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들이 카피를 하고 있고 주요한 특성들을 많이 따라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플래그십과 선행 기술에 격차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1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정기 총회에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청 사장은 이날 중국 업체들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 맹추격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어떻게 기술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번 총회에서 이 사장은 작년 말 최주선 사장이 삼성SDI로 자리를 옮기면서 최 사장이 맡고 있던 디스플레이협회장의 잔여 임기를 맡게 됐다. 디스플레이협회장은 3년 임기를 주기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대표가 번갈아 수행 중이다.
이 사장은 신임 디스플레이협회장에 오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업계가 어려운 상황인데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 것 같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관세 전쟁 여파에 대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디스플레이는 부품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세트쪽이 먼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세트 이후에는 부품도 자유롭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고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올해 OLED 업황에 관련해서는 노트북과 모니터 등 IT 제품, 자동차 디스플레이 등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사장은 "모바일 기준으로 전체적인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는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OLED 비중은 점점 커질 것"이라며 "모바일은 포화돼 가는 분위기지만 노트북·모니터·자동차는 성장하는 단계인 만큼 기회나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협회 차원의 대내외적 리스크 대응과 관련해서는 "협회에서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산업계와 정부 등이 머리를 맞대 좋은 대안을 상황에 맞춰 찾아가는 게 맞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저변이 확대되면 기존 시장에서 OLED 침투가 더욱 가속화될 뿐 아니라 폴더블, 롤러블, 투명, 확장현실(XR), 모빌리티 등 새로운 응용처와 결합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산업의 대변환을 이룰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의 위상과 주도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회원사간 또 정부와 업계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LG디스플레이 정철동 사장도 참석했다. 정 사장은 "디스플레이 산업 내 산학연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차별화된 미래 혁신기술의 선점에 나서야 한다"며 "AI·모빌리티·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 융복합 신시장의 창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와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있지만 OLED를 중심으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차별화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간다면 반드시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총회에서는 이 사장의 10대 협회장 선임을 비롯한 신규임원 선임안, 올해 사업계획 및 수지예산안 등이 의결됐다.
협회는 올해 △고휘도·장수명 등 고성능 OLED 개발과 신규 시장 개척을 위한 재료·부품·설비 등 요소기술 개발 △대면적·고해상도 마이크로 LED 생산에 필요한 칩 제조 및 전사 기술 개발 투자 등 마이크로 LED 기술 확보와 생태계 조성 △주요 대학들과 연계한 첨단 OLED 분야 석박사급 전문인력 양성 및 실전형 인력 육성을 위한 디스플레이 아카데미 신설 등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권용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