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치료 중이라면…항바이러스제와 영양 관리 함께 살펴야
B형간염과 영양 (4)

B형간염 환자의 장기 치료에서는 항바이러스제 복용뿐 아니라 영양 상태 관리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약물 치료가 장기간 지속되는 만큼 약물과 영양소 간 상호작용, 체중 변화, 신기능과 골대사 변화 등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B형간염 치료의 목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간 손상을 줄이고 간세포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이다. 현재 만성 B형간염의 1차 치료 약제로는 유전자 장벽이 높은 엔테카비르(entecavir),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tenofovir disoproxil fumarate, TDF),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enofovir alafenamide, TAF), 베시포비르(besifovir) 등이 권고되고 있다.
이들 약물은 효과적인 바이러스 억제 효과를 보이지만 장기간 복용 과정에서 신기능, 골대사, 체중 변화 등 다양한 대사적 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영양학적 관점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약물인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푸마르산염(TDF)은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진 약물이지만 신장을 통해 약 70%가 배설되기 때문에 신기능 저하 환자에서는 신독성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Fanconi-like syndrome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골밀도 감소와 근위세뇨관 이상으로 인해 저칼륨혈증, 저인산혈증, 골연화증이 발생할 위험도 보고돼 있다.
이러한 변화는 피로감, 근력 저하, 뼈 통증 등 환자가 느끼는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치료 초기에는 BUN, 크레아티닌(Cr), eGFR 등 신기능 지표와 함께 칼슘, 인, 비타민D 농도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권장된다. 필요에 따라 칼슘과 비타민D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저강도 근력운동도 권장된다.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TAF)는 TDF보다 혈장 내 안정성이 높고 더 적은 용량으로도 유사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이다. 전신 노출이 감소해 신장과 골대사 관련 부작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장점이 있다.
다만 TAF 복용 환자에서는 LDL 콜레스테롤 상승, 체중 증가, 내장지방 증가 등이 보고되고 있어 식사 관리가 중요하다. 총 열량 섭취가 과도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포화지방과 단순당 섭취를 줄이며 식이섬유와 불포화지방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탄수화물 중심 식사보다는 단백질 중심 식단으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엔테카비르(entecavir)는 비교적 부작용이 적고 내약성이 좋은 약물이지만 복용 방법에서 식사와의 관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고지방 식사와 함께 복용할 경우 최대 혈중농도(Cmax)가 약 44~46% 감소하고 약물 노출량(AUC)도 약 18~20%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엔테카비르는 공복 상태에서 복용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식전 2시간 또는 식후 2시간 간격을 두는 것이 권장된다. 식사 시간이 불규칙한 환자나 간헐적 단식 등 생활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복약 시간을 명확히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개발된 베시포비르(besifovir)는 신기능과 골밀도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적은 약물로 알려져 있다. 신기능 이상이나 골대사 질환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 엔테카비르,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와 함께 치료 옵션으로 고려된다.
다만 이 약물은 혈중 L-카르니틴 농도 감소가 일관되게 보고되고 있다. L-카르니틴 감소는 피로감, 근육 약화, 운동 시 지구력 저하와 연관될 수 있어 하루 660mg 정도의 L-카르니틴 보충이 필요하다.
과거 B형간염 치료에 널리 사용됐던 라미부딘(lamivudine)과 텔비부딘(telbivudine)은 현재 내성 발생률이 높아 1차 치료제로는 권장되지 않는다. 다만 면역억제 치료 전 예방적 투여 등 일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사용될 수 있다.
라미부딘은 영양이나 대사 관련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약물이지만, 텔비부딘은 CK 상승과 근병증 위험이 있어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에서는 과거 복용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텔비부딘(세비보®)은 의약품안전나라 기준으로 2025년 10월 30일 공급 중단이 보고된 상태다.
한편 과거 면역조절 치료제로 사용됐던 페그인터페론 알파-2a(peginterferon alfa-2a)는 식욕 저하, 체중 감소, 피로, 우울감 등 영양 상태 악화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많았던 약물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급이 중단돼 치료 옵션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B형간염 환자에서 약물 효과뿐 아니라 체중 변화, 영양 상태, 미량영양소 변화 등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장기 치료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약물별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식사 관리와 영양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환자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약사의 한 마디
B형간염의 치료는 바이러스 억제를 통한 간 손상 완화와 간암 발생 예방에 중점을 둔다.
* 해당 기사는 약사공론 학술 세션인 대한약사저널 학술 기고를 바탕으로 일반인을 위한 건강 정보로 재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