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유리지갑은 봉?...내 월급만 탈탈 털리는 이유 [쉽게 맥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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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동의 [쉽게 맥락을]

혹시 연봉은 올랐는데 통장에 찍히는 돈은 작년이랑 비슷하다고 느낀 적 없으신가요?

기분 탓이 아닙니다.

지난해 직장인들이 낸 근로소득세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요.

정부가 세금을 올린 적도 없는데 왜 내 지갑만 얇아진 건지, 짚어드립니다.

참고 사진.

직장인 세금, 도대체 얼마나 걷힌 거야?

지난해 걷힌 근로소득세 수입은 68조 4000억 원입니다.

전년도인 2024년 61조 원보다 12.1%인 7조 4000억 원이나 늘어난 수치죠. 흐름을 보면 더 놀랍습니다.

2015년 27조 1000억 원 수준이던 근로소득세는 2016년에서 2019년 사이 30조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다 2020년과 2021년에는 40조 원대로 올라섰죠.

이후 2022년 57조 4000억 원, 2023년 59조 1000억 원으로 늘어나더니 마침내 2024년에 처음 60조 원대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운 겁니다.

전체 나라 곳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엄청납니다.

지난해 총국세 373조 9000억 원 중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율은 18.3%로 집계됐습니다.

2015년 12.4%와 비교하면 10년 새 5.9%포인트나 늘어난 거죠.

특히 2022년 14.5%를 기록한 이후 4년 연속으로 비중이 커졌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법인세 84조 6000억 원과 부가가치세 79조 2000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비중입니다.

법인세 비중이 2015년 20.7%에서 2025년 22.6%로 큰 변화가 없고 부가가치세 비중은 24.9%에서 21.2%로 오히려 줄어든 것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증가 속도는 더욱 가파릅니다.

최근 10년간 총국세 수입이 71.6% 늘어나는 동안 근로소득세 수입은 무려 152.4%나 증가했습니다.

전체 국세 증가율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치죠.

갑자기 세금이 훌쩍 늘어난 이유는?

일차적인 원인은 취업자 수와 임금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국내 상용근로자 수는 2015년 1271만 6000명에서 2025년 1663만 6000명으로 30.8% 증가했습니다.

2024년 1635만 3000명과 비교해도 1년 새 28만 3000명이 늘어났죠.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도 2015년 8월 230만 4000원에서 2025년 8월 320만 5000원으로 39.1% 올랐습니다.

2024년 10월 416만 8000원이던 상용근로자 1인당 임금은 지난해 10월 447만 8000원으로 1년 만에 약 31만 원이 올랐습니다.

올해는 세금이 더 많이 걷힐 전망입니다.

정부는 당초 올해 근로소득세를 68조 5000억 원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성과급의 영향으로 70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964%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 부문도 연봉의 47%를 성과급으로 주기로 했죠.

이렇게 되면 세금을 많이 내는 고소득 봉급생활자가 덩달아 늘어나게 됩니다.

총급여액 8000만 원이 넘는 고소득 근로자 수는 이미 2023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0.5%씩 증가해 왔습니다.

내 월급만 유독 많이 떼이는 기분, 착각일까?

착각이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장기간 고정되어 있는 과세 체계에 있습니다.

현행 소득세 과세표준은 2008년 상향 조정된 이후 18년째 사실상 제자리걸음입니다.

2023년에 하위 구간을 조금 조정하긴 했습니다.

기존 1200만 원 이하 구간을 1400만 원 이하로, 1200만 원에서 4600만 원 사이 구간을 1400만 원에서 5000만 원 사이로 올렸죠.

하지만 그간의 물가 상승이나 임금 상승률을 따라가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현재 과표별 소득세율은 총 8개 구간입니다.

연 1400만 원 이하는 6%, 1400만 원 초과에서 5000만 원 이하는 15%입니다.

5000만 원 초과에서 8800만 원 이하는 24%를 냅니다. 문제는 8800만 원을 초과할 때입니다.

이때부터 세율이 35%로 껑충 뜁니다.

이후 1억 5000만 원 초과 38%, 3억 원 초과 40%, 5억 원 초과 42%, 10억 원 초과 45%로 누진세율이 적용되죠.

물가가 오르면 명목상 임금도 오릅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생활 수준은 그대로죠.

그런데 과세 기준이 옛날 그대로다 보니, 근로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밀려 올라가게 됩니다.

과거에 고소득자에게 매기던 높은 세율이 이제는 평범한 중산층에게까지 적용되는 겁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를 재정견인이라고 부릅니다.

직장인들 사이에서 소리 없는 증세 혹은 인플레이션 증세라고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재정견인: 물가 상승으로 인해 명목 소득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세율을 올리지 않았음에도 납세자가 자동으로 더 높은 세율 구간에 진입해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현상을 뜻합니다.

다들 문제라고 하던데, 왜 안 고치는 거야?

정치권도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인 지난해 2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문제를 직접 지적했습니다.

물가 상승으로 명목임금만 오르고 실질임금은 제자리인데 누진세 구조 때문에 세 부담만 늘어난다고 꼬집었죠.

임광현 국세청장 역시 국회의원 시절 관련 토론회를 주최했습니다.

월급쟁이들의 유리지갑 가처분소득을 지키기 위해 물가연동 소득세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세수 감소입니다.

소득세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면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돈이 확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고소득층의 세 부담이 더 크게 줄어드는 역진성 논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세금 구조도 고민거리입니다.

현재 근로자 중 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 비중은 2022년부터 계속 33% 안팎에 머물러 있습니다.

일본 14.5%나 호주 15.2%에 비해 월등히 높죠.

반면 2024년 기준 상위 10%의 근로자가 전체 세금의 71.7%를 부담하고 있습니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어디 가서 아는 척할 수 있는 정보" 시사 경제 뉴스레터 <미스터동>이었습니다.

우리는 내일 또 만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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