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연준의장은 무조건 ‘예스맨’…유력 후보 워시는 누구?

임성현 특파원(einbahn@mk.co.kr) 2026. 1. 3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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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출신 최연소 연준이사
쿠팡 이사로 뉴욕상장 주도
매파서 최근 비둘기로 변신
“금리 크게 인하할 수 있다”
시장 ‘트럼프 꼭두각시’ 우려

◆ 미국 기준금리 ◆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시 전 이사가 의장으로 지명되면 오는 5월 임기가 끝나는 제롬 파월 의장의 뒤를 이어 연준을 이끌게 된다. 현직 의장의 임기가 아직 3개월 남은 만큼 차기 의장을 이례적으로 조기 지명하는 것은 파월 의장과 연준에 대한 압박 성격으로 분석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새 연준 의장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워시 전 이사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고 전했다. 다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확정된 게 아니라고 밝혔다.

워시 전 이사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릭 리더 블랙록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과 막판까지 경합했다.

워시 전 이사는 트럼프 1기 정부 때도 파월 의장과 경쟁한 유력 후보 중 하나였다. 조지 W 부시 정부 시절인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최연소 연준 이사로 재임하며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호흡을 맞췄다. 월가 경력도 있다.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모건스탠리에서 인수·합병(M&A) 부문 부사장까지 지냈다.

연준 재직 당시 매파적 성향으로 분류됐던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워시 전 이사는 이후 잇따른 금리 인하 지지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춰왔다. 지난해 10월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는 금리를 크게 낮출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30년 만기 고정금리 모기지를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몇몇 (연준) 사람의 머리를 깨야 한다”며 연준의 정치화를 비판하기까지 했다.

연준은 28일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중단했고 파월 의장은 추가 인하에도 선을 그었다. 시장에선 파월 의장의 임기인 오는 5월까지는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 오는 3월 FOMC부터 일명 ‘그림자 의장’으로서 워시 전 이사의 존재가 연준에 압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연준 이사 7명 중 친(親) 트럼프 측으로 분류되는 위원은 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먼, 스티븐 마이런 등 3명이다. 향후 워시 전 이사가 파월 의장을 대체하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이사회 장악은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 교체로 이어질 수 있어 통화 정책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이 2028년까지 이사로 계속 남아 있을 경우가 변수다.

워시 전 이사는 우선 상원 청문회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청문회를 담당하는 은행위원회 소속 톰 틸리스 의원(공화당) 등은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청문 절차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최종 임명 시기에 불확실성이 있다.

무엇보다 중앙은행 독립성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워시 전 이사의 행보가 주목된다. 기축통화 패권국인 미국의 중앙은행장은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위상과 영향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간 진행된 차기 연준 의장 지명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의지가 선정 기준이라고 밝혀왔다.

심지어 그는 금리 결정과 관련해 “예전에는 대통령과 상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해 시장을 경악하게 만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내각회의에서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차기 의장 지명 이전부터 누가 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꼭두각시 의장’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4명의 후보 중 과거 매파적 성향을 감안하면 그나마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란 기대도 이번 워시 전 이사 발탁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실제 워시 전 이사의 연준 의장 지명 유력설에 그의 매파 성향이 반영되며 이날 선물시장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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