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치킨 113마리 시킨 젠슨 황, 잠실 마운드에 오른 진짜 이유

[스탠딩아웃 뉴스]

젠슨 황이 잠실야구장 마운드에 섰다. 손에는 야구공이 들려 있었다. 경기장 밖에서는 BBQ 치킨 113마리가 움직였다.

7일 서울 잠실야구장,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를 앞두고 젠슨 황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로 걸어 나왔다. 타석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섰다. 박 회장은 두산 베어스 구단주이기도 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전 시구하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겸 두산 베어스 구단주가 날아오는 공을 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V 캡처


두 사람의 유니폼에는 숫자가 있었다. 젠슨 황의 등번호는 93번이었다. 엔비디아 창립 연도인 1993년을 뜻한다. 박 회장은 96번을 달았다. 두산 창립 연도인 1896년에서 가져온 숫자다. 시구와 시타를 마친 두 사람은 웃으며 포옹했다.

잠실 관중이 먼저 반응한 건 치킨이었다. 엔비디아 측은 경기 전 BBQ 잠실야구장점에 크런치 순살크래커 113마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문량이 커지자 BBQ 본사 직원 10여 명이 현장에 투입돼 조리와 배달을 도왔다. 치킨은 오후 4시 10분쯤 엔비디아 임직원과 젠슨 황 가족이 앉은 2층 단체석으로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BBQ가 7일 오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시구와 경기 관람을 위해 잠실구장을 찾은 엔비디아 단체석에 치킨을 배달했다. 사진=BBQ 제공

치킨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5일 김포공항으로 입국할 때도 취재진에게 “치킨이 그리웠다”고 말했다. 홍대 인근에서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이른바 삼소 회동을 한 뒤에도 BBQ 매장을 찾았다.

잠실에서도 치킨 얘기는 빠지지 않았다. 시구 전에는 “한국의 KFC를 즐기기 위해 왔다”, “치맥보다 더 좋은 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졌다. 엔비디아라는 어려운 기술 기업은 그 순간 치킨 한마디로 가까워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CEO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 경기 전 시구에 앞서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V

여기까지만 보면 재미있는 현장 기사다. 잠실 마운드 뒤에는 다른 이야기도 있었다.

젠슨 황을 맞은 사람은 박정원 회장이었다. 두산은 야구단만 가진 기업이 아니다. 두산로보틱스를 키우고 있다. 협동로봇과 지능형 로봇 솔루션은 엔비디아가 밀고 있는 피지컬 AI와 닿아 있다.

피지컬 AI는 현실에서 움직이는 AI다. 화면 안에서 답만 하는 AI가 아니다. 로봇이 보고, 판단하고, 움직이는 기술이다. 공장, 물류센터, 자동차, 서비스 로봇에 들어간다. AI가 실제 세상에서 일하는 단계다.

엔비디아의 한국 행보도 이 흐름 위에 있다. 한국에는 반도체가 있고, 자동차가 있고, 로봇이 있다. AI가 서버 안에 있을 때는 반도체가 중심이었다. AI가 현실 세계로 나오면 무대가 넓어진다. 로봇, 제조, 자동차, 데이터센터가 한 줄로 연결된다.

두산과 엔비디아의 접점은 이미 만들어졌다. 지난 4월 젠슨 황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 및 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두산로보틱스 이노베이션센터를 찾았다. 당시 양측은 피지컬 AI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

그래서 7일 잠실의 숫자는 그냥 숫자가 아니었다. 93번은 엔비디아의 출발점이다. 96번은 두산의 시간이다. 하나는 AI 시대의 대표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1896년에 출발한 한국 산업사의 오래된 이름이다. 그 둘이 야구장 마운드와 타석에서 만났다.

치킨 113마리는 이 장면을 대중의 언어로 바꿨다. 젠슨 황은 기술 설명부터 꺼내지 않았다. 치킨을 말했고, 야구공을 던졌고,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어려운 AI 이야기는 그 뒤에 따라왔다.

엔비디아는 더 이상 GPU 회사로만 보이길 원하지 않는다. AI가 현실 산업으로 내려오는 순간, 엔비디아의 목표는 로봇과 자동차와 공장까지 넓어진다. 한국 기업들은 이미 그 무대에 올라와 있다.

잠실 마운드에서 던진 공 하나가 모든 걸 설명하진 않는다. 다만 이날 장면은 분명했다. 치킨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로봇과 AI로 넘어갔다. 웃고 넘길 시구처럼 보였지만, 엔비디아가 한국에서 보고 있는 다음 시장이 그 안에 있었다.

영상: 연합뉴스TV 유튜브 채널

출처: 스탠딩아웃 뉴스(https://www.standingout.kr)

[분석] 젠슨 황은 왜 PC방에서 시작해 치킨집으로 갔나… 한국 AI 동맹의 진짜 계산(아래 기사 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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