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전남친에 “저런 X은” 비방 댓글이 모욕죄? 헌법재판소 판결 나왔다

최종범/소셜 계정 캡처

[뉴스엔 하지원 기자]

가수 고(故) 구하라를 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실형을 산 전 남자친구 최종범에 대해 비방성 댓글을 단 남성에게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9월 18일 한국일보 보도와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최근 모욕 혐의를 받는 A 씨의 기소유예 처분을 재판관 만장일치로 취소 결정했다. 기소유예란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유를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검사의 처분을 말한다.

A 씨는 지난 2021년 7월 인터넷에 게시된 ‘고 구하라 전 남친 최종범, 수척해진 근황 공개’라는 제목의 기사에 “자신의 수척해진 모습을 공개한 건 동정받으려고 그런 건가? 저런 X은 절대로 XX해도 동정 못 받을 거다!”고 댓글을 썼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A 씨는 댓글을 게시한 행위는 인정하면서도 “댓글을 게시한 구체적인 경위와 전체 내용, 표현 방식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댓글이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인 표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헌법재판소는 “댓글이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피해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언어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표현수단이고 사람마다 언어습관이 다를 수 있으므로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하고 저속하다는 이유로 모두 형법상 모욕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최종범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종범은 고 구하라를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일명 리벤지 포르노(헤어진 옛 애인이나 배우자에 대한 복수로, 상대의 성적 사진·동영상 등을 인터넷에 올려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행위)로 고통받던 구하라는 지난 2019년 세상을 떠났다.

뉴스엔 하지원 oni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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