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 '100억 잔'을 판매한 카누의 숨은 스토리
‘100억 잔’.
지난 13년간 카누가 판매한
인스턴트 원두커피의 양이예요.
‘하나에 100원짜리 커피믹스가 있는데,
누가 300원짜리를 사 먹을까?’
2011년 카누가 세상에 처음 나올 때만 해도,
지금과 같은 성과는 기대하기 어려웠죠.
프림도 설탕도 없는 인스턴트 커피는 상상하기 힘들었으니까.
Chapter 1. 카누의 시작과 코어 스토리
카누는 인스턴트 커피 시장에서 유니콘과도 같았어요.
아니, 유니콘 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카누팀은 생각했죠.
‘원두커피의 맛을 즐기고 싶다’,
‘하지만 드립 커피를 내릴 시간은 없다’는 상반된 니즈를,
한번에 해결해야 했으니까요.
그래서 가장 우려한 것이,
소비자에게 ‘또 하나의 커피믹스’로
인식되는 것이었어요.
‘가루로 타 먹는 원두커피’라는,
전에 없던 카테고리로 가닿아야 했죠.
브랜드의 의지만으로는 힘든 일입니다.
마트의 매대 앞에 선 소비자가,
‘이건 전혀 다른 커피’라고 직관적으로 느껴야 했어요.
“기존 커피믹스의 법칙은 의도적으로 피했어요.
부드럽고 친근한 톤앤매너를 버리고,
시크하고 쿨한 느낌을 가져갔죠.
‘성공한 3040대 비즈니스 퍼슨의 오피스 커피’로
이미지를 잡았어요.
말하자면 ‘뉴 제너레이션New Generation’.”
_옥지성 카누 브랜드 경험 기획자
그럼 카누의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요?
원두커피의 깊은맛을,
봉지 커피의 간편함으로 손쉽게 즐기는 겁니다.
카누는 이를 보다 세련되게 표현하고자 했어요.
스타벅스에 가지 않아도, 드립 커피를 내리지 않아도,
사무실에서도, 내 집 안방에서도,
캠핑 의자 위에서도 즐기는 원두커피.
그러니까, 내가 있는 곳을 곧 카페로 만들어주는 커피.
그렇게 ‘카누, 세상에서 제일 작은 카페’라는
코어 스토리가 탄생합니다.
Chapter 2. 한국인 입맛에 맞춘 제품
초반 6년간 카누 제품은 하나.
아메리카노 맛뿐이었어요.
한국인이 카페에서 가장 즐겨 마시는 메뉴가
아메리카노였거든요.
이 자리부터 공략하기로 했죠.
특히 커피믹스가 장악한 사무실 커피 시장을
집중 타깃했어요.
문제는 용량.
초반 약 2년간 카누는
물 200ml가 적당한 양의 제품을 팔았어요.
100ml용 종이컵이 많은 사무실 환경에 맞지 않았죠.
2012년 11월 가격과 용량을 낮춘
카누 미니를 내놓은 이유예요.
카페 문화가 발달하면서부터는
카누의 제품도 다양해졌어요.
2017년부터 라떼를 시작으로
티라미수라떼, 말차라떼 등 달콤한 라떼류를 출시했죠.
그런데, 카누의 본질은 아메리카노잖아요.
기존 콘셉트인 아메리카노와 충돌할 거라는 우려는 없었을까요.
“카누의 메인 스토리가 '카페'라서 가능했죠.
‘작은 아메리카노’가 아니라, ‘작은 카페’잖아요.
그래서 카누가 라떼를 출시해도,
카페 메뉴 중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것 같아요.”
Chapter 3. ‘인간 카누’ 공유와 팝업스토어
커피를 만들고, 이름을 짓고, 패키지를 디자인했으면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말을 걸어야(telling) 하죠.
“우리가 여기에 있다”고.
초기에 카누는 TV 광고로 말을 걸었어요.
광고 모델은 몇 해 전,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 출연했던 배우 공유.
지금은 14년째 모델을 맡아
‘인간 카누’라는 별명까지 붙었죠.
카누의 첫 광고는 여느 커피믹스 광고와 달랐어요.
모델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시거나 하지 않았죠.
공유는 카누 속 세상의 작은 바리스타로 변신했어요.
소인국 컨셉이었어요.
거대한 사무실 안.
카누 패키지에서 바리스타 공유가 걸어 나와요.
직접 원두를 갈고, 거대한 책과 연필이 놓인 테이블로 올라가,
커다란 머그컵에 카누 커피 가루를 붓죠.
“주 타깃이 직장인이었어요.
빠르고 간편하게 원두커피를 마시길 원하는.
그래서 광고에 사무실 장면을 꼭 넣었어요.
그 신scene에 익숙해지면,
‘우리 사무실에도 카누가 비치되면 좋겠다’고 생각할 테니까.”
처음에는 생소한 커피 광고에,
‘동서식품이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줄 알았다”며
가맹점 문의 전화가 오기도 했대요.
광고 효과 덕분일까요?
카누는 출시 보름 만에 누적 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했고,
두 달 만에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Chapter 4. 고객에게 스토리라는 명분을
13년 전 카누는
인스턴트 원두커피 시장에 뛰어든 퍼스트 펭귄이었어요.
또 하나의 신제품이 아닌,
전에 없던 카테고리와 시장을 만들어냈죠.
실제로 2013년 약 928억원이던
국내 인스턴트 원두커피 매출액은,
2022년 약 3000억원으로, 223% 올랐어요.
이중 카누의 시장 점유율은 85%에 달합니다.
카누의 향후 목표를 묻자,
옥지성 기획자는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가 되면 좋겠다”고 답했어요.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먼 목표”라는 말과 함께.
다만 그 목표를 이루는데,
카누가 지금껏 쌓아 올린 스토리가
힘이 돼주리라 믿는다고 했어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소비를 합리화하고 싶어 합니다.
내가 이걸 왜 샀는지, 명분을 필요로 하죠.
앞으로도 카누의 고객들에게,
그 이유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단지 저렴해서 카누를 마시는 게 아니라,
어떠한 의미가 있어서 소비한다고 말할 수 있도록.
예를 들면, 카누가 나를 위한 쉼표가 될 수 있겠죠.
사회는 언제나 바쁘고 복잡하게 돌아가잖아요.
그래도 카누를 마시는 순간만큼은,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SNS를 보면 다들,
나라는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많아 보여요.
어쩌면 셀프 브랜딩이란,
나를 설명하는 ‘코어 스토리’ 한 줄을 찾을 때
시작되는 걸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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