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 바리스타를 위한 원두 추천 리스트

안녕, 나는 커피를 마시고, 글을 쓰는 심재범이다. 최근 들어 오피스 카페(a.k.a 탕비실)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사용하는 회사들이 부쩍 늘고 있다. 회사 탕비실에 맛있는 커피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번에는 오피스 카페와 헤비 드링킹 홈카페 오너를 위해 전자동 머신의 끝판왕 유라 전자동 머신으로 커피를 테스트했다. 총 6종의 커피를 엄선했으니 탕비실 원두를 바꾸길 희망한다면 이번 기사를 대표님께 공유해보자.


Dark Roast
강배전 커피

다크 로스팅(강배전) 커피는 생두를 강하게 볶은 원두를 의미한다. 강하게 볶은 만큼 쓴맛이 도드라지고 카페인 성분이 많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전통적인 프랜차이즈 커피 업체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스페셜티 커피 업체들의 다크 로스팅 커피는 농밀한 질감과 복합적인 단맛을 표현한다. 커피 리브레의 다크리브레, 프릳츠의 올드독, 모모스의 에스쇼콜라 등이 강배전 커피로 유명하지만 이번에는 뉴페이스로 선정해봤다. 로우키의 다크문 그리고 502커피의 워커스 블렌딩이다.

로우키 커피
다크문 블렌딩

성수동을 상징하는 스페셜티 커피 매장 로우키의 베스트 셀러 블렌딩 커피다. 색조가 낮은 무채색 계열의 필름을 의미하는 ‘로우키’라는 이름으로 한국 스페셜티 커피 원조 1세대 커피 점빵이 성수동으로 이전하면서 리브랜딩한 커피 업체다. 로우키라는 이름 그대로 낮은 자세로 커피에 전념해서 스페셜티 커피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다크문은 로우키의 베스트 셀러 강배전 블렌딩 커피 원두. 다크문이라는 이름처럼 어두우면서 신비하고 강력한 임팩트를 선보이고 있다. 선명한 산미의 케냐 커피를 강하게 로스팅해서 진득하고 농밀한 질감이 도드라지고, 입체적인 단맛도 훌륭하다. 로스팅 스타일상 스타벅스 커피와 비교되지만 백배는 더 맛있다.

심재범(커피칼럼니스트) | 강력한 질감 속에서 무지개와 같은 영롱함이 엿보인다.
오하니(조향사) | 이집트면 100퍼센트의 느낌. 드레스 입고, 속 편한 나물밥을 먹는 것 같다.

502 커피
워커스 블렌딩

로우키와 함께 1세대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실력 있는 언더독 502 커피의 베스트 셀러 블렌딩 커피다. 구로공단 기산에서 시작한 502 커피는 최근에 로스팅 공장을 파주로 이전했다. 502 커피의 특징은 안정적인 커피 향미와 길고 여운 있는 밸런스이다.

502의 워커스 블렌딩은 커피의 단맛에 대한 고민이 치열하게 반영되었다. 커피 생두는 로스팅할수록 단맛이 증가하지만, 역으로 강한 열에 의한 쓴맛이 동반이 되기 쉽다. 502의 워커스 블렌딩은 단맛과 쓴맛의 최적의 비율, 비터스윗의 경계선을 절묘하게 포착해 표현했다. 로우키의 팽팽한 듯한 질감과 함께 502 워커스 블렌딩의 다차원적인 단맛이 인상적이었다. 다크 초콜릿과 같은 질감, 짙은 설탕의 농밀한 단맛이 압도적이고 특히 전자동 머신과의 조합이 매우 좋았다.

심재범 | 설탕을 넣은 것처럼 강렬한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 데일리 커피의 정석.
김은영(변호사) | 태어나서 가장 맛있게 마신 강배전 커피.

Medium Roast중배전 커피

미디엄 로스팅은 생두를 강하게 볶지 않고 밸런스 있게 로스팅해 다양한 맛을 표현하는 커피를 의미한다. 커피 향미와 단맛을 복합적으로 표현하는 미디엄 로스팅 커피는 언제 어디서나 잘 어울린다. 대표적인 커피는 나무사이로의 봄의제전, 프릳츠의 서울시네마, 커피리브레의 배드블러드, 펠트커피의 시즈널 블렌딩 등이 있다. 이번에는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아이덴티티 커피의 미드 센트리 블렌딩과 부산 히떼 로스터리의 리볼브 블렌딩을 소개한다.

아이덴티티 커피
미드 센트리 블렌딩

젊은 커피 애호가들에게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커피로스터다. 아이덴티티 커피는 충정로에서 시작, 망원동을 거쳐 최근 연남동으로 매장을 이전했다. 연남동의 햇살 좋은 실내 공간을 자랑하는 아이덴티티는 오픈 초기부터 입장대기가 있을 정도로 화제가 되었고 현재 다양한 커피 채널에서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미드 센트리 블렌딩은 아이덴티티를 대표하는 블렌딩 커피이다. 화사한 이미지와 함께 꽃, 과일과 같은 커피 향미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시음회 머신 세팅을 위해서 아이덴티티의 미드 센트리 블렌딩을 여러 차례 테스트했는데, 모든 추출에서 만족스러웠다. 커피 향미를 섬세하게 표현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물과 같은 단맛을 부드럽게 발현한다.

