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함에 '이불킥' 한 날들,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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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제주도로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렀어요. 막상 모르는 사람 사이에 있으니 공기가 어색하더군요.

괜히 설익은 농담을 던지고 말았어요. 웃기지도, 감동적이지도 않은 민망함만 남았습니다.

김지원 기자에게 이때의 일을 이야기했더니, “인간은 원래 그런 것”이라더군요. 그러면서 책 한 권을 추천했어요. 제목은 『웅크린 감정』이었습니다.


김지원 경향신문 기자

저도 민망함을 느낀 적이 많습니다. 얼마 전 한 대담의 사회를 볼 때도 그랬죠. 열심히 질문을 준비했는데 계획대로 말이 나오지 않더라고요.

‘이불킥’ 할 기억을 남겼어요. 평소 같으면 어떻게든 그 기억을 머리에서 지우려 했을 거예요.

이번엔 곰곰이 돌이켜 봤습니다. 제가 민망함을 느낀 상황은, 익숙한 것 대신 낯선 걸 시도했을 때였어요. 만약 제가 집에서 유튜브를 봤다면 민망한 일은 없었을 거예요.

대신 제가 대담 현장에서 얻은 경험도 없었겠죠. 그렇게 보니 ‘민망함’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네요.

저널리스트인 멜리사 달은 『웅크린 감정』에서 ‘민망함’이야말로 우리가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라고 말합니다.

민망함을 피할 게 아니라 제대로 마주해야 한다는 거죠. 왜 그럴까요? 그리고 어떻게 우리는 민망함과 마주할 수 있을까요?


Chapter 1. 중요한 일은 종종 민망하다

몇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볼게요.

①별로 친하지 않은 상사를 휴일 버스에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②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발표해야 한다.
③처음 보는 사람에게 칫솔을 팔아야 한다.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사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피하고 싶은 상황일 거예요. 이 밖에도 민망한 상황은 많아요. 우리는 ‘어색하다’고 느끼면, 숨고 싶고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 싶은 감정에 휩싸입니다.

달이 말하는 ‘웅크린 감정’이 바로 이런 어색함과 민망함이에요. 저자는 두 단어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어색함은 어떤 상황에서든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커질 때 내 행동이나 모습을 의식하는 행위다. (…) 민망함은 어색한 순간이 만들어 낸 강렬한 본능적 반응이자 불쑥 다른 사람의 눈에 자신이 어떻게 미칠지 걱정하면서 나타나는 불쾌한 자기 인식이다. (…) 민망함이 말한다. <중지하라. 중지하라. 중지하라> 그래서 대개는 그냥 중지한다.”_13p

간단히 말하면, 어색함은 어떻게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한 상황이에요. 민망함은 어색할 때 당황하는 스스로가 보잘것없게 느껴져서 시무룩해지는 감정을 말하죠.

두 감정은 서로 뗄 수 없는 사이에요.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죠.

저자는 왜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지 말고 마주하라고 말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우리가 뭔가 시도하는 순간에 어색한 상황이 터져 나오기 때문이죠.

사실 이때야말로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때인데 말입니다. 자신의 남다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죠.


Chapter 2. 시선을 ‘내’가 아닌 ‘남’에게 둬보자

민망함은 나 혼자 있을 때 나타나지 않아요. ‘나’와 ‘남’의 관계에서 나오죠. 이 세상에 나 혼자만 있다면 어색할 일은 없을 겁니다.

즉, 모든 민망함과 어색함은 누군가에게 내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걱정하면서 생겨나죠.

소심한 사람은 간혹 이런 조언을 들어요. “남들 신경 쓰지 말고 너만 신경 써”라던가 “네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고 네 멋대로 해라” 같은 말이죠.

저자는 이런 태도로는 민망함을 ‘제대로’ 마주할 수 없다고 말해요. 아무리 ‘남을 의식하지 말자!’라고 되뇌어도 완전히 의식하지 않을 수 없죠. 그러다 나를 더 의식하는 수렁에 빠지기도 하고요.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어색하고 당황할수록,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스포트라이트 효과’* 때문이라고도 말해요.
*모든 사람이 자신을 주목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심리 상태

심지어 ‘입스yips’라는 말도 있어요. 어색한 상황에서 ‘나’에게 너무 집중했을 때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숨 쉬고 걷는 것처럼 기초적인 행동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된 상황을 말하죠.

이럴 때 저자는 ‘나’ 대신 ‘남’에게 시선을 옮겨보라고 조언해요. 억지로 나에게 시선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대신 남을 제대로 존중하면, 웅크린 감정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해요.

그럼 ‘남’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느냐고요? 상대방을 관찰하고 그에게 진심 어린 질문을 던지는 거죠.

‘내가 지금 제대로 말하고 있나?’, ‘지금 내 표정이 이상하지 않나?’처럼 나를 향한 질문은 하지 않고요.

