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의 비디오 대여점 '킴스 비디오'의 비디오 컬렉션의 행방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영화 <킴스 비디오>가 9월 27일 개봉했습니다.

1979년, 먼저 자리잡은 가족들의 뒤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간 스물 셋 청년 '용만 킴'은 자신의 성 '킴'을 내건 '런드리'를 운영하면서, 수익 목적이 아닌 오직 영화를 향한 애정으로 가게의 3분의 1 공간을 활용해 비디오 렌탈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단숨에 입소문을 얻고 1986년 독립해 단독 매장을 개업한 '킴스 비디오'는 하루에 15,000명의 고객이 다녀갈 정도로 성업했는데,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은 250,000명에 달했으며 전 세계에서 수집해 11개 지점 곳곳에 모인 비디오 컬렉션은 300,000만 편이 훌쩍 넘었죠.

당시 영화를 좋아하는 시네필과 영화를 공부하는 영화 학도들은 물론, 마틴 스코세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코엔 형제, 스파이크 리 등의 감독들과 로버트 드니로, 조 페시, 드류 베리모어, 니콜라스 케이지 등 할리우드 스타들도 '킴스 비디오'를 즐겨 찾았는데요.

'킴스 비디오'의 전 지점을 직접 기획하고 큐레이션했다는 '용만 킴' 대표는 당시 '킴스 비디오'의 운영 철학에 대해 "처음부터 콘셉트는 '킴스는 다르다'였다. 다른 곳은 하지 않는 무언가를 늘 실험했다. '우리가 케이터링한 영화가 맘에 들지 않으면 대여료를 환불해주겠다'라고 알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시기 '킴스 비디오'를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대단했는데,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각종 매체가 '킴스 비디오'의 자부심 넘치는 큐레이션에 주목했는데요.
하지만 2000년대 초, 비디오 시대가 저물면서 '킴스 비디오' 역시 버텨내지 못했습니다.
2008년, 마지막 매장을 정리하고 매장을 채웠던 수 십만 편의 비디오는 세계 각처에 기증되면서 뿔뿔이 흩어졌는데요.

한국의 동국대학교에 3만여 개, 한국영상자료원에 2만 5천여 개를 비롯해 콜럼비아 대학교에 3만 5천여 개, 그리고 규모가 가장 컸던 '몬도 킴' 지점의 55,000여 개 DVD와 비디오는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작은 도시 살레미로 기증됐습니다.
도시의 성대한 환영을 받은 것도 잠시, 정치 스캔들로 상황이 복잡해진 살레미는 '킴스 비디오'의 컬렉션들을 감당하지 못한 채 굳게 닫힌 창고에 방치하기도 했죠.

영화 <킴스 비디오>를 연출한 데이비드 레드먼과 애슐리 사빈 감독은 자신들을 키운 '킴스 비디오'의 소중한 비디오들을 해방시켜주기로 결심하고 그 과정을 카메라에 기록했는데요.
'킴스 비디오'를 사랑한 모든 영화광들을 대신해 '킴스 비디오'의 흔적을 찾아 나섰고,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소도시 살레미에 기증된 채 방치된 55,000편의 비디오 해방 작전을 카메라에 생생히 담아낸 것이었죠.

우리는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과 문화의 아이디어, 꿈, 관점들을 움직이고 형성하는 영상의 힘을 믿는다. 이 모든 건 마치 마법과 같은 일이었다." - 데이비드 레드먼, 애슐리 사빈 감독

한편, '용만 킴'은 자신의 청춘 그 자체였던 '킴스 비디오'에 대해 "주옥 같은 영화들을 세상 사람들과 골고루 나눠보는 일을 했다"라고 회상하는데요.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사라진 '킴스 비디오'의 흔적을 쫓는 <킴스 비디오>가 좋은 추억을 가진 킴스 친구들에게 아름다운 노스텔지어가 되길 바란다는 그의 바람처럼, <킴스 비디오>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시네필의 마음 속에서 오래도록 재생될 것입니다.
- 감독
- 애슐리 사빈
- 출연
- 김용만
- 평점
-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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