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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등 해외 나가 범행까지
“MZ조폭 많아… 신속한 검거 필요”
‘부고장 스미싱’ 120억 사기단 검거


상습 협박, 갈취·폭행 등으로 검거된 조폭(645명·27.3%)과 불법 사금융, 대부업 등으로 붙잡힌 조폭(388명·16.4%)을 합한 수치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이다. 협박, 갈취, 사채 등을 하는 전통적인 조폭보다 피싱, 스캠 등으로 돈을 버는 일명 ‘디지털 조폭’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게 경찰의 분석이다.
2021년엔 디지털 조폭 비율이 전체 조폭 중 5.1%(84명)에 그쳤지만, 2023년 20%를 넘어선 뒤 지난해엔 1330명이나 됐다. 4년 새 15배 이상으로 증가한 셈이다. 올 상반기(1∼6월)에도 디지털 조폭은 전체의 34.9%(466명)에 달했다. 경찰은 조폭이 더이상 자영업자 등을 상대로 한 갈취나 이권 개입 등으로는 경제적인 이득을 취할 수 없어,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돈이 되는’ 범죄인 피싱, 스캠 등 온라인 범죄로 범행 유형을 바꿨다고 보고 있다.
해당 통계에서 집계되는 조폭이란 경찰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관리 대상으로 지적한 조폭 및 이들의 추종 세력 등을 의미한다. 경찰은 “통계에 포함되는 조폭들은 흔히 ‘OO파’라고 지칭되는 계보가 있는 조폭들”이라며 “조폭으로 인한 피싱 스캠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조폭은 전국에 선후배, 형-동생 등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고, 상위 조직에 ‘상납금’을 바쳐야 하는 특성 때문에 기존 피싱 스캠 조직보다 더 대규모로 범행을 한다는 것이다. 전인재 강원경찰청 피싱범죄수사계장은 “위계질서와 상호 유대관계가 깊은 폭력조직원들이 피싱 스캠 등에 개입할 경우 검거가 더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 캄보디아 등 해외 연계 범죄도 늘어나
이러한 조폭들은 최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근거지로 벌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과도 무관치 않다. 강원경찰청은 20일 캄보디아발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조직에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유통한 조직원 59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는 강원,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4개 폭력조직원 11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전원 20∼30대로 교도소 수감, 전국 폭력조직 간 연합 활동을 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발견된 한국인 남성의 시신을 유기한 이들 중 한 명도 경북에서 활동하는 조직폭력배였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경찰은 이들이 보이스피싱 등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송환 후 관련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조폭들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하면서 범죄의 질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디지털 공간이 익숙한 MZ세대로 조폭 연령대가 옮겨가며 자연스레 범행 유형도 바뀌고 있는 것”이라며 “이들이 조직의 윗선으로 올라가 범행이 커지기 전 신속한 수사와 검거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부고장·청첩장 등으로 위장한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120억 원을 편취한 스미싱(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사기) 조직 13명을 검거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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