심리학자 제니퍼 콜 라이트는 이런 태도를 ‘겸손’이라고 불러요. ‘나’를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고, 적절한 수준에서 상대와 나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지키는 기술이죠.

“겸손한 사람이 집중하는 것은 타인이다. (…) 이는 겸손한 사람이 자신의 행복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거나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다. 그저 자신의 행복과 이익이 타인의 행복과 이익도 긴밀하게 얽혀 있다고 보는 것이다. (…) 겸손은 서로 연결된 전체의 일부로 나 자신을 보게 한다.”_231p
저자 멜리사 달. ⓒAmazon

상대에게 질문을 많이 할수록 호감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_234p도 있어요. 이 연구를 진행한 하버드 MBA 박사과정의 캐런 황은 참가자 그룹 A에게 최소 9개 이상의 질문을 하게 했어요.

그룹 B에게는 4개 이상 질문을 하지 못하게 했죠. 대화 이후,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평가하게 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질문을 더 많이 한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어요. 또 후속 질문을 하는 상대를 사람들은 가장 좋아했죠. 다들 누군가 내 얘기를 들어주길 바랐던 겁니다.


Chapter 3. 민망할 땐 세 가지 질문을 하라

아무리 민망함을 감수하겠다고 해도, 그런 감정이 불쑥불쑥 드는 건 막을 수 없을 겁니다. 이런 마음을 잘 관리할 방법은 없을까요?

저자는 민망한 상황을 직면하고 극복할 수 있는 질문 세 가지를 제시해요. 마크 레어리 듀크대 심리학 교수가 쓴 논문을 토대로 한 내용이죠.

그는 민망하다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세 가지 질문을 떠올리고 스스로 대답해 보라고 권해요.

예를 들면 발표에서 실수한 기억이 떠올랐다고 해보죠.

Q. 다른 사람은 나와 같은 일, 유사한 기분을 얼마나 자주 경험하는가?
A. 분명히 다른 사람도 같은 상황에서 비슷한 실수를 했을 수 있다. 나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Q. 만약 한 친구가 당신에게 와서 비슷한 기억을 말한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A.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도, 친구에겐 관대하게 말을 건넬 것이다. “괜찮아. 내가 봤을 땐 잘 눈에 안 띄던데?”처럼. 친구는 위로하면서 스스로에게 위로를 못 할 이유는 없다.
Q. 민망한 순간을 타인의 관점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가?
A. 발표자가 아닌 청중의 입장에서 봐 보자. 내가 발표자의 사소한 실수를 봤다고 해도, 그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는 ‘모티파이드Mortified’라는 토크 무대에 출연한 경험을 공유해요. 이 무대는 살면서 제일 민망했던 기억, 10대 시절의 흑역사 등을 대놓고 청중 앞에 풀어놓게 하죠.

그는 수많은 사람의 민망한 기억을 들으며 마음이 편해졌다고 해요. 우리 모두가 어차피 ‘민망해하며 사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남들도 나처럼 실수해요. 어색함도 느끼죠. 이걸 아는 게 중요해요. 그래야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관대해질 수 있습니다. 나아가 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사람과 낯선 경험을 환대할 수 있게 되죠.


Chapter 4. 마치며 : 웅크린 감정과 함께 산다는 것

책 『웅크린 감정』을 읽고 생각했어요. 결국 민망함을 제대로 마주한다는 건, ‘민망함과 함께 살기’가 아닐까 하고요.

그러면 얻을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어요. “일단 불완전해도 한번 해보자!”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거죠.

우리가 막연하게 민망함을 두려워하고 그 상황을 피하려 한다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없어요. 그렇기에 민망함이 생기는 이유와 과정을 주목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이 감정을 관리할 수 있어요. 새로운 도전의 연료로도 활용할 수 있죠. 물론 무조건 정면 돌파만 할 필요는 없어요. 자기 필요와 열정에 따라 조절하는 게 필요하죠.

결국 내가 낯선 일을 할 때 맞닥뜨리는 민망함은 당연한 거예요. 다만 이걸 기억하세요. 민망함을 넘어설지, 그냥 그만둘지 선택하는 건 나 자신이라는 걸요.

“20년 후 당신은, 자신이 한 일보다 하지 않았던 일로 더 실망하게 될 것이다.”_169p
우리가 민망함과 어색함을 느끼는 이유는 내가 맞닥뜨린 상황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Unsplash

책의 저자는 마지막 조언을 이렇게 남겼어요. “어색함으로 우리가 고립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우리가 함께 민망해지는 일이다.” 사람들과 같이 민망해하고,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게 제게 위로가 됐습니다.


📚롱블랙 노트 - 웅크린 감정 : 민망함을 마주하고 한 단계 나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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