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터빈이 바닷속으로? 6년 간 쉼 없이 7천 가구 전력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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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조류발전 기술, 상업적 가능성 입증…“세계 최대 해양 에너지 잠재력 확인”

사진 : SIMEC Atlantis

지난 8일(현지시각) 유로뉴스 그린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북부 해안에 설치된 조류발전 터빈이 6년 반 이상 중단 없는 운용에 성공하며 해양 에너지 기술의 상업적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터빈은 약 40미터 수심 아래에 설치돼 조류의 힘으로 전기를 생산해 왔다. 이러한 장기 운용은 조류발전 기술의 내구성과 실용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성과로 평가된다.

조류발전과 같은 해양 에너지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차세대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까다로운 해양 환경과 높은 유지비용으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현재 스코틀랜드 북부의 펜틀랜드 해협 인너사운드(Inner Sound) 지역에 위치한 ‘메이젠(MeyGen)’ 프로젝트는 1.5메가와트급 터빈 4기로 구성되었다. 연간 최대 7,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해당 터빈 부품을 제작한 스웨덴 기업 SKF는 “터빈 베어링과 씰이 예정보다 오랜 기간 동안 유지보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했다”고 밝혔다.

오션에너지유럽(Ocean Energy Europe)의 레미 그루에(Rémi Gruet) 대표는 “강한 조류와 염분, 마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해양 환경에서 6년 넘게 유지된 것은 조류발전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터빈을 몇 년마다 꺼내 유지보수를 해야 한다면 조류발전은 상업적으로 성립할 수 없다”며 이번 성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류발전은 바람이나 태양광과 달리 예측 가능하고 일정한 에너지원이지만, 지금까지는 기술적 한계와 투자 부족으로 인해 소규모 실증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번 스코틀랜드 프로젝트는 기술적 신뢰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대학교 해양·환경대학원의 안드레아 코핑(Andrea Copping) 교수는 “그동안 회의적이었던 정부와 투자자들이 가졌던 우려를 이번에 상당 부분 불식시켰다”며 “조류발전이 실현 가능한 기술임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메이젠 프로젝트는 SAE Renewables가 운영하며 8년 전부터 전력을 송전망에 공급해 왔다.

이 프로젝트는 향후 2030년까지 터빈 20기를 추가로 설치해 발전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최대 130기까지 확장될 수 있다. 다만, 발전소 증설을 위해서는 전력망 업그레이드가 선행돼야 하는 문제는 남아있다.

메이젠의 운영·정비 책임자인 프레이저 존슨(Fraser Johnson)은 “현재 이곳은 세계 최대 조류발전 단지이지만, 우리는 이 타이틀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길 원한다”며 “이 산업이 더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제재생에너지연구소(NREL)는 조류, 해류, 파도, 온도차 등 해양 에너지를 ‘세계 최대의 미개척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지칭한 바 있다.

특히 스코틀랜드와 영국은 조류발전 기술의 선도국으로, 향후 조류발전이 넷제로(Net-Zero)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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