심재범 | 두말하면 잔소리. 스페셜티 커피의 정석이다.
백영미(커피 애호가) | 길고 여운 있는 커피 향미의 지속성에 깊이 빠져들었다.

히떼커피
리볼브 블렌딩

히떼커피의 정효재 씨는 북유럽, 오스트레일리아로 커피 유학을 다녀와서 본인만의 독자적인 라이트 로스팅 스타일 커피를 소개하기 위해 히떼커피 로스터리를 오픈했다. 부산 수영구에서 시작한 히떼커피는 전포동에 새롭게 오픈한 매장이 크게 인기를 얻었고, 부산 김해 공항에서 멀지 않은 강서지역에도 새롭게 매장을 오픈했다.

히떼의 리볼브 블렌딩 커피는 히떼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중배전 블렌딩 커피이다.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에서 새롭게 출시한 SUV 카이엔과 비슷하다고 할까? 아이덴티티의 미드 센트리 블렌딩이 라이트 로스팅 뉘앙스의 부드러운 느낌이었다면, 히떼의 리볼브 블렌딩은 강배전 커피를 연상시키는 단맛과 단단한 질감, 입체적인 밸런스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특히 미묘한 단맛과 다차원적인 밸런스는 데일리 커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심재범 | 특별한 날에도 데일리 커피로도 모두 만족스러운 커피. 일타쌍피, 일거양득.
오하니 | 서울오빠의 세련된 외관에 부산 싸나이의 뜨거운 영혼을 가지고 있는 듯한 매력.

Light Roast
약배전 커피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커피 생두를 약하게 볶아 커피 본연의 향미와 아름다운 산미를 표현하는 커피다. 화창한 날씨, 혹은 늦은 밤에 마셔도 좋은 차(Tea)와 같은 성향이다. 산미를 부담스러워 하는 한국의 성향상 호불호가 있지만 다양한 향미를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이번에는 말릭커피와 딥블루레이크 커피를 소개한다.

말릭커피
프루티 블렌딩

말릭커피는 2023년 한국 커피 로스팅 국가대표 선발전 준우승에 빛나는 최철 로스터의 라이트 로스팅 스페셜티 커피 매장이다. 말릭(사과산이라는 의미, 화이트와인의 쇼비뇽 블랑을 연상시키는 강렬하면서도 여운있고, 부드러운 산미를 의미한다) 커피는 산미 있는 커피를 자연스럽게 사용하지만, 섬세하고 아름다운 커피 향미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말릭커피의 대표적인 블렌딩은 프루티 블렌딩. 새콤달콤한 과일향을 풍성하고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 과일을 연상하는 이름을 사용했다. 특히 산딸기와 오렌지 껍질과 같은 향미가 기분 좋게 느껴졌다. 통상적으로 라이트 로스팅 커피들은 자동머신에서 추출이 어렵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당일 사용한 자동 머신에서 모든 결과물이 만족스러웠다.

심재범 | 자동 머신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커피를 만났다는 사실이 진심으로 놀랍다.
박지원(커피 마케터)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커피로스터.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마시면 정말 맛있음.

딥블루레이크
블루 블렌딩

딥블루레이크는 망원동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이면서 히떼, 메쉬와 함께 가장 오랫동안 라이트 로스팅을 작업한 스페셜티 커피 업체이다. 딥블루레이크 커피의 특징은 과일차와 같은 향미와 섬세한 단맛이 조화를 이뤄 오랫동안 아름답게 여운을 남긴다.

딥블루레이크 커피의 추천 커피는 블루 블렌딩. 블루 블렌딩 커피는 섬세하면서도 깊이 있는 향미가 길고 여운 있게 펼쳐졌다. 말릭커피의 프루티 블렌딩이 경쾌하면서 다양한 향미의 임팩트가 강하다면, 딥블루레이크의 블루 블렌딩은 농익은 자두와 같이 깊고 여운있는 과일향이 배어 있는 느낌이었다.

심재범 | 깊고, 푸르고, 아름다운 커피 향미의 향연
조원진(전직 승무원 마케터) | 라이트 로스팅 커피의 매력에 풍덩 빠져버린 느낌.

결론적으로 다크 로스팅 커피는 단맛을 잘 표현했고, 미디엄 로스팅 커피는 향미와 밸런스가 좋았다.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향미에 기준을 두면서 충분한 커피성분이 추출되었다. 구성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도전하며 재밌게 마셔보면 좋을 것 같다. 테스트하면서 연희동 맛집 블루레시피의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리아주했는데, 스페셜티 커피와 질 좋은 샌드위치의 조합이 생각보다 더욱 입체적이었다.

마지막으로 커피 머신은 오피스 카페에서 가장 선호하는 유라 전자동 머신을 사용했는데, 작은 사이즈의 머신이 상당한 성능을 발휘했다. 특히 바리스타 모드(바이패스기능, 스페셜티 커피 매장의 아메리카노와 비슷함) 기능이 스페셜티 커피의 향미, 질감, 단맛들을 더욱 풍요롭게 표현했다.

여러분의 집 또는 사무실이 출근길을 설레게 할 카페로 만들고 싶다면 각자의 취향에 맞게 원두를 골라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